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탈핵 단체 동향 염탐
원전 여론조사 유리하면 확대, 불리하면 은폐
    2012년 10월 22일 03:2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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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문화재단이 대외용 국민 여론조사를 위한 예산을 유리할 때는 확대하고 불리할 때는 축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한수원이 국내외 탈핵 단체의 동향을 직접 살펴보고 있다는 사실도 제기됐다.

원자력문화재단이 민주통합당 우윤근(지식경제위원회)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7년 이후 2010년까지 매년 말경 정기 여론조사(대외 발표용)를 1차례씩 실시해왔으나, 일본 후쿠시마 사태 이후인 2011년부터 계획된 정기 여론조사를 취소하고 관련 예산을 ‘언론홍보예산’으로 전용하거나 대외 비공개인 ‘간이조사’ 형식으로 축소 실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재단은 UAE 원전 수주(2009년 12월) 이듬해에 여론조사 예산을 1억8천여만원으로 대폭 늘리고 간이조사를 10회로 확대하면서까지 원전에 대한 국민 여론을 월 단위로 수시 체크하다가, 후쿠시마 사태 직후 정기 여론조사를 취소하고 대외 비공개 간이 여론조사만 9회 실시, 관련 예산도 9,500만원으로 축소 조정했다.

한수원, 탈핵 단체 동향 파악하러 일본 출장까지

또한 매년 9월 실시하던 한수원의 기업이미지와 원전 신뢰도 조사도 특별한 이유 없이 연기하고 있다. 우 의원에 따르면 한수원 기업이미지에 대한 조사계획은 아예 없는 상태이며, 매년 7월 발간해온 <원자력 백서>도 감감무소식인 상태이다.

그러면서도 탈원전과 관련한 국제 여론과 국내 탈핵 단체의 동향은 염탐한 것으로 드러났다. 우 의원이 밝힌 올해 1월 작성된 한수원 내부 문건 ‘요코하마 탈원전 세계회의 출장 보고서’에 따르면, 한수원은 홍보실 고위간부를 비롯한 직원 3명이 ‘세계 주요 반원전 단체 현황 및 주요 이슈 파악’을 위해 요코하마 현지를 직접 찾았다.

지난 5월 고리 원자력발전소 앞에서 열린 한수원 납품비리 규탄 회견(사진=부산녹색연합)

해당 문건에는 “일본 원전사고를 기점으로 전세계적 반원전 네트워크 형성의 시발점이 확보됐으며 특히 한중일 반핵단체들의 적극적인 정보공유 확대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지적하면서 “국내외 반원전 단체들의 활동 모니터링과 범정부차원의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제안까지 노골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수원 관계자는 “탈원전 세계회의에 공식적으로 초대받은 것은 아니지만, 원전산업 종사자로서 반대편에 있는 탈원전 단체의 동향을 파악하기 위한 차원이었다”고 해명했다고 우 의원이 밝혔다.

그러나 우 의원은 “지난 10.17 한국전력공사 국정감사 시에도 큰 논란이 되었던 민간인 사찰문제가 한수원에서도 비슷하게 재현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우려를 지울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2003년부터 2012년 1월까지 원자력발전소 고장으로 정지돼 발생한 경제적 손실이 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우 의원이 한수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원전 정지로 발생한 경제적 손실은 약 2,858억원으로 집계됐다. 발전부족량인 총6,994GWh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2,732억원 꼴이며 고장 원전 부품 교체 비용규모도 125억원에 이른다.

이에 우 의원은 “고장으로 인한 발전량 부족분, 부품 교체 비용 같은 직접적인 경제적 손실 요인 이외에도 원전의 잦은 고장으로 인해 우리 사회가 지불하고 있는 각종 사회적 비용이 이보다 훨씬 클 것”이라며 “원전 고장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줄이고 원전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납품비리 같은 비위행위를 근절하고 직원들의 안전의식을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장여진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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