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러 중심 세계 경제체제 기로에
    MB정책 기조 안바꾸면 위기 필연
        2008년 09월 19일 02:4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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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발 금융위기로 금융 주도의 후기 자본주의에 위기가 닥쳐왔다. ‘검은 9월’의 끝을 내다볼 수 있는 사람은 현재 아무도 없다. 세계 경제를 쥐락펴락하는 미국, 유럽연합 등 6개국 중앙은행이 긴급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선언했지만 불안의 그림자는 가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검은 9월의 끝이 안 보인다

       
      ▲ 장상환 경상대 교수

    이번 사태를 놓고 부실한 금융기관을 정리해나가는 과정으로 일정 기간 진통은 불가피하겠지만, 예측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에서 조만간 정상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이 있는가 하면, 금융 중심의 자본주의 특히 미국 금융 시장의 구조적 모순에 따른 결과로 세계 경제가 전대미문의 위기적 상황으로 빠져들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세계적 수준의 전문가들도 원인 분석과 전망을 부지런히 하고 있지만, 아무도 이번 사태의 끝을 알 수 없다는 점에서만 ‘합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진보, 좌파 진영의 전문가들 역시 마찬가지다. 부실의 규모도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어디서 어떤 화력을 지닌 지뢰가 폭발할지 누구도 알 수 없다는 점에 동의하면서, 이들은 이와 함께 현재 이명박 정권의 경제 정책 기조가 바뀌지 않을 경우, 한국 경제도 심각한 위기적 국면이 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에도 동의하고 있다.

    장상환 교수(경상대 경제학)는 미국 정부의 지나친 금융규제 완화가 현 사태를 불러왔다며 “1933년에 제정된 글래스-스티걸법(Glass-Steagal Act)을 통해 증권-보험의 금융융합과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의 융합을 막았는데, 지난 90년대 이 같은 규제가 풀리면서 부동산 거품을 발생했으며, 지금 꺼지는 과정”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1999년 이 법을 폐지해 은행과 보험, 증권의 장벽을 허물고 금융회사의 대형화 겸업화를 허용했다.

    장 교수는 이어 미국 사회의 소득불균형 문제도 지적했다. 그는 “가난한 사람들은 빚을 얻어 살고 부자들은 재산을 늘려 소비를 하는데, 문제는 가난한 사람들의 소득이 줄어들면서, 이들이 집을 담보로 빌린 은행 빚을 못 갚아서 생긴 문제가 서브프라임모기지“라며 과도한 금융규제 완화와 함께 미국판 소득 양극화도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꼽았다.

    지나친 금융규제완화와 소득 양극화가 불러온 사태

    그는 “미국의 주택시장은 공공분야에서 책임을 지지 않고, 시장에 맡긴 것“이라며 공공부문이 취약해서 실패한 ”미국모델을 따라가서는 안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 정태인 성공회대 교수
     

    정태인 교수(성공회대 경제학)는 “부실채권 규모를 아무도 모르고 있고, 알려진 부실 규모보다 실제 부실규모는 점점 늘어날 것이란 두려움이 시장에 있는데, 현재 알려진 정보가 과연 중요하겠느냐”며 앞으로의 사태 전개에 대해서는 “아무도 모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교수는 "월가 쇼크를 예견한 누리엘 루비니가 앞으로 18개월간 지속될 위기이며 그 사이에 온갖 금융행위가 다 일어나지만 기술적 반등은 없을 거라고 예견했는데 지금으로선 그의 예측을 지켜보는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말했다.

    또 정교수는 "지금의 상황은 브라질-아르헨티나의 SML(무역대금 결제를 거래 당사국 상호간 자국 통화로 지불하는 시스템)처럼 국제경제의 일부가 아니라, 전 세계가 걸려 있어서 미국이 공적자금을 투입된다고 해서 해결될지 의문이 생긴다"며 "우리 정부는 증권가의 우려가 사실로 드러났기 때문에 마치 위험요소를 파악했다는 식의 입장을 보이는데 문제는 더욱 늘어나는 부실규모에 대한 두려움"이라고 말했다.

    우석훈 박사는 "이번 미국발 금융위기로 국제무역체계가 많이 바뀔 것이며 작년 같은 평화로운 시기로는 못 돌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국제무역 체계는 달러 중심인데, 최소한 미국 경제 성적이 중간 정도는 갈 것이라는 기대로 운영되는데 실물경제에서는 전혀 생산성이 없었다"며 "실제 GM과 포드 경우처럼 실물경제에서 많이 밀렸고 이것이 금융시장에서 터진 것” 실물 부문의 부진 쪽에서 이번 사태의 원인을 찾았다.

    달러 중심으로 계속 갈 것인가, 기로에 

    그는 이어 "이번 금융위기 사태를 계기로 국제경제는 달러체계로 계속 갈 것인지, 다른 식의 국제거래가 생길지 아마 중대한 고민의 지점이 될 것"이라며 "전후 30년간 미국의 달러를 국제화폐로 이용하며 발생한 문제들을 많이 감수해왔던 나라들이 이제 달러 유지냐 아니냐를 놓고 결정을 내릴 때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우 박사는 특히 "문제는 달러가치가 떨어지면 원화가치는 상대적으로 올라가야 하는데 우리는 원화가치가 떨어지고 있다"며 "이는 더욱 심각한 문제로 미국의 부실이 한국에선 더욱 확대돼 더 큰 부실을 낳고 있어 가만히 미국의 위기를 즐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경고했다.

