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YTN 기자들, ‘낙하산 반대’ 배지 달고 보도
    By mywank
        2008년 09월 17일 06:1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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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만수 장관은 리먼 인수에 관해 보고받은 적은 있으나, 관여한 적은 없다고…. YTN 황보연 입니다”

    17일 오후 4시 반 국회 앞에서 ‘온 마이크(뉴스 맨 마지막에 취재기자가 직접 나와 내용을 마무리하는 화면)’를 마친 YTN 정치부 황보연 기자는 한숨부터 내쉬었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 안타깝죠”. 그의 상의 왼편에는 낙하산 사장에 반대하는 배지와 ‘공정방송’이라고 적힌 리본이 달려있었다.

       
      ▲’낙하산 반대’ 배지를 착용하고 ‘온 마이크’ 중인 YTN 박순표(왼쪽), 황보연 기자 (사진=손기영 기자)
     

    매일 아침 구본홍 사장 출근저지 투쟁을 벌인 뒤, 출입처로 나온는 황 기자는 “지금 온 마이크를 했는데, 이것은 취재활동이자 공정방송을 위한 싸움”이라고 강조했다.

    황 기자의 뉴스는 이날 저녁 7시 YTN ‘뉴스 창’을 통해 방송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에 앞서 사측은 취재기자들이 온 마이크 때 배지와 리본을 달면, 편집과정에서 이 부분을 삭제하거나 수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어, 황 기자의 뉴스가 실제로 방송에 나갈지는 불투명하다. 

    이에 대해 황 기자는 “이 문제에 대해서 개별적으로 대응하는 대신, 노조 지침에 따라 대응 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배지투쟁은 계속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 기자의 순서가 끝나자, 정치부 박순표 기자의 온 마이크도 진행되었다.

    박 기자의 정장 상의에도 배지와 리본이 달려있었다. ‘여야 추경안 합의’ 소식을 전한 그는 온 마이크가 끝나자 “마음이 착잡하네요. 정부와 구본홍씨가 현명한 결단을 내려야 할 텐데"라며, 가슴 달고 있던 ‘낙하산 반대’ 배지를 한 손으로 쓸어 내렸다.




    그는 이어 “지금 YTN 조합원들은 ‘특정캠프 출신’이라는 주홍글씨가 새겨진 사람 말고, 능력 있는 사장을 보내달라는 최소한의 요구를 하고 있다”며 답답한 표정을 지었다. 박 기자의 뉴스도 이날 저녁 ‘뉴스 창’을 통해 방송될 예정이다.

    온 마이크가 끝낸 이들은 “기자가 같은 기자들한테 취재를 당하니 쑥스럽다”며 머쓱한 웃음을 지은 뒤, 국회 방송기자실로 돌아갔다.

    한편, 17일 밤 9시에 방송된 ‘YTN 24’ 부터 황보연 기자와 박순표 기자 뿐만 아니라, 이날 ‘낙하산 반대’ 배지를 착용한 다른 취재기자들의 온 마이크 부분도 목소리만 나간 채, 다른 관련화면으로 대체되어 나갔다.

    이에 대해 박순표 기자는 “현재 취재기자들이 보낸 테이프를 각 부서 편집부장들이 일일이 확인하고 있다”며 “온 마이크 부분에 ‘낙하산 반대’ 배지가 노출되지 않은 취재테이프만 ‘방송 사인’을 내주고, 배지가 노출된 취재테이프는 따로 분류해 문제의 장면을 관련화면으로 덮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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