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정의당, 애국가와 민중가요 논란
    2012년 10월 15일 05:5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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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정의당이 시도당 창당대회에서 애국가를 부르지 않거나 민중가요인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는 문제로 당 게시판에서 격렬한 논쟁이 벌어졌다.

발단의 시초는 14일 저녁 게시판에 참여계 출신의 ‘프랑크푸르트’라는 닉네임의 한 당원이 강원도당 창당대회 동영상을 보고 “주먹쥐고 노동가요 부르는 것이 아직도 어색하기만 하고 좀 더 솔직히 말하자면 불편하고 한심하다”고 지적하면서 부터이다.

이 글에 리플로 몇몇 당원들은 “대중적인 정당으로 발돋움 해야 한다”며 동조하기도 했고 더 나아가 다른 당원은 “애국가는 왜 안 부를까요. 이러다간 ‘석기파’랑 다를 게 없어보인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민중가요가 대중적이지 못하다는 지적과 애국가를 부르지 않는 것은 유권자의 정서와 상반된다는 주장이 다수였던 이 논쟁은 애국가는 국가의 한 정당인 만큼 필수로 불러야 하며, 민중가요도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수렴되는 듯 했으나, 대중적 정당이라면 민중가요를 부르는 것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도 상당했다.

논쟁이 격해지는 와중에 단초를 제공한 ‘프랑크푸르트’ 당원은 다시 “전태일이라…”는 제목의 글로, 심상정 후보가 대선 출마 기자회견을 전태일 다리에서 한 것을 두고 “대중정당 하자고 하지 않았느냐, 벌써 초심을 잃어버린 것이냐”며 “전태일 동상 앞이나 미국대사관 앞이나 대중들이 보기에는 고루한 진보꼴통의 냄새가 나는 건 마찬가지. 이럴거면 당명은 노동복지당으로 바꿔야”한다며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이어서 그는 또다른 글을 통해 “유시민 대표님, 실망스럽다. 왜 그렇게 찍소리도 못하는 것이냐”며 “옆에 서서 주먹쥐고 노동가요 부르고 끄트머리에 또 무슨 노동가요 부르느라고 수고하셨다”며 노골적으로 노동 중심성에 대한 유시민 전 대표의 행보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에 15일 오전 ‘자리끼’라는 닉네임의 한 당원이 “민중가요를 부르는 것이 과연 대중성에 역행하는가”라며 “만약 ‘예’라고 답변한다면 진보정의당이 표방하는 대중성에 대해 깊은 대화와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게시판에 반영된 대체적인 의견은 ‘합법대중정당’이라는 점과, 유권자들의 ‘사상적 경직’을 이유로 애국가 제창이 필수이며, 민중가요는 ‘님을 위한 행진곡’보다는 ‘함께 가자 우리 이 길”로 부르거나 아예 부르지 말 것을 요청하는 당원들이 더 많아, 추후에도 애국가와 민중가요와 관련한 다툼이 있을 것으로 예고된다.

하나의 에피소드나 해프닝이라기 보다는 진보정의당의 내면과 속살을 드러내는 징후로 보이는 장면들이다. 노동운동이나 민주노조운동, 급진적 사회운동의 고민과 문화들이 진보정치를 가로막는 진보꼴통으로 해석되고 이해된다면 그들의 진보는 어디서 그 근원을 찾는 지 궁금할 따름이다.또한  전세계의 진보정당 중에서 국가와 국기를 찬양하고 의례를 하는 정당이 어디에 있는지도 물어볼 일이다.

필자소개
장여진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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