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초노령연금을 실질적 기초연금화!
        2012년 10월 10일 02:5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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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연금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분석하는 글을 연속으로 싣는다. 정용건 민주노총 부위원장의 첫 글에 이어 두번째 글이다. 국민연금에 대한 심증 분석 글들은 참여연대 복지동향 9월호에도 실렸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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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인빈곤의 심각성과 부족한 공적 복지제도

    2011년 빈곤통계연보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의 절대적 빈곤 상태는 매우 심각하다. 시장소득(근로소득+사업소득+재산소득+사적이전소득)에서 농어민을 제외해도 48.2%가 그리고 경상소득(시장소득+연금이나 정부지원금과 같은 공적이전소득)을 기준하면 35.3%에 해당하는 노인이 절대적 빈곤 상태에 놓여있다. 공적부양 개입의  개선효과는 13%수준에 머물고 있다.국제적인 비교에서도 OECD 국가의 평균 노인빈곤율은 13.3%인 반면, 한국의 경우 45.3%로 매우 높다.

    2000년대 중반 기준, OECD국가의 65세 이상 고령층 소득구조를 보면 공공부조 59.6%, 노동소득 21.4%, 자본소득 19.1%, 반면 한국의 경우 공공부조 15.2%, 노동소득 58.4%, 자본소득 26.4%로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이와 같은 한국사회 노인빈곤의 심각성은 사회복지의 제도적 차원에서 두 가지 원인에서 기인된다.

    첫째, 공공부조제도의 심각한 잔여성이다. 대표적인 공공부조제도인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에서 65세 이상 수급률을 보면 2008년 7.6%, 2009년 7.5%, 2010년 7.3%로 노인의 절대적 빈곤율 조차도 포괄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소득인정액 산정방식의 문제와 부양의무자 기준으로 수급권을 획득하기 어렵거나, 빈곤의 상태는 그대로인데도 수급권이 박탈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잔여적 성격이 강한 공공부조 지원으로는 현재와 같은 심각한 노인빈곤을 완화하기 어렵다.

    둘째, 노후소득보장체계에서 공적연금의 사각지대규모가 여전히 심각하다. 2007년 말 65세 이상 노인 인구 중 연금수급자 비중은 20.6%수준에 머물고 있고, 국민연금 도입 40년이 되는 2020년에 이르러야 대략 30%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또한 국민연금의 실질가입률(경제활동인구대비 보험료 납부자수)은 53.1%로 잠재적 사각지대에 놓인 대상자들이 약 47%에 이른다. 독일 84.5%, 캐나다 91.9%의 가입률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노동빈곤층을 포괄하는 취업취약계층과 불안정 노동층의 경우, 고용 및 소득의 불안정성 때문에 꾸준한 보험료 납부가 어렵다. 이에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못하거나, 보험료 미납층에 대한 노후소득보장 대책이 더욱 대두되고 있다.

    이와 같은 두 가지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서 기초노령연금의 기초연금화는 검토할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그러나 현재 복지부의 의지는 기초연금으로 정책방향을 세우지 않고 있다.

    기초노령연금 재구조화의 두 가지 방안

    2007년도 국민연금 개정안의 핵심적 과제는 재정안정화와 사각지대 해소였고, 기초노령연금제도는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방안으로 도입되었다. 그러나 정부는 노후소득보장의 사각지대에 대해서 국민연금제도가 성숙되기 이전까지의 과도기적인 현상으로만 전제했다.

    이로 인해 보편적인 성격을 가진 기초노령연금제도를 한시적인 공공부조 수준으로 개혁하고자 한다. 기초노령연금의 재구조화 논의에서 대표되는 두 가지 방안은 실질적인 기초연금화와 선별적인 공공부조로의 전환이다.

    ‘기초연금화’의 주된 논거로는 국민연금의 낮은 소득대체율과 사각지대 문제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점에서 노동시장에서 배제되거나 은퇴하는 계층의 빈곤문제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으로써 유의미성을 내세운다. 장점으로는 소득파악이 어렵거나 기여방식의 공적 연금에 가입되지 못한 사각지대 대상자를 공적연금제도로 포괄함으로써 1인 1연금 제도가 실현될 수 있다. 또한 사각지대뿐만 아니라 수급층 전체의 소득대체율의 상승효과가 기대된다. 반면 재정의 지속가능성 문제에 자유롭지 못하다는 단점이 있다.

