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영 “대선 독자후보, 민중세력 재결집해야”
    [인터뷰] 대장암 투병 중인 이재영 전 진보신당 정책위의장
        2012년 05월 23일 12:4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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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영 전 진보신당 정책위의장은 진보정당의 ‘정책통’으로 20여년을 넘게 살았다. 현 시대 화두가 된 복지정책은 물론 대형마트 규제, 상가 및 주택 임대차 보호법, 복지확대를 위한 조세개혁,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등 서민생활 안정을 위한 다양한 정책들을 만들고 다듬었다.

    진보정당추진위원회로 부터 국민승리21, 민주노동당 그리고 진보신당에 이르면서 보수언론으로 부터도 칭찬받았던 정책실을 이끌어왔던 그가, 지금 아프다. 이재영 전 정책위의장은 현재 암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지난해 병원에서 대장암 진단을 받은 이후 한 차례 수술을 받았지만 암은 복막으로 전이되었고 복막에 퍼진 암들은 더 커졌고, 급기야 복수가 차올랐다.

    암이 발견되면서 그는 진보신당 정책위의장 직을 사임했고 지금은 치료에 전념하고 있다. 그런 그를 진보정당 관계자들과 지지자들은 그리워하고 있다. 특히 진보대통합을 거치며 노동과 민중이 소외되고, 최근 통합진보당 경선 부정 사태가 벌어지고 진보정치의 본령은 정파 뒤에 숨겨지면서 그들의 공허함은 커져가고 그럴수록 이재영 전 의장의 빈자리는 더 커진다.

    21일 오후 홍대에서 만난 이재영 전 의장은 치료를 위해 가능한 수단을 모두 사용하고 있었다. 어떻게든 반드시 암을 이겨낸다는 의지가 있다. 상태는 점점 악화되고 있지만 주변 사람들이 그의 완쾌를 믿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통합진보-진보신당 재합당 후 대선 독자노선 가야

    그는 1시간여에 걸친 진보정당 문제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비판하고 해법을 내놓았다. 민중을 향해 나가는 진보정당의 본령을 회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의 통합진보당에 대해 “진보정당의 장점이 도덕적 우위”라며 “대중들은 그동안 ‘너희의 뜻이 좋고 말은 맞지만 힘이 없으니 다음에 찍어줄게’였는데 그 앞의 전제가 부서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은 과거 한나라당이나 자민련 같은 세력이 지금과 같은 사태를 일으키면 ‘그들은 원래 그래’ 했겠지만 통합진보당이면 ‘이놈들도 그러는구나’로 인식되는 것”이라며 “도덕적 우위가 날아가 버린 것이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이름과 컬러, 테두리로 재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전 의장의 구상은 ‘총선용 연합정당’ 형태였던 통합진보당의 조직적 반성과 진보신당과의 합당을 통한 민중정당화다. 그는 “경기동부와 같은 행태를 하는 집단이 경기동부뿐 아니라 다른 NL(민족해방)이나 PD(민중민주)세력에도 있어왔다”며 “하지만 구 당권파와의 절연은 과거 그와 같은 행동에 대한 반성의 상징성을 갖는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선 독자세력화에 대한 공감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의장은 “합당 후 독자적 대선 후보로 가면 노동운동 좌파세력도 결합할 것”이라며 “2008년 분당 이후 진보신당에 참여하지 않은 좌파세력과 애초 민주노동당에 참여하지 않은 더 왼쪽의 세력도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물론 그 뿐 아니라 속칭 운동권이 민중세력이었던가에 대한 반성과 노력이 있어야 한다”며 “노조는 중상층이고, 당은 인텔리이며, 그들의 소득과 사회적 관계망, 의식은 이미 민중에서 벗어나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의장은 “한 달에 100만원 받는 식당아줌마, 캐시어, 학습지  선생님, 비정규직, 외국인 노동자는 전노협 당시 조합원보다 수도 많고 대한민국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크면서 더 열악하고 소외되고 배제되어 있다”며 “민중세력에 접근하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지 않는 진보정당은 급진적 중산층 정당이나 과격한 민족주의 정당”이라고 말했다.

    * 이 기사는 <미디어오늘>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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