       
      ▲ 우석훈 경제학 박사
     

    또한 그는 "한국기업이 회사채를 발행해 외국에서 많은 돈을 빌려왔는데 한국의 대외신뢰도가 떨어져 앞으로는 한국 이름으로 빌리기는 힘들고 외평채를 발행하기도 힘들어 질 것"이라며 "일부에서 몇 개월 지나면 나아질 것이란 기대를 하고 있는데 미국이 흔들리면 한국은 더욱 혼란스러워지는 우리 경제구조에 대한 상당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로선 미국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며 "대선을 앞두고 있는 미국에서 모럴해저드가 어떻게 튈지 모른다"며 "그들은 보통상황에서 하지 않는 정책을 펼 것이고, 한국은 공격경영이 아닌 수비경영을 해야 덜 맞고 갈수 있는데 문제는 이명박 정권이 공격경영을 하는 스타일이어서 난감하다"고 말했다.

    한편 전 세계적 금융 위기 사태와 관련 이명박 정권의 정책 기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다.

    전성인 교수(홍익대 경제학)는 <경향신문> 기고문을 통해 “미국발 금융위기는 첨단 금융기법에 대한 규제가 없으면 위험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명박)정부가 금융선진화라는 명목으로 금융규제를 완화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명박 경제정책 기조 바꿔라

    외환위기 이후 김대중-노무현-이명박 정부에 이르기까지 금융규제완화정책들이 미국식 금융시스템을 쫒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는 결국 금융시장 불안정성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경고다.

    또 그는 내년 2월 자금시장통합법 시행으로 사실상 금융기관별 장벽이 완전히 허물어지는 것에 대해 "미국이 1999년 금융현대화법을 만들어 금융 영역간 겸업을 허용했는데 10년도 안돼 서브프라임로기지 사태가 터졌다"며 "이는 대형 투자은행을 육성하겠다며 자통법을 만들어 내년부터 시행에 들어가는 우리나라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지적했다.

    민주노동당 의원들도 18일 국회에서 이번 금융위기는 ‘미국식 금융모델의 파탄’이라고 규정하고 "한국 경제의 일대 전환이 절실하다"며 현 정권의 경제정책의 변화를 촉구했다.

    민노당 의원들은 "가장 선진적이라던 미국 경제가 사실은 얼마나 위기에 취약한 체제였는지 뚜렷이 드러나고 있으며 우리 경제도 미국금융우기의 폭탄을 고스란히 맞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이어 "치솟는 물가와 실업률, 극심한 내수침체로 실물부문위기도 심각해 자칫하면 서민경제, 나라경제가 돌이킬 수 없는 대재앙으로 빠져들 수도 있“는데 "이명박 정부는 이미 파산 선고를 받은 낡은 미국식 금융 모델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면서 서민의 삶을 돌보지 않고 소수 재벌과 특권층에게만 혜택을 주는 정책을 고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노당은 현재의 경제 위기 탈출을 위한 ‘7대 해법’을 제안했는데 △내년 2월 시행 예정인 자본시장통합법 시행 원점 재검토 등 새로운 금융규제 정책 준비 △경제위기 최대 피해자인 서민들에게 각종 복지예산 대폭 확대와 고용확대를 위한 정부의 실질적 역할 등이 포함됐다.

    MB 부동산 정책이 위험하다

    진보신당의 심상정, 노회찬 공동대표도 한국판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를 불러올 이명박식 경제정책의 일대 전환을 촉구했다.

    심 대표는 16일 대표단 회의에서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를 예측한 루비니 교수가 현 상황을 야구로 따졌을 때, 3회말에 지나지 않는다는 건 앞으로 2~3년은 이어진다는 얘기"라며 "미국경제에 깊숙이 예속된 한국경제에도 이러한 위기가 주기적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심 대표는 "미국발 금융위기로 한국이 특별히 요동치는 이유는 외국자본규제 완화와 외환정책 실패 등 그간의 정책 실패로부터 비롯된 측면이 크다"며 "미국발 금융위기는 부동산 거품 때문이라는 점을 볼 때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부동산 정책은 한국판 서브프라임모기지를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며 규제완화 일변도의 정부정책의 수정을 요구했다.

    노회찬 대표도 "미국발 금융위기를 부추긴 부동산 거품과 금융기관 저금리는 미국만의 문제도 남의 문제가 아니"라며 "한국 부동산 가격을 연착륙시키기 위한 정부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데 정부조세정책은 부동산 경기부양을 통한 시장 활성화만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 대표는 이어 "미국 위기로부터 교훈을 얻기보다 미국의 금융위기를 촉발시킨 부동산시장 창출을 따라가는 형국"이라고 진단하고 "미국의 금융위기를 반면교사로 삼아 교훈을 얻어야 하며 무엇보다 부동산 가격인하 연착륙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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