    ‘선별적 공공부조’의 제안에서는 한시적인 공공부조제도로서의 성격을 명확하게 함으로써 지급 대상자를 저소득층에게 집중시켜 급여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에 국민연금 비수급자나 저연금자들에 대한 노후소득 지원이 주된 목적이 된다. 장점으로는 상대적으로 재정 부담에서 자유롭고, 노후 소득의 불평등을 상대적으로 더 완화시킬 수 있다. 반면 공적연금의 소득 대체율을 보완할 수 없게 되고, 기초생활보장제도와의 제도적 관계에서 잔여적 성격에서 벗어나기 어려우며, 무소득 및 저소득층과 국민연금 가입자 간의 공식적인 제도의 이중화가 발생하게 된다.

    선별적 공공부조안의 경우 수급층 자체를 특화함으로써 보다 넉넉한 급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특정 계층에 대한 빈곤을 효과적으로 완화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제 한국의 노인빈곤율이 45%이상을 상회하고, 연금 수급률이 약 20%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공공부조의 대상자는 매우 보편적일 수밖에 없다.

    또한 2007년 이후 삭감되고 있는 국민연금의 실질 보장성을 생각한다면 기초연금의 필요성은 특정 대상자뿐만 아니라 노령층 전체의 필요로 대두된다.

    기초노령연금의 기초연금화 방안

    기초연금화를 위한 방안은 크게 두 가지로 설계된다. 기초연금으로 전환되기 전까지의 기초노령연금법령 준수 단계와 이후 기초연금으로 전환단계이다.

    기초노령연금법에서 2028년까지 급여율이 인상되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부칙 제4조의2 ⓛ항). 그러나 제도 시행 이후부터 이제까지 이에 대한 정부의 움직임이 전혀 없었다. 이를 위해 연금제도개선위원회(부칙 제4조2의 ②항)가 반드시 설치되어야 하고, 이 위원회를 통해 급여율 상승에 대한 방안에 제출되어야 한다. 또한 2009년 이후 수급자의 범위를 100분의 70 수준이 되도록 한다는 조건(부칙 제3조 ②항)이 국민연금 수급자 비율이 증가하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의 의지대로 변경될 수 없도록 해야 한다.

    기초연금의 제도적 요소는 다음과 같다. 기초노령연금의 기초연금화를 통해 공적노후소득보장체계에서 1인 1연금제도 실현을 통한 보편성 획득과 전체 노령층의 소득대체율이 증가한다. 이에 기초연금은 연령만이 기준이 되고 그 외 다른 요건은 수급조건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다만 캐나다 기초연금(Old Age Security)에서 일정 소득 이상자에게 적용하고 있는 급여환수제도(clawback)의 적용여부는 추후에 논의거리가 된다. 그러나 이 방안 자체가 수급층의 보편성을 제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고소득 노령층에 대한 조세개혁방안으로 대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급여수준이 상향되어야 한다. OECD국가 공적연금의 평균 소득대체율은 45-50%수준이다. 한국의 경우 2007년 연금개혁이후 국민연금을 통한 소득대체율은 40%로 점진적으로 축소됐다. 그러나 실제 가입기간을 고려했을 경우 실소득대체율은 25%미만 수준이다. 여기에 기초노령연금의 급여율이 10%를 달성한다고 해도 40% 미만이 된다. 이에 적어도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을 통해 40%이상의 소득대체율이 보장되어야 한다.

    국민연금의 경우 2007년 개혁이 진행되었기 때문에 급여율을 재조정하는 개혁을 근래 시도하기는 여러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에 기초연금의 제도화에 있어 현재 기초노령연금의 급여수준 보다 높게 최소 15% 이상의 소득대체율이 요구되어야 할 것이다.

    기초노령연금 인상 촉구 기자회견 모습(사진=민주노총 자료사진)

    이러한 보편적인 기초연금 실현을 위해서 가장 많이 주목하는 것은 재원방안일 것이다. 재원방안으로 검토될 수 있는 방안은 크게 조세를 통한 방안과 국민연금기금 활용 방안이 될 수 있다.

