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인력퇴출프로그램(CP) 실체 폭로
본사 인재경영실 근무자 직접 밝혀
명퇴 거부자, 민주노조 활동가 등 퇴출 위해 조직적 추진
    2012년 09월 12일 02:5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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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4월 KT 충북본부에서 근무했던 반기룡씨에 의해 세상에 알려진 KT의 ‘부진 인력 퇴출 프로그램(CP)’의 실체가 이번엔 본사 인재경영실에서 근무했던 박찬성씨에 의해 밝혀져 그 사실에 더욱 힘을 보태게 됐다.

이른바 ‘살생부’로 불리던 해당 프로그램은 인건비를 낮추기 위해 명예퇴직 거부자나 노동조합 활동가 등을 명단으로 작성해 해당 소속 지역에서 그들을 퇴사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지침까지 적시되어 있던 반노동적이고 반인권적인 프로그램이었다.

114상담원을 혼자 전신주 타게 한 후 실적 부진 이유로 퇴출

본사에서 지사로 다시 지역본부로 하달된 CP 프로그램을 통해 직접 직원들을 퇴출하거나 감시해야 하는 역할을 하게된 반씨는 CP프로그램에 ‘퇴출 구실’도 자세히 적혀있다고 밝혔었다.

그는 “퇴출 구실을 만들기 위해 실적 평가가 용이한 단독업무를 부여하는데 실적이 부진하다는 구실을 만들기 위해 일부러 생소한 업무를 부여한 다음 실적이 저조하다는 자술서를 작성하게 하고, 그것을 들어 경고장을 발부하는 것을 무한 반복하면서 사퇴를 권고하고, 그래도 퇴사하지 않으면 그간 축적된 실적 부진 경고장 등을 근거로 해고하도록 되어 있었다”고 밝혔다.

예컨대 114 상담사인 여성들에게 혼자 전신주에 올라가 전화나 인터넷을 개통하도록 하는 업무를 부여한 것이다. 반대로 기술직인 남성을 KT 계열사인 콜센터로 발령을 보내는 등 본인이 습득한 기술과 경험에 전혀 무관한 업무에 배치한 것이다.

하지만 KT측은 여러 증언에도 불구하고 CP프로그램의 실체가 없으며 지역 차원에서 이루어졌던 것이라며 사전에 조직적으로 기획된 것이 아니라고 부인해왔다.

면담 거부자는 징계, 체임, 직위 미부여 등을 통해 반드시 퇴출하라고 명시

그런데 12일 오전 국회에서 KT 본사 인재경영실에서 근무해 해당 프로그램 실행 업무를 담당했고 최근 내부비리를 고발한 이유로 해고당한 박찬성씨가 CP프로그램이 지역 차원이 아닌 본사 차원에서 극비로 진행된 것이라고 폭로했다.

박찬성씨에 의하면 KT는 2005년 기회조정실 인력기회업무를 통해 매출액 대비 19%대로 인건비를 유지하는 ‘중기 인적자원관리계획’을 수립했다.

핵심 내용은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중기적정인력규모를 산정해 적정인력 규모 대비 초과인력에 대한 퇴출인력규모를 산정, 인재경영실에서 이를 실행하는 것이다.

KT의 <중기 인적자원 관리계획> 문서 중의 한 부분

박찬성씨는 당시 CP프로그램에 대해 “퇴출인력은 인건비 19%선을 유지하기 위해 2007년까지 1,470명을 퇴출시켜야 적정인력인 36,600명을 유지할 수 있다는 내용이며, 퇴출 대상은 명예퇴직 거부자, 직위 미부여자, D고과자, 해사행위자(민주동지회) 등 부진인력을 분류 관리하는 기획안”이라고 설명했다.

KT노동인권센터에서 공개한 84페이지 분량의 계획안을 살펴보면 퇴출 계획에 “면담 및 퇴직 거부자는 징계, 체임, 직위 미부여 등을 통해 반드시 퇴출”해야 한다고 명시되어있다.

또한 박씨는 “인재경영실에서는 퇴출프로그램의 가동이 불법적인 것을 인지하고 있어 관련 담당자 이외에는 극비에 추진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박씨에 따르면 KT는 보완을 위해 본사에서 지역본부로 직접 찾아가 목표인력을 보여주고 지역 본부별 부진인력을 선별해 본사에서 전체를 관리하는 방식으로 추진했다. 또한 감시관리 행위 자체가 근로기준법 위반이라는 것을 알고 법률적 검토도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박씨는 “저는 2006년부터 2007년까지 인재경영실 보수기획업무를 담당하며 인건비를 최대한 축소하는 업무특성에 맞게 전체 인건비를 유지 및 감소하는 기획업무를 담당했고, 추후 시행단계에서 많은 선배 및 동료등이 압박을 받고 퇴사했다는 이야기에 죄책감이 들어 2007년 인재경영실에서 기업고객부문으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KT가 본사 차원의 CP관리는 없고 지역단위 일부에서 시행했다는 주장을 접하면서 진실을 은폐할 수 없었고, 비록 지시에 의해서이지만 저로 인해 고통받았던 분들에게 속죄하고 싶은 마음과 아직도 해당인력을 따로 관리해 감시, 소외시키는 만행이 시행되고 있어 이 같은 사실을 폭로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박청선씨는 낙하산으로 영입된 김홍진 부사장이 1.4조원 규모의 말레이시아 철도통신사업을 친구 회사를 통해 사업을 가로채려 했던 것을 고발했는데 되려 KT 윤리실에서 박씨의 휴대폰과 아이튠즈 등을 해킹하고 심지어 아들의 휴대폰도 해킹을 시도했다고 폭로했다.

특히 그는 KT가 민주동지회와 KT새노조에 대한 감시를 했던 ‘녹취’기록을 확보하고 있고 곧 공개 예정이라고 밝혀 2차 파동이 예상된다.

필자소개
장여진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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