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소통 현장, 민생상담소
그 곳에서 희망을 만들고 싶다.
[진보정치 현장] 삶에 뿌리를 내리는 진보정치 되어야
    2012년 11월 02일 12:2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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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구 의원으로 활동해보면 끊임없이 주민들로부터 민생상담을 받는다. 기초생활수급상담, 부채상담, 가정폭력상담, 생활법률상담 등 다양한 삶의 문제를 물어온다.

기초생활수급상담 사례

부모님은 이혼하고 아버지와 군대 간 오빠, 고등학교 다니는 여학생이 살고 있었다. 아버지의 급작스러운 사망으로 월세로 어렵게 살아가고 있던 집마저 유지하기 어렵게 되었고, 생계도 막막해 도움을 요청해왔다.

민원을 접수받고 살고 있는 집을 방문하였다. 대문은 제대로 잠겨있지 않고, 창문의 창호지는 헤어져 있었으며, 뼈만 앙상하게 남은 개가 짖고 있었다. 이런 환경에서는 여고생이 혼자 살기에는 너무나 위험해 보였다.

우선 동사무소 사무장과 담당 사회복지 직원들에게 긴급지원과 기초생활수급신청을 요청했으며 가정위탁센터, 그룹 홈 등을 알아보았으나 적당한 곳을 찾지 못했다. 다행히 외할머니와 연락이 닿아서 현재는 외할머니댁에 살고 있고 기초생활수급선정자가 되어서 학교도 다니고 있다.

이 상담을 통해 느낀 점은 경산에 그룹 홈이 있지만 인원수의 제한이 있고 이 친구가 그룹 홈을 이용하려면 삶을 터전을 떠나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며 혹시나 어머니와 전화통화를 하거나 만나면 부모와 단절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기초생활 수급 대상자가 되지 못해 고등학교 다니면서 생계를 위한 활동을 해야 하는 가혹한 현실에 놓이게 된다는 것이다.

지역주민과 대화하는 엄정애 시의원

경산시에 요청한 자료를 보면 아동학대 부모사망 등의 이유로 경산지역에서 타 지역 시설로 전출한 경우가 2010년 6명 2011년 9명으로 매년 늘어나는 현실이다. 아이가 감당해야 할 상처도 걱정되지만 삶의 터전을 떠나 낮선 시설에서 살아가야 하는 아이들을 생각하면 정치를 한다고 나선 나로서는 무력감을 느낀다.

하지만 경산시에 청소년 단기쉼터와 성인이 될 때까지 안전한 공간에서 성장할 수 있는 중장기 쉼터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경산시 요구해고 실현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나의 몫이라 생각한다.

가정폭력상담사례

평소 알고 지내던 주민이 꼭 도와달라며 전화연락을 해 민원인을 만났다. 30대 후반의 여성분으로 중학교 다니는 딸아이와 함께 살고 있는데 결혼 후 남편이 가정을 돌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차마 입에도 담기 어려운 폭력으로 삶의 희망을 잃고 살아가고 있었다. 법적으로 남편이 이혼도 해주지 않아 기초생활수급도 불가능하고. 가정폭력의 후유증으로 일도 할 수 없는 딱한 사정을 털어 놓았다.

우선 여성단체에 연락해서 이혼절차에 대한 도움을 받을 것을 권유했고, 경산시에 요청해서 기초생활수급절차를 진행했다. 몇 달 후 기초생활수급자가 되었고 아이와 관련해서 더 이상 연락하지 않는 조건으로 이혼을 했다. 우리 이웃들의 삶을 살펴보면 참으로 모진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여성분에게 ‘비록 힘들어도 삶을 포기하지 말라’고 말은 했지만 더 이상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다. 오픈되지 않은 폭력이 가정에서 사회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고, 돈 없고 힘없는 사람들이 살아갈 수 있는 방법도 제시하지 않으면서 능력껏 알아서 살아가도록 방치되어 있는 것이 우리사회의 현실이다.

경산지역에서 진행해 온 금융피해자 상담 과정

지난 2005년 민주노동당 경북도당 및 경산청도지역위원회에서는 금융피해자상담을 진행했었고 그 이후 카드수수료인하운동, 상가임대차보호법상담 활동을 지역 상가를 돌면서 진행했었다.

특히 파산상담은 많은 주민들이 문의해 왔고 지역에서 파산상담서 작성을 비롯한 금융피해자 구제방안에 대해서 안내를 진행했었다.

하지만 이후 당이 안정화 되지 않았고 그 일을 해온 내가 의원이 되면서 상시적인 민생상담소를 운영하는 것은 현실적인 벽에 부딪혔다.

다시 2011년 진보신당 대의원대회 사업계획서에 민생상담소 운영에 관해 대의원들에게 승인을 받았으나 담당할 활동가가 없다는 이유로 전혀 진척시키지 못했다.

내가 바라는 진보정당은 최소한 주민들이 힘들어하는 삶의 문제에 대해 상시적으로 소통하고 이 문제를 세심하게 분석하여 대안을 만들어 나가는 조직이 되어야 한다.

기초생활수급자 선정에서 부양의무자 부분이 늘 문제가 되고 있다. 그렇다면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을 바꾸는 운동을 전 지역에서 해야 하고, 금융피해상담이 들어오면 민원인에 대한 금융피해 구제활동 뿐만 아니라 이자제한법 개정운동 등 정치경제 개혁운동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 진보정치의 현실은 제대로 운영되는 지역위원회 만드는 것 조차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

모든 일이 의지대로만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이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절실함이 부족하지 않았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지난 1년 동안 이 일을 고민하면서 최선이 아니면 차선의 방법이라도 모색해야 하겠다는 생각으로 지역복지단체들과 함께 이 일을 시작하려고 한다.

우선 경산시의 인적자원, 시설 및 기관들을 분야(노동, 장애, 여성, 교육, 생활법률) 별로 데이터를 정리하고 취약계층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정기적인 민생상담소를 운영할 계획이다.

지역 복지기관들을 연계하고 복지위원들이 참여하는 운영위원회를 구성하여 상담사례를 분야별로 취합하여 해당지역의 문제를 지역에서 해결하는 민생네트워크 시스템을 만들어 볼 계획이다.

아직 지역사례나 모범사례에 대한 것이 없어서 두렵고 걱정도 되지만 부딪히면서 보완하고 발생한 지역의 복지문제를 경산시 복지정책에 반영하는 활동을 할 계획이다.

현장과 함께 하지 않는 정치, 국민들의 고통에 귀 기울이고 해결하지 않는 정치는 바른 정치인을 성장시키지 못할 뿐만 아니라 결국은 국민들에게서 멀어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민생상담소 그 곳에서 진보정치의 희망을 만들고 싶다.

필자소개
엄정애
정의당 소속 경북 경산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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