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군님 축지법 쓰신다!"
북한 조롱과 패러디도 국보법 대상
박근혜 후보는 '우리민족끼리' 패러디 트위터의 팔로워
    2012년 10월 11일 02:3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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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북한 트위터 계정인 ‘우리민족끼리’의 멘션을 리트윗 혐의로 11일 오전 세 번째 압수수색을 강행했다. 현재까지 트위터를 리트윗한 혐의로 국가의 수사를 받은 사람은 진보신당 당원인 박정근씨, 야우리씨에 이어, 진보신당의 김정도 당원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압수수색을 당한 것이다.

지난 9월 구속됐다 올해 2월 보석으로 석방돼 불구속 상태인 박정근 당원의 경우 어제(10일) 열린 공판에서 검찰이 “박씨가 북한을 찬양하고 고무하는 글을 리트윗한 행위를 장난으로 볼 수 없고, 트위터는 전파성이 상당해 표현물을 올릴 경우 사회적으로 위험성이 높다”며 징역 2년을 구형했다.

그러나 박씨가 트위터에 남긴 글은 북한을 찬양한 것이 아니라 조롱하는 의미로 쓴 것이며 그간 사회당 시절부터 북한의 인권문제와 3대 세습 문제등을 비판해왔다.

당시 사건은 세계 최초로 트위터에 글을 리트윗한 혐의로 구속된 사례로 외신과 국제인권단체인 앰네스트 등이 대표적인 국가보안법 남용 사례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보수 성향의 사람들이 만든 '우리민족끼리'의 패러디 사이트

김정도 당원의 경우도 유사하다. 김씨는 몇 차례 ‘우리민족끼리’의 글을 리트윗을 한 것 이외에는 특별한 기억도 없는 상태이다. 김씨의 한 지인에 따르면 몇 가지 리트윗과 함께 조롱의 의미로 “장군님 축지법 쓰신다!”라는 글을 올렸던 것 같다는 것 이외에는 확인된 것이 없다. 즉 본인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은 단순한 조롱의 글이었다는 것.

이에 진보신당 청년학생위원회는 11일 성명서를 통해 “김정도 당원은 북한에 비판적이다. 그가 활동하고 있는 진보신당도 북한의 3대 세습과 북한의 체제에 대해 비판적인 정당”이라며 “그런 그가 북한 계정을 리트윗한 것도 사상의 자유를 침해하는 국가보안법에 반대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한 사법기간의 무리한 수사를 지적하며 박정근 당원의 공판기록을 일부 공개하기도 했다. 공판 기록에는 검사가 박씨에게 “‘장군님 빼빼로 주세요’ 등의 트윗을 북한 조롱 증거로 제출하셨던데, 그것도 북한 김정일이 아니라 친구의 친구 김정일 아닌가요”라고 묻자 박씨가 “그건 북한 김정일 희화화 맞습니다”라고 답변했다.

그러자 검사는 글의 주소에 나와있는 아이디를 지칭하며 “친구 김정일 계정인데?”라고 되물었다. 그러나 이에 박씨는 “그건 북한 김정을 희화화해서 만든 봇 계정입니다. 봇은 미리 대사를 입력해서 자동으로 나오게 하는 것인데 장난삼아 그렇게 올린 것”이라고 답변했다.

즉 트위터의 특성과 정치적 유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검사가 북한과 관련한 모든 내용을 북한찬양이나 고무로 몰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11일 오후 진보신당 박은지 대변인은 김정도 당원 압수수색건을 두고 “조롱과 풍자의 목적으로 SNS상에서 쓴 글로 인해 국가보안법 족쇄 안에 갇히게 되었다”며 “설사 김정도 당원이 풍자가 아니라 짐심으로 북에 대한 고무 찬양 글을 썼다해도 이는 국가가 간섭할 일이 아니다”라고 논평했다.

이어 박 대변인은 “사상의 자유를 억압하는 국가보안법이라는 녹슨 칼로, 게다가 성립되지 않는 죄까지 만들어 국민을 괴롭히는 일은 박정근 당원 1인만으로도 해외토픽감”이라며 “SNS의 RT까지 벌하겠다는 우스운 나라 대한민국, 지금 당장 김정도 당원에 대한 수사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우리민족끼리’ 트위터는 계정이 두 개가 있다. 하나는 북한 계정이고 다른 하나는 이를 패러디한 트위터이다. 트위터 이외에도 홈페이지도 개설되어 있다. 이들은 본인들이 ‘패러디 사이트’임을 강조하며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이 개**들을 얼마든지 욕보이고 비판해도 좋다”며 북한의 ‘우리민족끼리’로 착각해 신고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해놓고 있다.

이 사이트는 종북척결, 북한에 대한 확고한 주적 개념을 강화하고 건강한 국가안보의식을 고취시키고자 한다며 스스로를 ‘위원장’으로 지칭하는 이는 “여담이지만 내레 철저한 반공주의자”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즉 반공주의적 패러디라면 처벌하지 않고 그렇지 않은 진보적 패러디라면 처벌할 수 있다는 것이 검찰과 공안기관의 시각인 것이다.

실제로 이러한 의심은 트위터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팔로워한 것으로 미루어, 같은 ‘패러디’라도 그 목적과 관점이 ‘반공’이냐 아니냐에 따라 검찰 수사 잣대가 달라지는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필자소개
장여진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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