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의 인터내셔널, 진척될 것"
아탁(ATTAC) 까센 초대 대표 인터뷰
    2012년 09월 24일 11:05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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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1년 브라질 리우그란데두술주의 프로투알레그레에서 처음 개최된 세계사회포럼의 주요 대표자였고, 토빈세 도입 운동을 최초로 시작한 ATTAC(아탁: 시민지원을 위한 금융거래과세추진연합)의 창립자인 프랑스 파리제8대학의 베흐나흐 카센 교수가 ‘코리아국제포럼’의 초청을 받아 한국에 왔다.

9월17일부터 21일까지 진행된 코리아국제포럼에 참가한 베흐나흐 카센 교수를 22일 출국 직전 서교호텔에서 만나 유럽 재정위기와 유럽좌파에 대한 전망 등을 나누어 보았다. 시간과 까센 교수의 몸 상태가 안좋아서 대화의 시간이 짧았다. 다음의 만남에서 더 길고 깊은 대화의 시간을 약속할 수밖에 없었다.

인터뷰는 정종권 편집장이 맡았고 통역은 파리4대학에서 사회학을 전공하고 있고 코리아국제포럼에서 통역을 맡은 정새날씨가 도왔다. 사진과 정리는 장여진 기자가 맡았다. <편집자>

정종권: 까센 교수는 한국에서 아탁 창립자이자 대표로 알려졌다. ‘아탁(ATTAC)’이란 책도 한국에 번역되었고 읽었다. 아탁운동에서 제일 인상적이었던 것은 ‘토빈세’라는 구체적 매개를 통해 금융자본주의에 대한 비판과 대안 행동을 조직한 사회운동이라는 점과 지식인들이 주도적으로 진행한 대중적 시민교육운동이었다는 점이다.

98년 창립한 아탁이 올해 창립한 지 14년이 지났다. 프랑스에서 시작한 아탁운동이 유럽 각 나라에 만들어지고 세계 많은 나라에서도 조직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탁의 현황과 까센 교수의 역할은 무엇인지, 그리고 아탁 운동에 대한 평가를 듣고 싶다.

베흐나흐 까센 교수

까센: 아탁이라는 운동은 사실 프랑스의 진보적 잡지 ‘르몽드 디쁠로마띠끄’에서부터 시작했다. 토빈세를 대중적으로 제기한 것도 아탁인데, 토빈세는 노벨경제학상의 수상자였던 제임스 토빈 교수의 이름을 딴 것으로 투기자본과 외환거래에 세금을 물려서 이를 통제 제어하자는 것이다.

그래서 현재 토빈세 주장을 통해 토빈세와 그 유사한 정책이 입법화된 곳도 있고 그렇지 않은 곳에서도 투기자본에 세금을 부과되는 성과도 있었다. 이것은 실제로 국제자본에 유해한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가 처음에 1998년에 처음 만들었을때도, 토빈세를 만들었을 때도 그것은 실질적 의미보다는 상징적 의미가 더 크다는 이야기를 했다.

토빈세를 추구했기에 아탁이 만들어졌고 저는 초대 대표였다. 아래로부터 위에에서부터 조직화가 진행돼 50개여의 나라에 아탁이 만들어졌다. 그렇지만 아탁의 활동은 토빈세에만 한정되어있진 않다. 당시에 있었던 금융자본주의에 대한 문제제기와 비판의 여러 수단 중 한가지에 불과했던 것이고 그 활동만 있었던 건 아니다. 아탁은 금융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가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해부하고 비판하는 활동을 해왔다.

토빈세 운동 이후 아탁의 생각과 정신이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쳤고, G20이라든가 유럽의회 같은 정치적 조직이나 기관에서도 이 토빈세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 자신은 운동의 성공 자체에 의해 피해자가 된 역설적 상황에 처했다.

왜냐하면 (토빈세가) 14년전에는 새로운 생각이라고 해서 주장했던 건데 지금은 안타깝게 신자유주의 세력에게도 이용되고 있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아래로부터의 사상적 투쟁에서는 우리가 이겼다고 평가한다.

