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병순에 점령된 KBS, 어떻게 변하고 있나
    By mywank
        2008년 10월 01일 12:14 오후

    Print Friendly

    “지금까지 대내외적으로 비판받아 온 프로그램,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도 변화하지 않은 프로그램은 존폐를 진지하게 검토 하겠습니다”

    “KBS에 ‘경쟁시스템’을 도입해 어디보다 강한 조직으로 바꾸어 가겠습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면 뼈를 깎는 고통분담도 마다하지 않겠습니다”

    지난 8월 27일 KBS 이병순 사장이 취임식에서 남긴 말이다. 첫 출근 때부터 이 사장은 프로그램 및 조직 개편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혀왔다.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 KBS에는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을까. 

    우선 이병순 사장은 취임직후인 지난 9월 1일 김성묵 전 KBS 연수팀장과 류광호 KBS 비즈니스 이사를 부사장에 내정하며, 프로그램 및 조직 개편을 진두지휘할 사령관들을 자리에 앉히게 된다.

    이에 대해 KBS 사원행동은 이날 특보를 통해 “김성묵 씨는 구시대의 유물이 되어버린 이른바 ‘숙제검사’로 악명을 떨쳤던 인물”이라며 “다시 권위를 빙자해 제작현장의 자율성을 억압하고, 기계적 중립을 최우선의 가치로 삼으려고 할 것”이라며 부사장 인사를 비판했다.

    사원행동은 이어 "류광호 씨는 환경직 아웃소싱에 앞장서 가장 먼저 피를 묻혔던 인물"이라며 "이후 그는 공을 인정받아 ‘노무주간’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노조를 무력화하고 노사간의 갈등의 골을 더 깊게 패이게 만든 구조조정 전문가“라고 지적했다.

    이후 KBS의 보도, 시사 프로그램 제작에 대한 사측과 정부의 개입이 KBS 구성원들을 통해 밝혀지기 시작했다. 먼저 이병순 사장이 취임한지 1주일이 지난, 9월 3일에 열린 ‘사원행동 전국총회’에서였다.

    당시 사원들은 “청와대가 ‘대통령과의 대화’ 장미란, 이용대 선수를 출연시키고, 질문자로 촛불진압 전경을 나오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젊은 기자들이 벌인 ‘관제사장 거부’ 집회 취재테이프가 데스크의 승인이 계속 나지 않아 방송되지 못하고 있다”며 항의했다.

    또 다음 날인 4일 보수단체들로부터 폐지 압력 및 비판을 받아온 KBS의 권력감시 프로그램들과 ‘뉴스 9’에 대한 사측의 노골적인 개입의지가 사원행동 특보를 통해 밝혀지기도 했다.

    사원행동은 특보에서 “전날 방송의 날 기념식에서 권혁부 KBS 이사가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에게 ‘새 사장 바뀌고 KBS가 매우 중요해졌다. 내가 이병순 사장을 불러다 ‘뉴스 9’ 리포트가 중요하다고 얘기했다. 여기서 밀리면 안 된다’는 발언을 했다”고 폭로했다.

    사원행동은 이어 “또 권 이사가 이병순 사장에게 ‘MB가 대선후보 시절 때 ‘시사투나잇’에서 계속 비판해가지고 캠프에서 이걸 가지고 논의했다. ‘시사투나잇’을 정리해야 된다’고 발언했다”고 밝혔다.

    이후 발언의 당사자인 권혁부 이사는 ‘미디어오늘’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해당발언을 한 적이 없다. 법적소송을 제기할 것”이라며 이를 부인했다. 하지만 ‘시사투나잇’ 등 권력감시 프로그램에 대한 개편논의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지난 25일자 <한겨레>는 “회사의 방침은 ‘시사투나잇’ 폐지 쪽이다. 편성본부의 안이 폐지로 모아지고 있다’는 최종을 KBS 편성본부장과 만난 김덕재 KBS PD협회장의 말을 보도했다.

    이어 “‘미디어포커스’도 명칭을 ‘언론비평’(가제)으로 바꾸고 방송시간을 토요일 밤 9시 40분에서 금요일밤 11시 30분으로 변경하는 안을 담은 1차 개편안을 PD협회 측에 통보했으며 ‘시사기획 쌈’을 보다 연성화 시키는 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KBS PD협회, 기자협회 소속 직원들의 피켓시위가 이어지고 논란이 커지자, KBS 편성본부장은 지난 26일 “(가을)개편안에 대해 원점에서 다시 논의 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한 발 물러나는 모습을 보였다.

    이와 함께 사측은 ‘조직 개편’을 명목으로 그동안 ‘관제사장 거부투쟁’을 벌여온 KBS 사원행동 소속 직원들에 대한 대대적인 ‘보복 인사’도 단행했다.

    KBS는 지난 17일 밤 9시 54분경 사내게시판인 ‘코비스(KOBIS)’ 공지란을 통해, 평직원 인사 대상자를 기습적으로 발표했다. 특히 인사 대상자 95명중 47명이 사원행동 소속 직원들이라 논란은 커졌다.

    대표적으로 KBS 사원행동 양승동 공동대표는 TV제작본부 스페셜팀에서 심의실로, 미국산 쇠고기 문제를 다뤄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던 이강택 PD는 같은 부서에서 인적자원센터 연수팀으로, KBS 노조위원장과 전국언론노조 부위원장 출신인 현상윤 PD도 TV제작본부 환경정보팀에서 시청자센터로 발령이 났다.

    특히 ‘보도본부 탐사보도팀’의 경우 팀장부터 기자까지 팀원의 절반이상이 다른 부서로 이동시키는 등 사실상의 해체 수준의 인사가 단행되었다. 이에 대해 사원행동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는 시사, 보도 프로그램의 날을 무디게 하고 힘을 빼기 위한 조치”라고 비판했다.

    한편, 당시 인사조치로 부산방송총국으로 자리를 이동했던 김용진 전 탐사보도 팀장은 지난 26일 다시 울산방송총국으로 전보조치 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KBS 노조 부산지부는 성명을 내고 “보복 인사로 유배 되다시피 한 직원을 다시 인접국으로 내팽개친 것은 관을 파내 다시 시체의 목을 자르는 ‘부관참시(剖棺斬屍) 인사’로 그 시점과 의도가 불순하다”고 비판했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