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후쿠시마 보고서 폐기 개입 의혹
방사능 국내 유입 가능성 있다는 보고서 의도적 은폐?
    2012년 10월 02일 08:4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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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이 지난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직후 방사능 국내 유입 가능성을 연구한 결과를 은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민주통합당 장하나 의원은 2일 환경부 감사담당관실에서 작성한 <방사성물질 유입 은폐 보도 관련 관계자 조사보고서>를 공개하여, 국립환경과학원의 방사성 유입 시뮬레이션 연구 결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한 방사성 물질이 한반도로 유입된다는 연구 결과가 실재한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직후인 지난해 3월에 수행된 것으로 같은 달 3월 28일 환경부 확대간부회의에서 내부 보고됐다.

그런데 당시 국가정보원이 3월 31일 윤승준 당시 국립환경과학원장과 담당연구관으로부터 방사성 유입 시물레이션 결과를 요구하여 자료를 받은 이후, 윤 전 원장은 담당연구관에게 “더 이상 외부에 대응하지 말고 연구도 진행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는 사실이 환경부 감사실 조사보고서에서 드러났다.

국가정보원의 정경

올해 5월 미 캘리포니아에서 잡힌 참치에서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이 확인됐다.

이는 같은 날 장 의원과 마찬가지로 국정원의 외압 의혹을 제기한 민주통합당 김경협 의원의 주장과도 비슷하다. 김 의원은 국정원이 지난해 3월 24일 ‘방사능 오염 확산 가능성’을 제기한 KBS보도가 나간 직후인 3월 25일과 31일 사이에 두 차례 윤 전 원장과 담당연구관에게 연락을 취했고 유사한 내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게 된 것은 올해 3월 <한겨레>와 <경향신문>이 환경부 고위공직자 발언을 토대로 국정원이 국립환경과학원의 방사능 유입 조사 결과 폐기에 개입했다고 보도했기 때문이다. 이에 환경부 감사담당관실은 윤 전 원장 등 내부정보 유출자로 지목받은 관계자들을 여러차례 조사했다.

환경부 감사실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환경부는 “국정원 외압에 의한 폐기” 발언을 하지 않았다는 윤 전 원장의 진술을 받아들였고, 윤 원장이 담당연구관에게 연구를 중단하라고 지시한 것만 인정, 재발 방지를 이유로 엄중 경고조치를 내렸다.

이에 장 의원은 “윤 전 원장이 국정원 외압에 의한 폐기 지시 발언을 하지 않았다면 징계를 내릴 사유가 없다”며 그런데도 징계 조치된 것은 “국정원 외압 지시 자체를 부인하는 진술을 감사실 스스로가 부정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장 의원은 윤 전 원장이 “국정원의 폐기 지시에 의해 연구를 중단시켰다”고 말할 때 동석했던 기자들로부터 윤 전 원장의 발언 여부를 확인해줄 수 있다는 증언까지 확보했다고 밝혔다. 방사성 물질 확산 모델링 연구 중단 지시 사태가 사실상 국정원의 외압에 의한 것이라는 의혹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장하나 의원은 이번 사건을 두고 “국정원의 외압 지시를 떠나 국민의 건강과 생명에 위협이 되는 인접국가의 방사성 물질 유입경로에 대한 연구를 중단시킨 것은 국민을 보호해야 할 국가의 책무를 방기한 것”이라며 “국정감사에서 청와대와 국정원 개입에 의한 연구보고서 폐기가 사실인지 끝까지 추궁하겠다”고 밝혔다.

필자소개
장여진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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