그래서 지금은 개념을 바꿔 생태에 초점을 두고 있다. 왜냐하면 생태적 위기가 다른 전반적인 위기를 불러일으키는 근본적 위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생태적인 것과 생태적인 논리 그리고 자본주의적 논리 사이에는 가장 큰 모순이 있다. 자본주의 논리가 무한한 이윤을 추구하지만, 물리적으로 천연자원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종권: 두번째 질문은, 글로벌 자본주의 위기를 보여주는 단초가 최근의 유럽경제 위기이다. 남부유럽으로 시작된 유럽 경제위기가 여전히 해결되고 있지 않다. 중심부 유럽과 주변부 유럽, 개별 국가별로는 자본까지도 갈등하고 이견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 독일이나 유럽 중앙은행같은 경우도 남부유럽에 대한 정책에서 강경한 구조조정을 강요하는 정책을 추진하다가 또 조금씩 그 기조가 바뀌는 것 같다.

유럽 경제위기의 현재 상태와 이후 전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더불어 더 크게 전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미국도 3차 양적완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그 구조적 위기가 해결될 것으로 예측되지는 않는다. 세계 자본주의 위기에 대한 전망을 어떻게 보나?

까센: 우리는 현재 자본주의 시스템 위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자본주의가 약화될꺼라고만 생각할 수는 없다. 이러한 위기를 통해서 자본주의가 더욱 발전해왔기 때문이다. 유럽 재정 위기라는것은 국가부채로 발생한 것인데 미국도 마찬가지이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위기라는 것은 사적인 부채와 공적인 부채 사이에서 생겨난 것이고, 미국이나 유럽을 포함한 모든 정부가 구조조정이라는 것에 매달려 모든 걸 잃어가고 있다. 그리고 그 부채의 부담을 시민들에게 떠넘기고 있다.

유럽위기에서 초점이 되는 것은 ‘유로’이다. 유로라는 단일화폐 때문에 발생한 부분이 많다. 그것은 상황과 조건이 전혀 다른 국가들이 단일화폐를 써야하기 때문이다.

전망은 전혀 좋지 못하다. 2주 또는 한달안에도 위기가 더 진전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유로존이 붕괴되거나 다른 식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결국은 자본의 정책이라는 것의 본질을 보면 긴축재정을 통해 사람들이 가진 것보다 더 많은 것을 흡수하고 착취하는 새로운 수단이라고 볼 수 있다. 이로 인해 실업이 발생한다. 문제는 결제활동은 줄어들고 조세도 줄어드는데 실제로 부채는 늘어나는 현상에 직면해있다는 것이다. 저는 실제로 이 부채 자체를 그냥 아예 없애버리는 것 외에는 다른 대책이 없다고 본다.

정종권: 현재 말씀하신 ‘유로’화폐의 구조적 문제는 국가간 재정통합은 이뤄지지 않았는데 화폐통합은 진행된 것의 구조적 모순에서 나오는 것 같다.

이를 단순화시키면 해법은 두가지인 것 같다. 화폐통합 이전의 단계로 다시 개별 국가의 홮례를 다시 부활시키든가 아니면 더 높은 단계의 재정통합으로 가야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이에 대한 생각과 의견은?

까센: 저는 단일화폐를 경제적 조건이 다른 상황에서 시행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유로를 시작한 것 자체가 오류였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사상적이고 이데올로기적인 화폐이기 때문이다. 저는 그렇기 때문에 조만간 단일화폐가 공동화폐로 바뀔 것으로 생각한다.

