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문화현상으로서 '무한도전'
[서평]『웃기는 레볼루션...』(권경우 외/ 텍스트 )
    2012년 10월 20일 12:0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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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집에서 지내는 시간 자체도 적을 뿐더러 텔레비전을 잘 보지도 않는다. 아마 텔레비전을 가장 많이 보는 곳은 식당일 것이다. 연예인에도, 아이돌에도 관심이 없다. 그런데 [무한도전]은 상당히 인기 있고, 이런저런 많은 이야기들이 여전히 생성되고 있다는 점에서 텔레비전과 거리가 먼 사람이 [무한도전]에 관해 쓴 책을 읽고 글을 쓴다는 것은 상당히 부담스럽기도 하다.

그렇지만 이렇게 텔레비전을 멀리 두고 지내는 사람도 [무한도전]에 관해 쓴 책에 흥미를 가지고 책을 읽고, 글을 쓴다는 것이 [무한도전]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한다.

[무한도전]은 분명 하나의 텔레비전 프로그램이다. 그것도 숱한 예능 프로그램 중의 하나이다. 다른 예능 프로그램들과 마찬가지로, [무한도전]을 보면서 재미있어 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고, 관심을 가지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지만 [무한도전]은 다른 예능 프로그램과는 다른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고 이미 하나의 문화현상이라고 불릴 만큼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어떤 부분이 [무한도전]이 이렇게 높은 위상을 갖게 할 수 있었을까.

『웃기는 레볼루션 – [무한도전]에 관한 몇 가지 진지한 이야기들』은 여러 학자, 평론가들이 [무한도전]을 다양한 시각에서 평가, 분석한 글들의 모음이다. 예능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이 아니고, 하나의 현상인 [무한도전]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들 사이에서 새로운 [무한도전]을 찾아볼 수도 있지 않을까.

이 책은 [무한도전]이 가지고 있는 논리([무한도전]은 무엇인가 – 이택광), [무한도전]에 나타나는 정치적 무의식(정치적 무의식을 생산한다는 것 – 권경우), [무한도전]이 등장한 한국 예능계의 계보학([무한도전]과 [슈퍼스타K], 그 두 개의 계보학 – 정덕현), 무규칙, 무질서, 무계획이라는 [무한도전]의 표현법(무규칙, 무질서, 무계획의 하모니 – 정여울) 등을 포함해 열 가지 이야기들이 포함되어 있다.

‘진지한 이야기’ 답게 일견 지루하고 따분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이 책은 예능 프로그램을 분석했다기 보다는 한국 사회의 한 현상을 관찰한 책이다 보니 가볍게 읽기에 좋은 책은 아니다. [무한도전]을 분석한 이 책을 보고, 왜 예능에 다큐로 반응하냐는 조소를 보낼 사람들도 꽤 있을 것 같다. [무한도전]을 보면서 웃는 것은 [무한도전]을 즐기는 한 방법임에 분명하다. 그리고 이렇게 [무한도전]이 낳은 현상을 이렇게 분석해보는 것 역시 [무한도전]을 즐기는 한 방법이다.

문화라 불리는 것은 지식의 총체다. 문화는 결단코 인간이 만들어 내는 것이다. [무한도전]이 만들어 내는 웃음을 해석하는 것에는 여러 가지 방식과 접근이 있을 수 있지만, 결코 그 웃음이 현실과 동떨어져서 존재할 수는 없다. “웃음은 결코 현실을 망각하지 않는다.”

필자소개
학생. 연세대 노수석생활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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