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보신당 김순자 전 비례후보
    대선 출마 기자회견 해프닝
        2012년 10월 23일 03:2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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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신당의 일부 당원들이 김순자 울산지역연대노조 울산과학대 지부장의 대선 출마 기자회견 일정을 잡았다가 기자회견 직전에 취소되는 해프닝이 일어났다.

    사태의 발단은 22일 저녁 손지후, 김종민 당원이 당원게시판 “내일(23일) 낮 12시에 대한문 앞에서 김순자 지부장의 기자회견이 있습니다”라는 글을 게재하면서부터이다. 이들은 “뜻을 함께 하는 진보신당의 평당원들이 마음을 모아 준비했다”며 “어려운 (대선 출마) 결심을 다져들고 길을 나선 지부장님께 힘과 용기를 보태어 주실 당원동지들의 많은 참여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나 진보신당의 대선 방침은 당의 독자후보를 내지 않고 범진보 좌파진영의 단일후보를 추대한다는 것이다. 사회연대후보라는 이름으로 이를 제안했던 것.

    김순자 지부장에 대한 당 대표단 등에서의 논의도 현재로서는 당의 독자후보가 아닌 대선공동기구에 진보신당 추천 후보로 논의되었던 것이다. 이 또한 대표단 등에서만 논의된 상황이지 당원들이나 당 조직 전체적으로는 공유된 상황은 아니었다.

    김순자 진보신당 전 총선비례대표 후보

    지난 15일 이후 홍세화 대표를 비롯한 대표단 일부에서 김순자 지부장에 대해 설득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져 있고, 특히 사회당 출신의 지도부들이 적극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원 2명과 함께 김순자 지부장을 설득하고 서울에 올 때 함께 했던 사람이 사회당 출신의 이선주 서울시당 공동위원장이다.

    이는 진보신당 내부에서 변혁모임과의 공동대응, 변혁모임이 아닌 진보신당의 독자 출마, 대선후보 전술에 대한 전면 재검토 라는 세 갈래의 흐름 중에서 진보신당의 독자 출마를 강하게 주장했던 그룹이 사회당 출신들이었던 것과 연관되는 것이다.

    22일 저녁 대표단 회의에서도 사회당 출신의 안효상 대표는 변혁모임과의 공동대선대응이 불가능하다면 ‘좌파당’이라는 가설정당으로 독자대응할 것을 제안했다.

    오늘 기자회견을 취소된 것도 당 안팎의 부정적인 반응과 대표단의 만류에 따라 사회당 대표 출신의 금민 대선특위 위원장이 이용길 사무총장에게 기자회견 취소 의사를 밝히면서 전격적으로 취소됐다..

    특히 23일은 ‘변혁모임’이 제안한 노동자 대통령 공동대응 2차 회의가 있는 날이다. 변혁모임과의 공동대응에서도 정당 후보 여부, 후보 추대 및 선출 방법 등에 대한 이견들이 있는 시점에서 김순자 지부장의 대선 출마 기자회견 해프닝은 변혁모임과의 공동논의에 대한 딴지걸기로 오해될 여지가 다분한 일인 것이다.

    더욱이 진보신당의 지역조직이나 활동가들 내에서는 공동 대응이든 독자 대응이든 이번 대선에 대해 대선 후보를 출마시키는 방침에 대해 회의적이고 비판적인 분위기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기에, 오늘의 해프닝이 미칠 파장은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김순자 지부장, 이렇게 소비되서는 안돼

    오늘의 돌발행동으로 가장 곤란한 상황에 처한 사람은 김순자 지부장이다. 김순자 지부장은 자신의 출마에 대해 진보신당 대표단 내에서는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었고, 따라서 기자회견을 둘러싼 논란과 반발이 강한 것에 대해 매우 당황했다고 알려졌다. 울산시당의 주요활동가들도 이러한 상황에 대해 “김순자 지부장을 정파적 수단으로 활용한 것 아닌가”라며 상당히 불쾌해하는 분위기이다.

    이에 당게시판을 통해 ‘쟈넷’이라는 아이디의 한 당원은 “김순자 당원이 이렇게 소비되는 상황이 너무 속상하다”며 “조금만 더 참고 내실을 키우고 당 내외에서 지지자들을 모으고 실천 속에서 리더쉽을 검증받으면 차기 주자가 될 수 있는 분들인데, 왜 이렇게 소비해버리는지 도저히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당원은 “김순자 당원에게 제대로 된 진보정치인으로 성장할 기회를 뺏지 말기 바란다”며 “여성을, 여성노동을 아무 때나 호명하고 소비하는 대상으로 전락시키지 말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기자회견은 취소, 2시 대선공동기획단 회의 개최

    당 대표단과 대변인이 기자회견을 만류하려고 대한문 앞으로 달려가던 시각, 기자회견을 공표했던 김종민, 손지후 당원은 23일 오전 11시 17분 당 게시판에 기자회견을 취소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들은 “당을 사랑하는 평당원의 어리석은 판단에 대한 사과를 받아주셨으면 좋겠다”면서도 “현재 김순자 지부장님께서는 본인 스스로 이번 대선에 노동자 후보로 출마할 의지를 갖고 계신다”며 “(김 지부장을 설득하기 위해 저희는)어떤 세력이 시켜서 찾아간 것도 아니고 자발적으로 걸음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들은 “지부장님께서 출마에 대한 의지를 갖게되어 너무나 기쁜 나머지 평당원의 지지와 이에 화답하며 지부장님이 출마선언을 하는 기자회견을 생각하게 된 것”이라며 24일 김순자 지부장과의 간담회 참석을 요청하는 글로 마무리했다.

    한편 진보신당은 변혁모임이 주최하는 대선공동기획단 회의에 오늘 금민 대선특위 위원장과 김선아 부대표가 참여하기로 했다. ‘가설정당’과 ‘선출방안’에 대해 최종적으로 조율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자리에서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다면 진보신당은 대선방침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진보신당은 오늘 회의 후 오는 25일(목) 시도당 연석회의를 개최하고 27일(토)에 전국위원회를 개최하여 대선 방침과 관련한 재논의를 할 예정이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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