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페 '헤세이티', 입간판의 매력
    2012년 10월 17일 06:1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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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 앞에 운영중인 인문학 까페 ‘헤세이티’의 입간판이 화제다. 부산지역 인문공동체 ‘금시정’이 2010년 7월 오픈했다가 문을 닫게 될 위기에 처해지자 김동균, 황경민 두사람의 운영자가 의기투합해 다시 열었다. 올 4월에 열어 현재 6개월째 운영중이다.

그런데 이 까페가 페이스북에서 연신 화제이다. 바로 가게 앞에 세워둔 입간판 때문이다. 이 입간판은 매일 까페 운영자가 직접 손글씨로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 내용 또한 허를 찌르거나 삶의 통찰력이 깊어 페이스북에서 ‘좋아요’와 ‘공유하기’로 인기가 높다.

몇 가지 입간판을 소개해보자면 지난 8월 24일의 내용은 이렇다.

“찍을 후보가 없다면, 원하는 후보를 낼 수 없는 판이라면, 청단과 홍단과 초단 말고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면, 왜 대선을 보이콧하지 않는가? 판에 뛰어들어 무효라고 선언하지 않는가? 왜 대의제 민주주의 자체를 의심하지 않는가?”

8월 31일 입간판은 다소 진지하면서도 재밌다.

“밥 뭈냐고 물어보믄 대개 지가 배고픈 기다. 뭈어도 무따고 하지 말고 니는 뭈냐고 되물어봐라. 지가 무뜬 안 무뜬 니가 무뜬 안 무뜬 그기 니를 편하게 한다. 배고픈 놈들은 대개 이성을 잃고 니 목덜미를 물어제낀다”

헤세이티 입간판의 하나

진보정의당이 당명을 확정하기 이틀 전인 10월 5일에는 “정의의 편에 선다고 정의로운게 아니다. 다만 스스로 정의를 세울 때만 정의는 정의다. 권력의 유무가 정의의 잣대인가? 반박근혜가 정의가 아니듯 문, 안의 지지 역시 정의와 하등의 상관이 없다.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불의’를 단죄할 잣대와 시스템이다. ‘정의’란 과연 무엇인가? 한국현대사에 ‘정의’란 없었다”고 적기도 했다.

10월 7일 입간판은 “대선 이후를 사유하자. 권력을 견제할 세력이 있는가를, 권력에게 요구할 조항이 정리되었는가를, 권력을 감시(비판)할 시선을 가졌는가를, 각개 격파당한, 산개한, 각개 약진하는 세력들을 소집할 공동의 가치(의제)를 가졌는가를.”이다.

헤세이티는 정치적인 이슈 이외에도 인간에 대한 근본적인 고찰에서 탈핵과 관련한 분명한 입장 등 다양한 주제로 입간판을 매일 바꾼다.

또한 까페 내에 각종 강좌를 개최하기도 한다. 김상봉 교수의 ‘씨알 함석헌의 철학, 그리고 존재의 뜻’이라는 강좌와 ‘정천구 선생의 다도 강좌’, ‘피아노가 있는 미술사 이야기’ 등을 거쳐 현재는 9월 26일 부터 ‘헤세이티 불법무단사설야매 시인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이 시인학교는 황경민 까페 운영자가 직접 강사로 나선다.

고루하고 재미없는 인문학 공동체 대신에 유쾌하고 발랄한 인문학 공동체를 까페를 매개로 운영중인 헤세이티는 부산대학교 근처에 있으며 주소는 금정로 91번길 22이다. 직접 찾아갈 수 없다면 페이스북이나 블로그 를 통해 헤세이티만의 매력을 엿볼 수 있다.

필자소개
장여진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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