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눈치에 투표 못하는 비정규직
이게 무슨 민주주의 사회인가?
    2012년 09월 11일 04:2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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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이 대통령 선거를 99일 앞두고 비정규직 등 수백만 노동자들 참정권을 회복해 대선 판세를 가르자며 99%를 위한 민주노총 대선투쟁 계획을 발표했다.

▲ 민주노총은 11일 오전 ‘대선 D-99일, 민주노총 99%의 대선투쟁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참정권을 되찾기 위한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민주노총의 하반기 대중행동 세부계획도 발표했다.ⓒ정기훈

민주노총은 11일 오전 11시 서울 정동 민주노총 13층 대회의실에서 ‘대선 D-99일, 민주노총 99%의 대선투쟁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회견에서는 투표권을 봉쇄당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참정권을 되찾기 위한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비정규직 촛불행진을 비롯해 민주노총이 하반기에 펼칠 대중행동 세부계획도 발표했다.

김영훈 위원장은 회견 여는 말을 통해 “1% 가진 자들이 아닌 99% 미조직 비정규 노동자들의 실질적 참정권을 확보하기 위한 투쟁은 조직노동자의 대표체인 민주노총의 역사적 책무”라면서 “비정규직에 의한 비정규직을 위한 비정규직 정권을 만드는 첫 시도로서 민주노총은 이번 대선에서 120년 전 노동선배들이 피로 쟁취한 투표권을 온전히 비정규 미조직 저임금 노동자들에게 되찾아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주요 언론들 정치면을 대선후보들이 차지하는데 선거가 후보와 유권자의 만남이라면 후보동정만이 아니라 유권자의 동정, 유권자의 일거수 일투족, 유권자의 하루하루의 삶도 중요하다”고 말하고 “갈수록 투표율이 떨어지고 지난 총선에서는 50%를 겨우 넘겼는데 대의민주주의 직접민주주의가 무너졌다”고 토로했다.

위원장은 “언론들은 젊은층이 정치에 무관심하다고 하지만, 오히려 젊은층은 정치에 관심 많고 정치가 바뀌어야 내 삶이 바뀐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지만 비정규직노동자들을 비롯해 수많은 사람들이 제도정치에서 배제됐고, 타워팰리스가 가장 높은 투표율을 차지한다”면서 “현행법 상 참정권을 보장하지 않는 사업주를 처벌할 수 있지만 그러려면 투표를 하지 못한 당사자가 사후에 사업주를 고발해야 비로소 수사에 착수케 돼 있어 투표용지 한 장을 직장과 맞바꿔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영훈 위원장은 대학생들이 부재자 투표소를 설치하는데 따른 제약과 어려움, 5년에 한 번 있는 대통령 선거에서 비정규직 노동자가 투표하려면 자신의 고용을 걸어야 하는 문제를 지적하고 “18대 대선은 소외된 자들의 축제가 돼야 하며, 그들을 위한 정부를 세우는 장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민주노총을 두고 자신들 이익만 챙긴다며 악의적으로 비난하고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광폭행보를 한다며 다니는데 이것(비정규직노동자 참정권보장)부터 하라”고 말한 위원장은 “절대다수 미조직 노동자들 참정권을 보장하기 위한 운동은 우리가 아닌 정부 여당이 해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정의헌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비정규투쟁본부장)은 “대선은 10여 년 간 누적된 비정규직 문제를 전체 국민과 함께 할 절호의 기회”라면서 “민주노총은 대선까지 집중투쟁을 벌여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자기 부문의 요구를 주장하고 비정규직 없는 일터, 비정규직 없는 사회를 만드는데 앞장서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성윤 민주노총 새정치특위 운영위원장(부위원장)은 “민주노총은 오늘 새정치특위 운영위, 내일 상집, 14일 중집, 19일 중앙위를 거쳐 26일 대대에서 2012년 민주노총 대선방침을 최종 확정한다”고 전하고 “10여 년 넘는 노동자정치세력화 관련해 하반기 내내 조합원들은 현장토론을 벌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서비스유통부문 노동자들의 실례를 들어 대한민국 성인국민 누구에게나 국회의원과 대통령을 뽑는 1인 1표의 권리가 부여된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민간부문 서비스 대형유통매장, 백화점, 할인점, 골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투표일에도 정상 출근해서 일해야 한다”고 말한 강 위원장은 “우리 연맹은 대선 당일 모든 사업장이 관공서, 공기업, 대기업처럼 강제휴무를 해야 전 국민의 온전한 한 표 행사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남신 한국비정규센터 소장은 “중앙선관위 위탁을 받아 한국정치학회와 함께 비정규 노동자 84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64% 이상이 투표행위 자체가 원천봉쇄됐다고 했고, 선거일 투표시간이 입법으로 보장됐지만 유급휴무나 휴업해야 한다는 것을 모르거나 보장받지 못하는 곳이 대부분이었다”고 말하고 “일자리가 불안정하고 이직과 전직이 많고 사는곳과 일하는 곳이 다른 경우도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투표할 수 있도록 투표시간을 늘리고 주민등록을 기준으로 시군구 지역 어디서나 투표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18대 대선은 소외된 자들의 축제가 돼야 하며, 그들을 위한 정부를 세우는 장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기훈

김영훈 위원장은 기자회견문 낭독을 통해 “민주노총의 노동자 참정권 운동은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1조를 실현해, 1%가 독점해 온 정치를 국민에게 돌려주는 운동이며, 비정규직 등 노동자를 배제한 기만적 경제민주화를 바로잡는 운동”이라면서 “이로써 18대 대선은 비정규직 양산세력과 비정규직 철폐세력의 대결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120여 년 전 세계노동자들이 노동시간 단축과 보통선거권 보장을 요구하며 투쟁했지만 불행하게도 지금 우리 요구 역시 다를 바 없다”고 말하고 “한국은 OECD 가입국 중 최장 노동시간에 시달리고, 절반 가까운 국민이 투표하지 못하거나 포기하며, 그 가운데 비정규직 참정권 박탈은 가장 심각하다”면서 “이를 도외시하는 한 어떤 정권도 정당할 수 없고, 양극화 해소와 경제민주화를 논할 자격이 없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은 상반기에 비정규직 철폐를 내걸고 총파업에 나섰으며, 하반기에는 ‘비정규직 없는 사회만들기 1천만 선언운동’을 핵심사업으로 추진한다. 오는 10월27일부터는 비정규직 철폐를 위한 10만 촛불행진을 준비한다. 민주노총은 투표행위를 넘어 직접 대중행동을 실천해 대선에서 비정규직 철폐 요구를 관철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노총은 이날 회견에서 2010년 일반유권자 기권사유(국회입법조사처)와 비정규노동자 기권사유(중앙선관위-한국정치학회), 민주노총 18대 대선 비정규노동자 참정권 보장 사업, 19대 총선 당시 민주노총에 제보된 노동자참정권 박탈사례 일부, ‘우리나라 비정규직근로자 투표참여 실태조사에 관한 연구’ 등 자료를 배포해 한국사회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참정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을 설명했다.

역대 대선 투표율과 비정규직 규모 비교.

 기사 제휴 =<노동과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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