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토건자본주의 십장 대통령
    2008년 09월 26일 04:1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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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이 바뀔 때마다 항상 거대한 국가건설 프로젝트를 경험했다. 핵발전소를 지어야 하고, 댐도 건설해야 하며, 경제적 가치로도 훨씬 이익인 갯벌을 불도저로 메워야 한다. 과거 정권의 추억이 이런 대형 건설프로젝트로 남아 있다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마치 로마황제의 후예들인 양 사회인프라 확충이라는 명분으로 무조건 건설하고 있는 것이다.

   
  ▲ 지난 4월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 은평구 은평뉴타운 건설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노숙자들을 격려한 후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청와대)
 

그러나 한국의 토건 자본주의세력 및 그들을 대변하는 정치인들은 국민 세금을 그들에게 헌납하고 있을 뿐이다. 한 가지 밝혀둘 건 로마황제는 자신의 재산을 공익을 위해 헌납했다는 사실이다. 대형 건설공사를 날림한다고 노블리스 오블리제 정신이 구현되지는 않는다.

일상으로 침투한 토건자본의 정신

일상에서도 토건자본의 정신이 구축한 편의 시설을 만끽하고 있다. 지방자치제도 도입 이후, 차가 거의 없는 지방 4차선 도로를 유유히 달릴 수 있고, 광역시 청사보다 드넓은 신축 구청사나 군청사를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미래의 항공 수요를 미리 예견하여 많은 공항을 건설한 덕에 영화 ‘제 5원소’에서나 봤던 4~5인용 자가용 비행기만 출시되기를 기다리면 된다.

어느덧 토건자본의 정신은 우리의 정신세계에도 스며들었다. 아버지가 주식에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사이 어머니는 아이들의 교육 외에도 부동산 투기에 열중하도록 만들었다. 집을 살 수 없는 사람들은 매일매일 오르는 아파트 값에 절망하고 간혹 지름신의 강림이라는 쾌락으로 이를 잊는다.

이걸로도 부족하면 로또나 주식투자의 재미에 빠져들면 된다. 가끔은 바다이야기라는 넓은 대양에 나가 고래를 잡으면서 여가를 즐기면 된다. 경마, 경륜, 경정 등의 스포츠?도 있으니 전혀 지루하지 않다. 전혀 심심할 틈을 주지 않는다.

대한민국, 토건자본의 왕국 그리고 그들의 숙명

이렇듯 한국은 토건자본주의 세력의 이상은 한국 사회를 대개조하여 그들을 위한 천년 왕국을 건설하는 것이다. 토건자본주의 구현자들인 건설사들, 토지 또는 건물소유자들, 부동산 중개업자와 임대업자들, 그리고 거기에 기댄 정치세력들, 즉 시멘트라는 양식을 삽으로 퍼드시는 세력은 이러한 구조에 기대어 하루하루 먹고 살 것을 걱정해야하는 일용직 및 투기로 인한 재산 증대를 바라는 소시민의 욕망과 버무려져 엄청난 정치적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우석훈 박사의 말처럼 건설업이 GDP 대비 20%에 이르는 산업규모의 구조 때문에 건설에 투자해야 경기부양 효과가 있는 독특한 한국 자본주의를 만들어낸 것이다. 참고로 대부분의 OECD 국가는 10% 미만이다.

이러한 구조는 정치적으로 삽질밖에 모르던 건설업 사장님들을 고귀한 의원님으로 승격시켜 주었다. 한국의 토건자본은 자신들이 살기 위해서라도 그리고 그들을 지지한 세력을 위해서라도 전 국토를 공사판으로 만드는 프로젝트를 반복해야 한다. 즉 이것이 바로 한국 토건자본주의가 살아가는 방식이며 숙명이다.

현재의 한국 자본주의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는 한 모든 정권은 정부 출범 초기 대대적 토목 건설사업을 시행해야 한다. 이러한 계명을 조금이라도 어긴 세력은 무서운 질투와 국민들의 싸늘한 시선을 감수해야 했다.

