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파업 노동자는 출입 금지?
    2012년 09월 14일 06:4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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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사무처가 박원석(무소속)의원이 초청한 보건의료노조 조합원들의 국회 본청 출입을 막다가 더 나가 국회 경내 출입 자체를 막아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1일(화) 박원석 의원은 현재 파업 중인 보건의료노조 소속 조합원들을 본청에 초청하겠다는 내용을 국회 사무처에 통보했는데 방문 당일인 14일 오늘 돌연 본청 출입을 허가할 수 없다는 통보를 했다. 나아가 국회 경내 출입 자체를 막았다. 조합원들이 집단 출입할 경우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였다.

이에 박 의원은 “방문 목적은 그 어떤 형태의 집단행동을 위해서도 아니다”라며 “다양한 파업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국회를 관람하고 의정활동을 알리고자 하는 목적이었고 그 내용을 충실히 알리고 이해를 구했다”고 밝혔다.

또한 박 의원은 “하지만 국회 사무처는 영등포 경찰서에 공문을 통해 조합원들의 국회 경내 출입을 차단해달라고 했다”며 “정상적 의정활동이기에 방문자들의 출입을 허가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윤원중 국회 사무총장이 관련 실무부서에 지시하겠다고 했지만 1시간이 지나서도 실무부서는 같은 이유로 출입을 허가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고 설명했다.

정진후 의원도 “국회 사무처가 보인 행태는 노동자에 대한 시각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라며 “만약 우려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저와 박 의원이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했는데도 의원의 의정활동을 방해한 것은 묵과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오늘 방문하기로 했던 보건의료노조 이대목동병원 지부 유미경 지부장 또한 “노동자라는 것, 노동조합을 만들었다는 이유만으로 죄인 취급당하고 내쫓기고 죽어나가는 이 땅의 현실은 반드시 시정되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윤원중 사무총장 “실무자들이 반대해 어쩔 수 없어”

오후 4시경 박원석, 정진후 의원과 면담을 진행한 윤원중 사무총장의 변명은 궁색했다. 함께 자리에 배석한 한 관계자에 따르면 “사무총장이 결국 사과하기는 했지만 실무자들의 반대가 심해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라고 전했다.

국회 사무처 내 홍보기획과와 경호과에서 “과거 의원들이 책임지겠다고 약속했지만 번번히 집단 행동을 벌어졌기에 이번에도 그럴 것”이라며 사무총장을 설득했다고 한다.

또한 중간에 입장이 곤란해진 사무총장에게 해당 부서 실무자들이 “직접 설득할테니 가만히 계시라”고 해 어쩔 수 없었다며 사과했다.

다른 한편 국회 경내 진입을 막아야 한다는 최초 의견을 영등포 경찰서 정보과 형사들이 제공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해당 형사들이 부정하고 있다.

국회는 누구에게나 개방된 공간이고 또 그래야만 하는 공간

국회는 국민 누구에게나 개방되어 있는 공간으로 건물이 아닌 경내 진입은 누구라도 입장할 수 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가끔 관광의 목적으로 방문하기도 한다.

그런데도 단지 파업중인 노동자라는 이유로 진입을 차단시키는 것은 과도한 조치가 아닐 수 없다.

박원석 의원도 이같은 국회 사무처의 조치에 대해 “헌법상 보장된 정당한 노동기본권에 대한 뚜렷한 차별이자 누구에게나 개방된 국회 출입을 파업 중이라는 이유로 가로막은 것은 과도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설사 그들이 집단행동을 벌인다 하더라도 그것에 상응하는 법적 책임을 부과하면 되는 것이지 그럴 위험성이 있다는 이유로 출입을 봉쇄하는 것은 경찰국가의 행태에 다름아니다.

특히나 입법을 책임지는 국회라면 파업 중인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여 하는 것이 아닐까.

물론 실무자 입장에서 사전에 이를 차단하지 못해 불상사(?)가 벌어질 경우 본인에게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은 이해할 수 있지만, 관련 규정이나 사무처 내 규칙을 보완해 어떠한 조건에 처해진 자라도 경내 진입을 전면 개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필자소개
장여진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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