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세정의 챔프, MB-인촌-만수 금은동
        2008년 09월 25일 12:2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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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대통령이 진보신당이 수여하는 금메달을 획득했다. 금메달을 수여받은 이 대통령은 은메달을 차지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장관과 동메달을 받은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과 함께 손을 맞잡고 번쩍 들어올렸다. 이 대통령의 표현대로 ‘조세정의’를 실천한 공로로 받은 메달이다.

    진보신당은 이명박 정부가 국민 절대 다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궁극적으로는 ‘종부세 폐지’ 등 부자와 재벌을 위한 조세 정책에 대한 비판과 반대를 위한 ‘행동’을 조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이 부분에 대한 집중적인 문제 제기를 해나갈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 대통령,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마스크를 쓴 진보신당 당직자들이 메달 수여후 손을 들어올리고 있다.(사진=정상근 기자) 
     

    진보신당은 25일 오전 여의도 한나라당사 앞에서 벌인 ‘종부세 개편안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에서 “이 대통령은 이번 종부세 완화로 2,300여만원의 세금을 감면받아 고위공직자 중 가장 많은 감면을 받아 금메달을 수여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원리로 유인촌 장관은 은메달을, 강만수 장관이 동메달을 수여 받은 것이다.

    박희태, 어처구니상

    한나라당 당직자 및 의원들도 사이좋게 상을 나누어 가졌다. 우선 ‘라이언 일병 구하기’를 언급하며 “라이언 일병 한 명을 구하려고 36명의 병사가 죽었지만 그래도 라이언을 구했다. 종부세 완화 혜택을 보는 사람이 전국민 중 30여명이라 해도 그들을 위해 감면해 줘야 한다”는 발언을 했던 정몽준 최고위원이 ‘막말상’을 수상했다.

    이어 종부세 등 정부의 감세안을 두고 “부자에게 감세를, 서민에게 복지를 주는 것”이라는 평가를 내린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어처구니상’을 수상했고, 종부세 감세안에 발 벗고 나서고 있는 임태희 정책위의장이 ‘돌격대장상’을 수여했다.

    진보신당은 메달 및 상장을 수여하기 전에 심상정 상임공동대표가 낭독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정부여당의 감세 정책이 도를 지나쳤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경쟁하듯 제출한 감세정책이 재벌 대기업과 부유층의 세금 깎아주기에만 몰입하더니, 이제 종부세 완화로 98%의 다수 국민을 소외시키려 하고 있다”며 “자신들이 속한 상위 2% 부자 국가를 만드는 감세안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종부세 감세의 결과는 고스란히 노동자 서민들에게로 돌아온다”며 “종부세를 재산세에 통합하고 재산세를 인상하겠다는 계획은 종부세 부과 대상인 국민 2%의 세금은 깎아 주고, 국민의 과반 이상이 납부하는 재산세로 모자란 부분을 메우겠다는 발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모자란 세수로 사회복지 예산은 삭감되고 그나마 갖추고 있던 사회복지의 토대마저 흔들 것”이라고 말했다.

    진보신당은 “상황이 이럼에도 이 대통령과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은 너도 나도 망언 경쟁하듯 종부세 감세안을 두둔하고 나섰다”며 “세금 체계를 바로잡는다느니, 부유층을 구하기 위해 나머지의 희생도 감수할 수 있다느니 하며 부자들을 위한 정치의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부자정치 본색

    진보신당은 이어 “전 국민의 83% 이상이 종부세를 강화하거나 유지할 것을 원하고 있다”며 “정부와 한나라당에게 민심을 헤아리는 정치를 기대하고 있는 국민들은 극소수지만 국민들의 인내심도 이제 한계에 다다랐다”고 경고했다. 이어 “그 권력의 자리에 앉아있고 싶다면 부자들을 위해 노동자 서민의 고혈을 짜내는 일을 지금 당장 중단하라”고 말했다.

       
      ▲진보신당 대표단 및 당직자들이 전경들이 한나라당 당사 앞을 막아선 가운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정상근 기자) 
     

    박김영희 공동대표는 “종부세를 감면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제일 먼저 떠오른 것이 장애인들이 정부 각 부처에서 문제를 제기할 때 마다 ‘예산이 없다’며 손을 내저었던 사람들이었다”며 “이제 종부세도 깎였으니 ‘장애인들은 또 참아야겠구나’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박김영희 대표는 “언론이나 세상은 모르지만 최전선에 있는 사람으로서 장애 예산 삭감이 피부로 느껴지고 있다”며 “이미 올해 기획예산처 장애인 예산이 150억원이나 깎인 상황이고 활동보전 서비스를 받지 못해 집 밖으로 나서지 못하는 장애인들이 수도 없이 많은 것이 현재의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자들 세금 감면해서 장애인들의 생명이 달린 예산을 자르는 것이 정말 국민을 위한 정부이냐”라며 “진보신당은 일상적 생존의 위협을 느끼는 장애인과 서민들과 함께 이명박 정부의 종부세 감면안을 규탄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회찬 진보신당 상임공동대표는 이 대통령이 24일 “이번 종부세 완화는 조세정의 실현”이라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잃어버린 10년을 계속 말하더니 이 정부와 한나라당이 잃어버린 게 ‘정신’이었다”며 “약자의 희생을 바탕으로 강자에게 혜택을 주는 것이 무슨 조세정의냐, 그야말로 초등학교 학생들도 그렇게 말은 안 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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