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백혈병 피해자와 대화한다?
    피해가족들 "대화 제의 전혀 없었다"
        2012년 10월 18일 10:5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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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이 반도체공장 백혈병 등의 피해자 가족과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반올림) 등과 대화에 나서기로 했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 2007년 처음 이 문제가 거론된 이후 5년만에 삼성과 피해자 가족과의 첫 대화인 셈이다.

    그러나 이러한 삼성의 변화된 태도와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반올림측과 진보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가 몇 가지 문제제기를 하고 나섰다.

    삼성백혈병 피해자 관련 활동을 꾸준히 해왔던 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는 17일 저녁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삼성의 전향적 태도를 보도한 언론의 보도방향에 대해 비판했다.

    박진씨는 “한겨레의 오늘 기사는 경악이었다. 어떻게 이런 기사를 쓸 수가 있나”며 “삼성-백혈병 피해가족 ‘첫 대화’ 한다? 따위는 삼성이 집요하게 뒷구멍으로 요구해왔던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박씨는 “국정감사를 앞두고, 삼성과의 협잡을 한겨레가 거들었다. 정말 실망이다”라며 “이거 사과하고 정정보도해야 하지 않나”고 비판했다.

    2010년 삼성 백혈병 산재인정 요구 기자회견(사진=환경정의)

    진보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도 이날 저녁 논평을 통해 삼성의 전향적 태도에 대해 진전했다는 평가를 하면서도 “18일 국정감사에서 삼성전자 최우수 부사장과 삼성반도체 및 삼성전자 직업병 피해자들이 참고인으로 채택된 상황에서 부랴부랴 이같은 발표를 한 것은 의아한 측면이 더 많다”고 지적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삼성은 △피해자 및 유족들과의 대화 △근로복지공단의 피고소송보조참가인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을 중단 △피해자 및 유족에 대한 보상과 사과, 진상규명, 재발 방지를 검토하기로 했다.

    하지만 심 후보는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총선 전까지 전향적인 대책을 세웠다가 총선 결과가 나온 뒤 입장을 바꾼 것으로 알려져있다”며 “그러나 다시 국정감사, 대선후보의 방문 등 정치적 상황이 겹쳐지면서 삼성의 입장 발표가 오락가락하는 행보를 보여온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박진 활동가에 따르면 삼성은 피해자와 반올림등에 공식적인 대화를 요구한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오히려 정치권 등의 로비활동을 통해 반올림측이 삼성과의 대화를 거부한다는 식의 명백한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는 것이다.

    이에 반올림이 피해가족들과 함께 18일 오후 1시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기로 했다. 일부 언론보도가 사실과 다르다며 ‘언론플레이’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것.

    반올림에 따르면 <한겨레>등에서 반올림이 피해자 전원의 보상을 요구해온 것처럼 보도했으나 피해자들은 삼성에게 직접 보상을 요구한 바 없으며, 피해자 가족과 반올림 등이 14일 모임을 열어 삼성의 대화 요청에 대해 상의한 것처럼 묘사된 것은 사실 삼성에 대한 소송 진행을 논의하는 자리였으며, 삼성측이 피해자에게 대화를 요청해왔던 것도 사실이 아니다.

    또한 반올림은 17일 언론 보도와 관련해 “일부 언론이 산재로 인정받기 위해 노력해 온 피해가족들과 반올림을 소외시키거나 배제한 채 삼성의 일방적 주장을 기정사실화해, 그동안 삼성이 해온 잘못과 무책임에 면죄부를 주고 있는 점은 매우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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