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가 외면하는 기독교 이야기
[서평]『교회에서 알려주지 않는 기독교 이야기』(김진호 외/ 자리)
    2012년 09월 16일 05:28 오후

Print Friendly

우리 학교는 선교사에 의해 기독교적인 이념을 바탕으로 세워진 학교다. 그래서 학교의 이념적 기반인 기독교를 이해하기 위해 채플과 ‘기독교의 이해’라는 수업을 들어야 한다. 최근 기독교의 이해 수업 중 교수님은 기독교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이나 종교수업에 대한 불만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에게 수업의 의의를 설명하셨다. 설명 중 대강 이런 요지의 말이 뇌리에 남았다.

“아마 여러분의 대다수는 기독교에 대한 지식이나 인상을 인터넷에서 흔히 보이는 소위 ‘개독교’를 비판하는 기사나 길가다가 본 ‘불신지옥 예수천국’을 외치는 모습 같은 것으로 익혔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상식의 세계일 뿐이다. 그 상식은 기독교의 본질이 아니며 우리는 이 수업에서 학문적으로 기독교를 배우게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상식을 이 수업 중에는 머릿속에서 배제시켜야 한다.”

이 글에서 이야기하려고 하는 책이 기독교를 학문적으로 분석하고 있었고 마침 읽고 있던 중이었기에 이 말이 좀 더 와 닿았다.

영화 ‘밀양’은 한국 기독교의 문제점과 우리가 겪은 한국 교회들에 대한 ‘상식’을 정확히 짚어낸다. 예를 들면 남편을 잃고 아들과 단둘이 남편의 고향에 이사 온 여자(이신애)에게 교회 집사인 약사의

“신애씨 같이 불행한 분들은 하나님의 사랑을 통해서 행복해질 수 있어요”

같은 오만하고 기만적인 동정이라든가 또 ‘상처받은 영혼을 위한 기도회’와 같이 단순히 신도들의 상처를 위로 하기 위한 기도가 아닌 신도들을 끌어 모으기 위한 기도회를 여는 등 사람들의 아픔을 착취하려는 추악한 모습 같은 것들이 있다. 과연 이런 행위들은 진실로 종교적이라 할 수 있는 것인가. 이미 대다수의 비기독교인 사람들에게 대다수의 교회는 돈을 위한 사업체로 인식되고 있음은 진부한 사실이다. ‘밀양’에서 볼 수 있는 그들은 기업이 이용하는 ‘필요’나 ‘욕망’ 대신 ‘불안’이나 ‘슬픔’을 착취하고 사람들을 현혹시킨다.

또한 유일신 신앙이 가진 배타성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것도 현재의 한국 기독교의 모습이다. 불상에 대한 테러가 가장 극단적인 예라고 들 수 있겠다. 타종교에 대한 배타성 말고도 이단이라 규정되는 다른 기독교에 대한 태도도 마찬가지이다.

이 책에 따르면 ‘정통’이 세워지고 나서 여러 갈래로 ‘이단’들이 퍼져나간 것이 아니라 여러 ‘정통’들 중에 세력이 미약해져 역사의 중심에서 밀려난 계파가 ‘이단’으로 쇠퇴한 것이다. 이런 사실에 의하면 단지 ‘다를’ 뿐이지 ‘틀린’ 것이 아니다. 소위 이단들은 틀린 것이 아니라 성서에 대해 다른 해석을 가지고 있을 뿐인 것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정통’ 기독교인들과 일반인들의 태도는 여전히 폐쇄적이다.

책은 다수의 저자가 파트 별로 다른 주제로 파트를 분담해서 글을 쓴 형식으로 되어있다. 그리고 각 파트 별로 위에서 말한 기독교 정신의 왜곡이 어떻게 생겼는지 뿐만 아니라 기독교 정신의 본질적 측면을 강조하고 그 정신이 현대 사회에서 가지는 의의가 무엇인지 학문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위에서 말했듯이 개인적인 계기로 인해 생긴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 인식 때문에 기독교에 대해 무조건적으로 나쁘게 생각하는 버릇이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종교’에 대한 관심이 늘었고, 내가 가진 ‘상식’이 아닌 ‘학문’적으로 기독교를 바라보는 데에도 흥미가 생겼다. 그리고 ‘밀양’을 통해 얘기했던 기독교 정신의 왜곡은 어디서부터 오는 것인지 더 생각해 보게 되었다.

“열심히 교회 다니면 자본주의적 성공을 얻는다는 이야기를 담은 책들이 평신도들의 베스트셀러인 현실에서 이 책이 과연 얼마나 많은 평신도들에게 읽힐까?”라고 이 책의 추천사에도 나왔듯이 이 책이 많이 읽힐지는 미지수이다.

비단 기독교 주제의 책들뿐만 아니라 다른 주제에서도 왜곡된 이야기를 담은 책들이 많다. 그래서 조용히 자신의 자리에서 학문적인 자세로 자신의 소신을 밝히는 이런 책들은 충분히 세상 밖으로 나올 가치가 있고, 다른 허황된 이야기를 담은 책들 속에서 더 값지고 빛난다.

필자소개
학생. 연세대 노수석생활도서관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