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상정의 의심 정당한가?
    [기자생각] 문재인과 민주당, 비례대표 확대 진심인가
        2012년 10월 31일 06:3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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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수 대선 후보가 국회의원 숫자를 축소해야 한다는 정치개혁안을 내놓은 뒤로, 정치 불신을 이용한 인기몰이 전략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정당정치의 근간을 흔들고 특히 진보정당이 의회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을 축소 차단할 수 있는 방안을 개혁이라고 포장하는 반정치적 행위라는 지적이다.

    반면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국회의원 지역구 의석을 200석으로 축소하고 비례대표를 100석으로 확대하자는 안을 정치개혁 방안으로 제출했다. 단기간에 법안으로 제출하기 어려운 현실을 감안해 당 내에 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안을 확정한 후 법안으로 제출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심상정 후보가 30일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문 후보의 정치개혁안이 제대로 당론으로 채택되지 않았다며 “문 후보가 발표한 공약이 잉크가 마르기 전에 민주당에서 부도를 낸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 의원총회 모습(자료사진)

    그러나 당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가진 문 후보측의 우상호 공보단장은 심 후보의 ‘부도 발언’에 대해 “어제(29일) 의총에서 문 후보가 추진하겠다고 한 정치개혁안을 당론으로 하기로 하고, 입법발의안 추진을 의결했다”며 “현재 추진 중인 것일뿐 부도를 낸 게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러한 공방은 심 후보가 민주통합당의 29일 의원총회 결과를 정확히 파악하지 않고 지레 ‘공수표 공약’이 아니냐고 의심한 것에서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문 후보는 당초 비례대표 확대와 관련한 공약이 단기간에 시행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당내 정치개혁특별위를 통해 안을 만들자고 제안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주통합당의 행보는 충분히 심 후보의 ‘의심’을 사기 충분해 보인다. 정동영 고문 또한 독일식정당명부제를 주장하고 있는 마당에, 29일 민주당 의원총회에서는 국회의원 지역구 축소 등의 문제를 국회 정치개혁특위와 쇄신특위에 논의될 수 있도록 ‘여야 합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결정했기 때문이다.

    문장만 보면 우상호 단장이 주장한 것처럼 문 후보의 정치개혁안이 당론으로 채택된 것도 입법발의 추진을 의결한 것도 모두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정말로 이를 관철시킬 의지가 있는 것인지 요식행위인지 충분히 의심할 여지가 있다.

    문 후보측은 10개 개혁 입법과제 중 국회의원 헌정회 연금 포기, 국회의원의 영리 목적의 겸직 금지, 반부패와 관련한 개혁 안 등 9개 입법과제만을 11월초 당론으로 발의, 정기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당력을 집중하기로 했다.

    하지만 나머지 1개의 개혁과제인 국회의원 지역구 축소와 비례의원 확대 방안 및 후보의 정당 공천제 폐지 문제만 국회 정치개혁특위에서 논의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은 한 발 물러선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관철시키지 못하면 ‘여야 합의’에서 새누리당의 반대로 밀어붙일 수 없었다고 변명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심상정 후보의 ‘의심’이 ‘확신’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 민주통합당과 문재인 후보는 국회의원 지역구 축소 및 비례의원 확대 방안을 대선일 전까지 구체적으로 안을 내야 할 것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심 후보가 조급하게 문 후보측을 ‘의심’한 것을 충분히 ‘사과’할 것으로 생각한다.

    필자소개
    장여진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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