노무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의 실패는 그 좋은 사례이다. 그런 면에서 홍준표의 반값 아파트 매우 탁월한 술책이었고, 반대로 진보진영은 절호의 기회를 상실한 것이다. 서민들이 내집을 갖고 싶다는 작은 소망은 한국 자본주의에서 결코 무시될 수 없는 가장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이자 정치적 아젠다이다.

이명박 대통령, 십장의 귀환

이명박 대통령과 현재의 정국 주도 세력은 절대 한반도 대운하라는 양식을 버릴 수가 없다. 한반도 대운하가 잠시 사라졌을 때, 전국 건설사, 부동산에서 한숨 소리가 환청처럼 들렸다. 대선 시기에 자신을 위해 충성을 하면 전리품을 나눠주겠다고 큰소리 쳤는데, 자신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운 병사들의 원성을 때문이라도 무조건 감행해야 한다.

촛불에 데어 뒷서랍장에 몰래 꿤쳐두었다가 최근에 다시 조심스럽게 꺼내고 있다. 그런데 학습의 효과가 있었던지 이번엔 매우 치밀하고 치사하다. 최근 시민환경단체에 대한 매우 계획적인 탄압은 분명 정치적으로 계산된 계획에서 나온 것이다.

하나님의 역사로 대운하를 만들려다 실패했던 이들이 최근 조심스럽게 대운하 TF팀을 재가동하고 있다는 사실은 현 정국과 무관하지 않다.

지구온난화라는 전지구적 위기를, 오히려 공세적으로 ‘녹색성장’이라는 녹회색으로 온통 분칠하고 있는 것을 보면 그것이 무엇을 위한 목적인지 예상이 된다. 그 칠을 벗겨보니 핵발전소 11기 건설이라는 예상된 답을 들고 나왔다.

이명박 대통령이 CEO가 아니라 십장이라 다행이다. 그가 만약 CEO라면 국민들을 깔끔한 사원이 아닌 십장 밑의 막노동꾼으로만 인식하지는 않았을 것이니 말이다. 그의 의도는 너무 노골적이고 그래서 솔직하다.

그들이 애용하는 기독교 언어를 잠시 빌리면 이명박 장로와 추부길 목사에게 한국의 시민환경단체와 진보세력은 그저 악마들로 보일 뿐이다. 따라서, 거룩한 역사를 위해서 시민환경단체에 악마라는 딱지를 붙이고 신도들에게는 증오의 마음을 갖게 만들고, 비신도들에겐 의혹을 품게 만들 필요가 있다.

그래서 그들에겐 반대세력은 대화와 타협이 아닌 척결해야할 대상이며 자신의 독실한 신도들과 절대 접촉하게 해서도 안 된다. 그것이 최근 벌어진 사건의 목적이며 이후로 예상되는 과정이다.

진보운동, 토건자본 욕망부터 좌절시켜야

현 시국은 독재자로서의 이명박 개인의 문제도, 추악한 대운하 추진 세력의 문제도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을 원더걸스로 치환-구조는 그대로 두고 그 구성 요소만 다른 것으로 대체-한다 해도 원더걸스 대통령은 아마 백만 명 수용가능한 공연장 건설이라는 황당한 정책을 내놓을 것이다.

즉 나쁜 인간 이명박 대통령의 퇴진이 아닌 그가 대표하는 세력, 그것이 가능하게 하는 구조, 그것을 제거해야 하며 여기에 맞설 수 있는 정치세력을 결집하는 것이 우리의 정치적 목표가 되어야 한다.

따라서, 한반도 대운하를 막고, 핵발전소 건설을 백지화시키고, 그린벨트를 보존하는 싸움은 이명박 운전수가 운행하는 기차를 멈추고 이윤창출이라는 불량연료 대신에 인간을 위한 좋은 연료를 주입하여 느리게 운행하는 것, 바로 그것이 우리의 목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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