다시 설명하면 공동화폐라는 것은 지금처럼 유로가 될 수도 있고, 한 가지로 사용하는 것이지만 자국 화폐와 교환 가능한 형태일 것이다. 유로라는 것이 각국이 가지고 있는 화폐가치 가 각국별로 다르기 때문에 그 특성을 반영한 진정한 의미의 평등한 교환가치가 보장되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가정을 했을 때 유로가 아닌 다른 것이 등장하기 보다는 유로가 공동화폐가 될 수 있다. 그렇지만 저는 단일화폐 속에서는 유로위기가 절대 해결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유로 자체가 가지고 있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유럽의 지도자들도 유로라는 단일화폐 시스템에 대해 비판하진 않는다. 유로가 폭발하게 되면 유럽연합의 붕괴라고 말하지만 전 그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정종권: 까센은 지난 프랑스 대선에서 프랑스 좌파전선과 멜라숑 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알고 있다. 좌파전선과 멜라숑 후보는 프랑스 대선에서 11% 정도의 지지율을 얻었다. 그런데 프랑스만이 아니라 유럽 경제위기 상황에서 유럽의 급진좌파들이 상당히 약진하는 것 같다. 최근의 그리스의 시리자나 9월달에는 네덜란드 사회당 같은 경우 이전보다 지지율이 상당히 약진했다. 하지만 집권까지 예상했지만 막상 선거 결과는 기대보다 좀 떨어졌다. 유럽 경제위기에 대응하는 유럽좌파들의 연대와 소통은 어떻게 되고 있는지 궁금하다. 그리스 시리자의 경우 한국 좌파들에게도 상당한 관심 대상이었다.

까센: 우리가 좌파라고 이야기할 때는 사회민주주의는 포함하지 않는다. 프랑스 사회당 같은 경우는 포함하지 않는다.

정종권: 동의하고 이해한다. (웃음)

까센: 위기는 결국 극우파를 강성하게 만들었는데 특히나 프랑스가 그랬다. 유권자나 시민들이 사회경제적 상황 현실이 너무 힘드니 아예 극우나 좌파 등 둘 중 하나 고르는 현상이 발생한다.

프랑스 좌파전선의 멜랑숑 대선후보는 대선 1차 투표에서 11% 얻었고, 알고계시겠지만 좌파전선은 프랑스 공산당과 프랑스 좌파당으로 이루어졌다. 11%가 크지 않다고 볼 수도 있지만 우린 큰 성공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지난 대선만 하더라도 공산당이 단독으로 출마했을 때 2%도 얻지 못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유권자들 중 좌파전선을 지지할 수 있었던 사람들이 사회당을 뽑기도 했다. 우리는 이것을 ‘유용한 투표’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사르코지를 견제하는데 확실하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들의 ‘유용한 투표’가 없었다면 득표율은 13~15% 이상으로도 올라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유럽 차원에서는 그리스의 시리자가 27~28%를 얻었고 확실한 성공으로 평가한다.

근데 네덜란드 사회당의 경우는 15% 정도를 얻었지만 그 자체로 크게 평가하지 않는다. 문제는 상황 자체가 매우 안정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이것은 결국 우리가 하고 있는 것을 이데올로기 투쟁이라고 생각하는데 사민주의자들은 이전과 전혀 변화 없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고, 또 극우파가 있다. 좌파전선 입장에서는 극우파와 사민주의 둘 다에 반대하는 행동을 해야 했다.

정종권: ‘유용한 투표’라는 개념과 행위는 한국에서는 좌파를 성공하지 못하게 강한 제약요인이고 정치현상으로 20년 이상 작용하고 있다(소위 비판적 지지를 지칭하는 것). 물론 한국의 좌파는 유럽 좌파와는 달리 사민주의가 포함되는 경향을 의미한다.(웃음)

까센: 물론 프랑스 사회당도 자기들은 좌파라고 한다.

