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노동 동시-11 "어린 가수"
    2012년 10월 02일 11:2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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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인권운동과 노동운동에서 세계의 가혹하고 열악한 아동노동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에서 어린이이면서 노동자이고, 극한적 노동조건에서 가혹한 착취를 받고 있는 아동노동의 현실에 대해 사람들의 관심, 분노, 애정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레디앙은 전세계의 아동노동 현실에 대해 고발하면서도 아이들의 따뜻한 마음과 시선을 담고 있는 동시들을 연재할 예정이다. 연재될 작품들은  어린이, 청소년에 대한 건 동화건 시건 평론이건 장르를 가리지 않고 모두 쓰고 있는 글쟁이이신 신지영 선생의 작품이다. 그림은 이창우 선생이 그려주셨다. 관심과 애정 부탁드린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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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가수>

 

햇살을 노래해요

지하도 그늘진 구석에서 서있어도

 

푸른 풀잎을 노래해요

아무것도 싹 틔울 수 없는 시멘트바닥위지만

 

곰팡이 가득 핀

플라스틱바구니 안

사람들이 던져주고 간

백동전 사이로

금가고 깨진 꿈들이 쌓여가요

 

이 도시에서

나는 제일 어린 가수예요

 

내 노래는

눈물처럼 사람들에게 흘러가

마음을 적셔요

 

내 노래는

바람처럼 사람들에게 불어가

슬픔을 날려버려요

작품 설명과 배경 : 우리나라도 전쟁 직후에는 부모를 잃고 보호시설에도 가지 못한 아이들이 구걸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아직 힘도 딸리고 특별한 기술도 없는 아이가 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입니다. 혹시 그런 아이들은 자존심이 없어 부끄러움도 모른다고 생각하십니까? 세상의 어떤 아이도 구걸이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자기 앞을 지나다니는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손을 내밀고 있는 행위가 어떻게 떳떳하겠습니까. 하지만 정말 그 방법밖에 없으니까 아직은 더 자라야하는데 아무도 보호해주지 않고 양육해주지 않으니까 구걸을 하는 것입니다. 혹시라도 길에서 구걸하는 아이를 본다면 그것은 사회에서 책임져야할 짐을 아이가 혼자서 등에 지고 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노래하며 구걸하는 위구르족 어린이

여기 중국에 어린이들이 있습니다. 부모도 책임지지 않고 버려진 듯 보이는 이 아이들이 도시에서 살아남는 법에는 뭐가 있을까요? 젊고 힘센 청년들도 일자리를 구하기 힘든 시절에 이제 막 뛰는 것이 익숙한 아이에게 일을 줄 사람이 있기나 할까요? 아이는 어떻게 해야 추위와 배고픔을 이겨낼 수 있을까요? 아이들은 누군가에게 무릎을 꿇고 손을 내밀어 구걸하진 않기로 한 것 같습니다. 대신 자신의 목소리로 노래를 시작하지요. 물론 아이는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노래를 배우진 못했을 겁니다. 아마도 유치원이나 학교는 꿈속에서만 다닐 수 있는 곳이겠지요.

하지만 아이들은 그런 곳에서 가르쳐주지 않았어도 어딘가의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듣고 혼자서 노래를 터득했을 겁니다. 아이는 자신의 볼에 땟물이 말라 얼룩져 있어도 신경 쓰지 않을 것 입니다. 다 닳은 옷소매로 콧물을 닦아가면서 그저 자신이 만들어 낼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목소리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겠지요. 아이는 지하도의 한쪽구석에서 신문지를 덮고 쪽잠을 자고 쓰레기를 뒤져 먹을 거를 구할지도 모릅니다. 아니 어쩌면 지치고 힘들어서 내일 부터는 그저 입을 다물고 사람들 앞에서 구걸을 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이 어린가수가 험한 도시에서 견뎌낼 수 있다면 다행일 지도 모릅니다. 아무도 보호해주지 않는 도시에서 혼자서 자란 다는 것은 불 위를 맨발 로 걷는 것보다 위험하고 고통스러울 테니까요.

필자소개
신지영
어린이, 청소년에 대한 건 동화건 시건 평론이건 장르를 가리지 않고 모두 쓰고 있는 글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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