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 빗물세 논란
    전형적 계몽주의적 사고방식이라는 비판 많아
        2012년 09월 06일 01:5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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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가 어제(5일)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린 ‘서울시 빗물세 도입을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빗물세를 도입하겠다고 나서자 시민단체와 진보신당에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빗물세란 빗물이 땅으로 흡수되지 못해 저지대가 침수되는 피해를 줄이기 위해 지표면으로 비가 흡수되지 않는 불투수 면적에 비례해 세금을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은 지난 수십년간 잘못된 도심 개발로 시민들이 침수피해를 당했는데도 이에 대한 부담을 시민들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녹색미래의 이정수 사무총장은 “시민이 빗물에 대해 사회적 책임을 가지는 것은 동의하지만 빗물세가 적합한 방법은 아니다”라며 “실제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여지가 있는지 검토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 조세개혁센터도 빗물세를 논의해볼 필요는 있지만 세금을 도입할 때 주로 어떤 계층과 지역이 납부하게 되는지를 명확히 해 서민에게 추가 부담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이에 박원순 시장이 직접 나서 6일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새로운 세금이 아니다”라며 진화에 나섰다. 그저 논의를 시작하는 단계라는 것.

    그러나 진보신당 서울시당은 6일 논평을 통해 “빗물세 목적과 관련해 서울시는 빗물 자원의 활용이라는 측면에서 언급하고 있지만 사실상 수방대책의 일환 아닌가 싶다”며 “이미 많은 곳에서 지적하고 있듯이 서울이 빗물을 가두는 거대한 저수조가 된 것은 서울시의 잘못된 도시정책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진보신당 서울시당은 “통계에 따르면 서울시의 불투수율은 1972년 18.4%였으나 2010년 47.8%에 달한다”며 “이를 서울시내 산림을 제외하고 추산한다면 85%가 불투수율 면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온갖 지하 시설물을 허가하면서 사실상 물순환 생태계를 망친 것은 모두 인허가권을 가지고 있는 서울시의 책임”이라며 “그런데 빗물세 논의에서 이런 서울시의 책임이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빗물세 도입과 관련한 논의 방식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진보신당 서울시당은 “박원순 시장은 기존의 하수도 요금을 오수와 우수로 구분하여 징수하는 것에 불과하며 이렇게 징수하면 시민들이 빗물의 소중함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며 “시장이 보기에 서울시민은 회초리로 맞아가며 배워야 하는 학생 정도로 보이는가”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이러한 인식은 행정이 시민들보다 앞서 나가고 있다는 전형적인 계몽주의적 사고방식에서나 가능”하다며 “빗물세를 거둬들여 시민을 계몽하겠다고 나서다니 적반하장도 유분수”라고 꼬집었다.

    마지막으로 진보신당 서울시당은 “기본적으로 물이 스며들 수 있는 도시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빗물에 대한 대책은 수방대책의 일환이 아닌 서울의 체질 개선이라는 방향으로 종합적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제시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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