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싸이 서울광장 공연은 서울 조례 위반
        2012년 10월 04일 11:1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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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남 스타일’이라는 노래로 전 세계 말춤 돌풍을 일으킨 가수 싸이가 서울광장에서 공연하기로 확정됐다. 서울시가 싸이의 무료 공연을 위해 4일 저녁 서울광장을 내주기로 한 것. 이에 시민들은 누구나 서울광장에서 싸이의 말춤을 관람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 과정에 일종의 ‘문화권력’ 현상이 존재하며 특히 서울시 조례를 위반한 조치임을 진보신당 서울시당이 지적하고 나섰다.

    진보신당 서울시당은 싸이의 공연을 “하나의 문화현상으로 충분히 환영할 만하고 즐거운 일”이라며 “지금처럼 삶이 팍팍할 때 싸이의 폼잡지 않는 날 것의 몸짓이 보여주는 유쾌함은 새삼스레 대중문화의 힘을 떠올릴 만큼 값지다”면서도 조심스럽게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문제는 그런 문화적 현상이 특권으로 고착되고 문화권력으로 나타나는 지점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라고 밝히며 “진보신당이 추구하는 문화민주주의의 관점에서 보자면, 특권화된 문화는 그 자체로 ‘즐길 수 있는’ 문화가 아니라 ‘즐겨야 하는’ 문화로 나타난다”며 “즉, 권력으로 등장하며 취향이 다른 이들을 배제하는 효과를 갖는다”고 지적했다.

    진보신당 서울시당은 싸이의 기획사측이 2일 서울광장 사용신청을 하고 서울시가 사용승인을 마쳤다는 것에 두 가지 문제를 제기했다.

    우선 이미 해당 시간에 하이서울페스티발 행사가 예정돼 실제로 4일 저녁 8시 스페인의 라푸라델바우스 공연팀이 ‘아프로디테’라는 공연을 하기로 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이는 페스티발 개최 전에 이미 공지된 내용이었다. 그런데 이 일정이 갑자기 6일로 옮겨졌다.

    진보신당 서울시당은 이 같은 공연 변경에 대해 “확인된 바에 따르면 페스티발을 준비하던 기획단과 협의를 했다기보다는 (서울시가) 통보식으로 진행했다고 한다”며 “서울시가 주관하는 페스티발 행사가 한 영리 기획사의 행사를 위해 자리를 내준 꼴이니 모양새가 우습다”고 지적했다.

    또 하나는 서울시의 이 같은 조치가 조례를 위반하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시 서울광장 사용 및 운영에 관한 조례>에 따르면 신청자는 행사일 60일전부터 7일전까지 사용신청을 하도록 되어있고 예외 규정이 없다. 싸이 측에서 행사 2일전에 사용신청을 했다는 서울시의 말은 결국 서울시가 이 조례를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진보신당 서울시당은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보여준 문화의 힘에 대해 경의를 보내지만 그것이 하나의 문화권력으로, 특히 조례 등의 법규를 무시하면서까지 예외로 인정받는 특권으로 나타나는 것을 경계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진보신당 서울시당은 이와 같은 예외적인 특권 과정에서 서울시의 행정행위가 적절했는지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이것은 시민들에게 위안을 주는 ‘강남스타일’에 대한 것이 아니라 편의적으로 서울광장을 운영하는 ‘서울시 스타일’에 대한 문제제기”라고 밝혔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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