정종권: 네덜란드 사회당의 성과와 약진에 대해서 의미 부여가 소극적인 것은 조금 이해가 안된다. 그리스 등 남부유럽의 경제위기에 대해 구조조정과 긴축재정을 주도적으로 제기하는 나라가 독일과 네덜란드이다. 쉽게 말하자면 남부유럽의 인민들에게 긴축정책을 강요하는 가해자 국가의 정치세력으로서 네덜란드 사회당이 좌파로서의 정체성, 그런 의미에서 남부유럽에 대한 긴축정책을 비판하는 것은 의미가 있지 않나? 반면 그리스의 노동자들과 독일과 네덜란드의 노동자들, 긴축정책의 피해자 국가와 가해자 국가의 노동자들간에 연대와 연계가 되고 있느냐는 측면에서는 그렇게 긍정적인 것 같지는 않다. 그래서 네덜란드 사회당이 긴축정책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고, 그런 정치세력의 지지율이 약진하는 것은 유럽적 차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까센: 네덜란드 정부가 취한 입장을 보면 독일 등 국가와 다름없이 유로존 위기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남부유럽에서의 위기는 결국은 북부유럽, 서부유럽과 연관이 있는데 스페인, 포르투갈에서 보이는 모습도 여기서 문제가 있으면 그 영향력이 전 유럽으로 퍼져나갈 수밖에 없다. 이 과정들이 남부유럽의 위기에 대한 네덜란드 정부의 일부 정책 수정을 가져왔다. 오스트리아 같은 나라도 비슷하다. 하지만 당장 몇 주 안에 그것이 현실화될 것을 예견하기는 어렵다.

정종권: 이 질문을 왜 했냐고 하면, 까센이 예전에 한국 언론과 인터뷰하는 내용 중에서 ‘ 저항의 인터내셔널’을 만들어야 한다는 구절이 있었다. 세계사회포럼과 WTO에 반대하는 씨애틀 투쟁의 시기였던 것 같다. 그래서 현재와 같은 세계 자본주의의 위기 국면에서 개별적 저항과 비판을 넘어서고 유럽을 넘어서는 ‘저항의 인터내셔널’은 어떻게 가능하다고 보나.

까센: 오히려 국제적으로 큰 저항세력을 모으는 것은 훨씬 더 쉽다고 생각하는데, 2001년 브라질 포르투알레그레에서 세계사회포럼을 시작한 이래로 저항하는 많은 사람이 모여졌지만 각 국가별로 그 연대의 틀이 구성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정책은 각 국가적으로 진행될 수 밖에 없다. 투쟁도 국가적으로 있어야 하고. 그래서 제가 어렵게 보는 것은 국제적 저항 연대라 했을 투쟁전선끼리의 연대는 좀 어려운 것 같다. 그렇지만 천천히 좌파뿐만 아니라 좌파 성격을 뛰는 정당이나 노조 시민단체들, 비정규직들이 모아지는 흐름은 진행될 것이고, 그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10월에 유럽에서 뭔가를 크게 보여줄 것이라 생각한다.(그것이 무엇을 지칭하는 지는 확인하지 못했다-편집자)

정종권: 예전부터 한국에 몇 차례 왔던 것으로 알고 있고, 진보 행사 등에서 한국의 진보적 지식인이나 활동가들의 목소리를 들었을 것이다. 까센이 보았던 한국의 진보운동, 좌파운동에서 받았던 느낌, 인상 비평 등을 듣고 싶다. 내부자의 시각이 아닌 외부 진보 활동가의 입장에서 한국 진보운동의 모습을 객관화하고 싶은 맘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한국 진보운동은 사민주의를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포함하고 있다는 점도 알았을 것이고…

까센: 우선 답변하기 전에 한국에 왔을 때의 체류 기간이 길어야 5일인데, 또 한국에 대한 전문가가 아닌데도 구체적으로 평가하기는 좀 어렵다. 그래도 프랑스 좌파와 한국 좌파가 같은 내용을 말하고 있다는 것은 강하게 느꼈다. 저는 정치적으로 봤을 때 다른 아시아 나라보다는 유럽과 더 친근하다는걸 느꼈고, 또 중국이나 인도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와는 좀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한국의 좌파들과 이야기할 때는 사용하는 개념이나 사고방식이 유럽 좌파와 유사하다는 느낌을 받고 그래서 이해가 잘 된다. 저는 그래서 한국의 교훈이 유럽에 흥미있게 적용될 것이라 생각한다. 오늘 질문한 몇가지 내용도 구체적이고 잘 준비된 것을 보면 유럽 현실과 유럽 좌파에 대한 관심이 많다는 반증으로 보인다. 그만큼 유럽에서도 한국의 현실, 운동, 좌파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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