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자일수록 증여세 제대로 신고안해
    …MB정부 들어서 더욱 심각
        2012년 10월 16일 10:4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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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여 재산이 많은 부유층일수록 증여세를 제대로 신고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매년 증여세 신고 납부 비중이 급격히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진보정의당 박원석(기획재정위원회)의원이 국세통계연보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0년 10억원 넘게 증여받은 부유층은 2,884명이지만 이중 자신이 증여받은 사실을 자발적으로 신고한 사람은 1,355명에 불과했다.

    신고대상자의 47%만 자진 신고했고 나머지 53%는 증여받은 사실을 숨기고 있다가 과세당국의 조사로 증여 사실이 발각됐다. 이 47%의 자진신고자가 신고한 증여세액은 국세청이 결정 통지한 증여세액의 32.4% 수준에 불과해 증여세를 내지 않으려는 부유층들의 탈세행각이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드러났다.

    증여받은 재산이 많으면 많을수록 증여세를 신고납부하지 않는 경향은 더욱 두드려졌다. 증여 재산이 50억 원이 넘는 부유층 중 자진 신고한 사람은 국세청이 결정한 사람의 29.2%, 신고세액은 국세청 결정세액의 23.1%에 불과했다.

    또한 증여재산 30~50억 원 사이의 수증자는 자진 신고한 사람과 신고 세액은 국세청이 결정한 사람과 결정세액의 39.1%와 37.3%에 그쳤다. 증여 재산이 10~30억 원 사이의 경우도 자진신고자는 국세청이 결정한 경우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부유층의 증여세 탈루가 보편적인 양상이라는 것.

    이에 비해 증여재산이 1억 원 미만인 경우 자진신고자의 비율은 80%를 상회했다. 신고 세액도 70%를 상회해 부유층에 비해 자진신고 비중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자진신고자의 비율은 전체 82.7%인 반면 신고한 증여세의 비중은 44.8%에 불과한 이유도 증여 재산이 많은 사람일수록 세금을 제대로 신고납부하지 않기 때문이다.

    MB정부 들어서 증여세 미신고 경향 더욱 두드러져

    문제는 현 정부 출범이후 증여세를 신고하지 않는 경향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는 것이다. 박 의원에 따르면 2008년 85.9%였던 자진신고자 비중은 10년에는 82.7%로 낮아졌고, 56.8%였던 신고세액 비중은 10년에는 44.8%로 대폭 낮아졌다. 특히 증여 재산이 10억 원 넘는 고액 수증자의 결정세액 대비 신고세액 비중은 2008년 52.5%에서 2010년에는 32.4%로 대폭 낮아졌다.

    지역별로는 수도권과 광역시의 신고비율이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액상으로는 서울과 경기의 신고 세액이 결정세액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가운데, 특히 부산과 광주지역의 경우 신고세액이 결정세액의 9.9%와 25.4% 수준이어서 증여세 신고가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박원석 의원은 “고액 자산가들의 탈법·불법적인 재산 증여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과세자료 확보와 상세한 분석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국세청은 미성년자의 주식 보유현황 등 증여세를 부과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자료조차 제대로 확보하고 있지 못하다“고 지적하면서 “부유층들의 증여세 탈세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국세청이 정확한 자료를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보다 강력한 자금출처조사, 주식명의신탁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하였다.

    한편, 현행 증여세는 증여받은 사람이 증여받은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자진신고 납부하도록 하고, 국세청은 자진 신고한 내용을 검증해서 신고한 내용에 탈루나 오류, 혹은 미신고자에게 증여세를 결정하여 통지하도록 되어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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