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계 전직 간부와 상층인사들,
    문재인 안철수 지지와 캠프 합류
    노동정치와 진보정치가 소멸 약화되는 현실의 징후들
        2012년 10월 18일 06:5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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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정당에 몸담았던 지도급 인사들과 민주노총 등 노동계의 전직 간부들이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를 지지하거나 캠프로 합류하는 흐름이 가속화되고 있다. 진보정당의 분화와 좌초 분위기에서 기존의 야당이나 유력 후보와 연계하려는 움직임이 갈수록 강화되는 것이다.

    지난 11일 문성현 전 민주노동당 대표와 이상현 전 대변인이 문재인 후보 캠프 노동위원회로 합류한 뒤로 17일에는 사회보험노조 전현직 간부 100여명이 문재인 후보에 대한 공개 지지를 선언했다.

    김한상 박표균 전 사회보험노조 위원장 등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우리는 국민승리21부터 민주노동당에 이르는 과정에서 노동자 민중의 정치세력화를 위해 조직역량을 다해 복무해 왔으나 지금 진보정당은 자멸과 분열로 지리멸렬한 상태”라며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구분이 철폐되고, 경제민주화의 궁극이 보편적 복지의 확립임을 천명하기 위해 문재인 후보를 공개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사회보험노조 전직 간부들의 문재인 지지선언(사진=참세상)

    이들은 또한 “문재인 후보야말로 노동의 가치를 존중하며 노동현장에서 자행되고 있는 부당한 해고와 살인적 탄압을 뿌리뽑고 평등과 정의의 원칙을 확립할 지도자임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사회보험노조는 민주노총 산하 사업장 중에서 민주노동당 당원의 비율이 가장 높고 활동적인 당원이 가장 많은 대표적인 노조였다.

    한국노총의 이용득 전 위원장과 민주노총의 이경훈 전 현대자동차노조 지부장 등도 문 캠프 노동위원회에 합류했다.

    문재인 캠프에 따르면 양대노총의 산별연맹 및 시도지역 150개 조직 대표자 약 1500여명이 캠프에 합류했다고 밝히며 노동위원회에 이용득 전 한국노총 위원장을 비롯해 고문단과 기획자문단, 부위원장단, 운영위원단, 정책위원단, 실무위원 등 219명에 대한 인선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한국노총에서는 김문호 전국금융노조 위원장, 이중환 전국해상산업노조 위원장, 김만재 전국금속노조연맹 위원장, 김동명 전국화학노조 위원장등이 합류했으며, 민주노총에서는 이경훈 전 현대차지부장을 비롯해, 배강욱 민주노총 전 부위원장, 이성립 마창노련 전 의장, 장운 대학노련 전 위원장, 장도준 한국신용평가정보노조 위원장 등이 참여했다.

    안철수 캠프에는 민주노총 강승규 전 수석부위원장이 합류하기도 했다. 이는 18일 민주노총 산별대표자들과 간담회를 가진 진보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가 밝힌 것.

    강승규 전 수석부위원장은 2005년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 연합회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아, 당시 민주노총 이수호 집행부가 총사퇴하게 만든 계기를 제공한 인물이다.

    양성윤 수석부위원장은 이런 흐름에 대해 “민주노총이 새정치특위를 중심으로 해서 독자후보 전술을 고민했는데 이것이 힘들어진 상황에서 그런 흐름들이 나타날 거라고 예상됐던 측면이 있다”고 하며 “진보정당의 갈등으로 조합원이나 일부 인사들의 정치적 입장 차이가 그렇게 나타난 것 같다. 보수정당으로의 간 분들과 관련해서 뭐라고 말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박성식 부대변인은 “현재 민주노총의 정치방침, 선거방침이 없는 상태에서 내부 혼란이 있다는 점을 어느 정도 인정해야 할 것 같다”고 하며 “시급히 민주노총의 선거방침이라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이 통합진보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 이후 새로운 노동자 정치세력화에 대한 대안과 입장을 마련하지 못하면서, 소위 명망가들이나 전직 간부들은 유력 야권 후보의 캠프로 달려가고, 일반 조합원들은 진보정치와 노동정치에 대한 냉소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한 형국이다.

    통합진보당, 진보정의당, 진보신당 등으로 진보정당이 나뉘고 분화하고 갈등하는 과정의 정치적 후과들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노동정치의 분열과 약화만이 아니라 민주노조운동의 힘과 열정도 약화시키면서 노조운동의 힘도 약화시키는 악순환의 고리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18일 간담회에 앞서 산별대표자들과 인사하는 심상정 후보

    이런 상황에서 심상정 진보정의당 후보는 18일 산별대표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심 후보는 간담회에서 “지금 민주노총에서 공식적인 (지지)결정하기가 어렵다는 것은 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동정치에 대한 대표자들의 책임, 결단이 필요하고, 새로운 흐름에 동참할 때 대선 이후 제2의 노동정치와 진보정치를 기대할 수 있지 않겠냐”며 진보정의당에 대한 지지와 동참을 호소했다.

    또한 심 후보는 “(진보정의당이) 21일 창당한다. 당명을 마음에 안들어 하는 분들이 많으신데, 대선 이후 제2창당을 할 때 여러분들이 직접 바꿔달라. 21일 창당 대회 때 외부인사로 오셔서 함께 축하해달라”고 요청했다.

    양성윤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의 “진보정의당의 연립정부와 야권연대 방침이 너무 앞서나가는 것이 아니냐”라는 지적에 대해 심 후보는 “진보정의당이 공식적으로 연립정부를 이야기 한 적이 없다”며 “후보 중심의 단일화와 구별되는 연대연합 전략으로 진보적 정권교체를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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