• 권영길 단병호 천영세 등
    '노동중심 진보정치' 선언 제안
        2012년 11월 02일 03:41 오후

    Print Friendly, PDF & Email

    민주노총의 전현직 지도급 간부들이 ‘노동 중심의 진보정치 추진’ 선언운동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노동정치, 진보정치가 우여곡절을 겪고 있는 가운데, 유력 대선후보들에 줄을 서는 일부 경향까지 있어서 수많은 노동자들이 정치적 방향을 잃고 혼란스러워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지난 10월 25일 민주노총이 발표한 ‘노동은 영입의 대상이 아닌 정치의 주체다’라는 성명서를 두고 “민주노총이 이러한 원칙적 입장 천명에 뒤이어 민주노총 지도위원과 전현직 임원, 산별 및 지역본부의 지도위원, 전현직 임원들이 앞장서 노동 중심의 진보정치, 새로운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추진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밝히고 실천 방향을 모색하고자 한다”고 적극적 동참을 요청했다.

    이들은 오는 8일(목)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1차 선언자 모임과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현재 이를 제안한 이들은 권영길, 단병호, 천영세, 남상헌, 박순희 민주노총 지도위원과 최순영 민주화섬연맹 지도위원, 홍희덕 민주일반연맹 지도위원, 정의헌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 양성윤 부위원장, 이상무 공공운수연맹 위원장,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 등 11인이다.

    노동자대회 자료사진

    이번 선언을 추진하는 것은 이석행 이용식 김태일 이영희 이수봉 등 민주노총의 전직 주요 지도급 인사들과 김한상 사회보험 전 위원장들이 포함된 일부 조합 활동가들이 문재인과 안철수 후보 지지와 캠프 합류를 선언하는 흐름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가깝게는 통합진보당 부정부실 선거 사태, 길게는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분당 이후 약화되고 있던 노동자 정치세력화 흐름이 전직 간부들의 보수정당과 후보에 대한 지지 흐름으로 더 악화되고 있는 현실에 대한 위기감의 발로인 것이다.

    이미 올 여름을 전후한 시기부터 통합진보당 사태 이후 통합진보당 내 구당권파와 혁신파의 대립구도 혹은 통합진보당과 진보신당의 대립을 넘어서, 노동자가 중심이 된 제대로 된 새 진보정치를 만들려고 하는 흐름이 존재했다.

    민주노총의 현직 산별대표자들과 다양한 노동정치그룹이 서로 대화를 하면서 조직적 흐름을 만들기 위해 모색을 해온 것이다. 통합진보당에 가입했던 산별대표자들의 다수가 통진당 사태 이후 탈당은 했지만 진보정의당에 합류하지 않았던 것도 이와 연관되어 있다.

    이런 흐름과 연계되어 있던 전현직 산별 임원들의 모임인 노동포럼, 새로운 노동정치 제안자모임, 전태일노동대학 등은 대선 이전 새로운 노동정치 추진기구를 구성하려고 했으나 민주노총 새정치특위의 독자후보론 무산, 일부 산별대표자들의 대선 전 정치적 모색에 대한 거부 입장 등으로 구체화되지 못했다. 또 이와는 별개로 변혁모임 등은 노동자 대통령 후보를 추대하는 흐름으로 나아갔다.

    그래서 이번 전현직 산별 임원들이 중심이 되어 추진하고 있는 ‘노동 중심의 진보정치 추진’ 선언은 대선을 전후하여 ‘약화’되고 ‘해체’되어가는 노동정치, 노동 중심의 진보정치 재결집을 위한 모색인 것이다.

    동시에 노동포럼, 제안자모임, 전태일노동대학 등의 세력들은 조직적 추진기구까지는 가지 못하더라도 노동정치의 통일을 위한 연석회의나 협의틀을 만들어서 대화를 지속하기로 한 상태이다.

    *11인 제안한 선언문 초안은 다음과 같다.

    새로운 ‘노동중심의 진보정치’를 강력히 추진하자!

    우리는 ‘내 죽음을 헛되이 말라’는 전태일 정신을 되새기며 민주노조운동을 일구고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추진했다. 노동자의 사회경제적 정치적 지위를 향상시키고 노동자가 주인 되는 세상을 앞당기기 위해 민주노조와 함께 진보정당을 건설해왔다.

    그런데 노동자의 주체적이고 실질적인 참여를 보장하지 못하고 정파들의 패권주의와 분파주의를 막지 못하여 노동정치, 진보정치가 갈등과 분열과 고립의 시련을 겪고 있다. 이런 상에서 노동자의 대변자로 볼 수 없는 유력 대선후보들에 줄서는 경향마저 있어 노동자 정치세력화에 대한 현장 노동자들의 냉소와 불신과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그러나 우여곡절은 있어도 자포자기는 있을 수 없다. 노동자 정치세력화는 결코 중단될 수 없다. 노동과 진보는 아직 살아 있다. 지난 15년의 노동자 정치세력화에 대해 겸허하게 평가 반성하고 새로운 노동 중심의 진보정치를 꽃 피워야 한다.

    자기 운명의 주인은 자기 자신이다. 노동자의 운명을 불철저한 야권세력이나 독선적인 특정 정파에게 내맡길 수 없다.

    이에 우리는 현장토론에 기초하여 새로운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강력히 추진하는데 앞장 설 것을 밝힌다. 가치와 정책, 인물과 조직, 활동과 투쟁에서 노동 중심성을 확고히 세우고 제 진보정치세력의 통일단결을 촉진할 것이다.

    그리하여 기필코 노동자 민중을 위한, 노동자 민중에 의한, 노동자 민중의 새롭고 강력하며 통합적인 노동중심의 진보정치를 펼칠 것이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