    첫째, 조세를 통한 방안이다. 2009년도 기초노령연금의 예산 규모는 3조 4,115억 원이다. 만약 10%로 급여액을 증대시킨다면 이 액수의 두 배인 6조 8,230억이 되고, 70%에서 100%로 확대된다고 가정할 경우 약 8조~9조 가량이 더 필요하게 된다.

    이것은 현재 재정의 약 2.6배 이상으로 약 6조원의 예산이 더 소요된다. 국가예산의 6조원을 노후소득보장비용으로 사용할 것인가의 여부는 재정건전성이나 세수부족의 문제라기보다는 정치 환경에 의해 결정된다. 복지국가의 경우 사회복지지출의 주요 항목이 노후소득보장으로, GDP 대비 7-10% 수준을 넘는다. 한국의 기초노령연금의 지출 비중이 GDP 대비 0.2% 수준이고, 장기추계 결과 2070년에 GDP 대비 4.5%라는 수준은 수치상 거대하거나 국가재정위기를 언급할만한 수준이 못된다.

    둘째, 국민연금기금을 활용하는 방안이다. 국민연금제도가 노후생활의 양극화를 해결하지 못하는 점을 돌파하기 위해서 기여와 급여의 연계를 약화시키거나 단절시켜야하는 불가피성이 대두되고 있다. 국민연금의 재정운영방식이 부분적립방식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부분부과방식으로 운영됨으로써, 초과로 발생되는 비용을 미래세대가 담당할 수밖에 없다.

    이 점에서 가입자와 비가입자 간의 불평등이 존재하고, 가입자에게만 기여의 원칙만을 적용해서 부과방식에 따른 세대간 재분배를 적용한다면 형평성의 문제가 발생한다. 이러한 특수성으로 현재 국민연금기금이 온전한 가입자들만의 몫으로만 볼 수 없고, 이에 사회적 기금의 성격이 부여될 수 있다. 그러므로 연기금의 일부를 기초연금재원으로 활용한다면 기초연금 재원마련이 당장 해결될 수 있다. 또한 과도한 연기금 축적에서 발생되는 부작용을 조금이라도 감소시킬 수 있는 효과까지 얻게 된다.

    그러나 이 방안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공적연금구조의 사회연대성 원리에 대한 가입자간의 합의가 전제되어야 한다. 또한 조세와 보험료의 재정 지원 방식의 경계를 허무는 것이 장기적으로 사회보험 지배구조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꼼꼼하게 점검되어야 한다.

    사회보험과 비기여․조세재정의 공적연금 하이브리드

    사회보험인 국민연금과 비기여 기초연금으로 이루어진 노후소득보장체계의 하이브리드 구조에서 기초연금재정은 중앙정부가 전적으로 담당해야 한다. 지방정부는 재정자립도에 따른 교부금 지원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대신 현물 중심의 노인복지서비스 사업에 주력할 수 있도록 역할과 기능이 재조정되어야 할 것이다.

    국민연금공단은 현재 노령계층뿐만 아니라 미래 노령계층에 대한 사각지대를 통합적으로 관리함으로써 국민연금의 포괄성 측면에서 사각지대를 최소화시켜야 할 중요한 관리기능을 담당해야 한다. 국민연금제도 내부로 유입되기 어려운 대상자에 대한 유인정책을 적극적으로 적용함으로써 가입자 스스로가 제도 내부에 머물 수 있는 노력을 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

    사회보험원리에 기반을 둔 국민연금과 조세에 기반을 둔 기초연금의 동시적 적용은 모든 노후소득의 보편적 기본 소득과 기여에 입각한 비례적 소득을 동시에 구축하게 한다.

    이를 통해 저소득층뿐만 아니라 전체 가입자들에게도 노후 소득 보장이 강화될 수 있다. 공적 복지의 지출구조는 보편적으로, 조세수입구조를 누진적으로 적용한다면 행정비용뿐만 아니라 제도에 대한 혼란이 최소화될 수 있고, 복지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 역시 한 층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소개
    사회공공연구소 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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