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파 호전적 발언이 매우 심각한 이유
    2008년 09월 16일 12:4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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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한미군이 북한 정권의 붕괴 등 돌발사태에 대비해 세운 작계 5029는 스텔스폭격기 등을 앞세운 대북정밀공습계획 작계 5026과 연동되어 있다고 알려져있다. 사진은 훈련 중인 스텔스 폭격기의 모습. (사진=Global Security)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에 대해 확인되지 않은 보도와, 호전적 발언을 통해 위기를 조장하고 확대시키려는 매파들의 움직임들이 난무하면서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특히 대북 정보를 담당하는 국정원의 경솔한 발언이나, 북한 정권의 붕괴나 대규모 탈북사태 등을 준전시 상태로 규정하고 이를 전제로 수립된 비상 계획인 ‘작계 5029’를 한미 간에 채택해야 한다는 일부 정치권과 냉전주의자들의 발언은 한반도의 군사적 위기를 조장시키려는 의도마저 엿보이게 하고 있다.  

특히 지난 10일 국회 정보위에서 김성호 국정원장이 ‘김 위원장이 순환기 계통에 이상이 발생해 치료를 받았다는 첩보를 입수했다’는 공식보고 이후 시작된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은 ‘김 위원장의 급작스런 유고’ ‘후계체계’ ‘집단지도체제’ 등 호들갑스런 언론 보도를 거쳐 마치 ‘북한의 붕괴’가 곧 일어날 것처럼 오버를 하고 있는 양상이다.

이회창 "비상사태, 미-북 눈치보면서 손 놓고 있나"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16일 오전 당직자회의에서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에 대해 “핵과 화학무기, 유도탄 등 미사일을 세계에서 2~3번째로 많이 보유하는 북한이 중앙집권 지도체제의 통제력을 상실했을 때 어떤 사태가 발생할지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의 난민이 우리나라에 쏟아질 때 우리 상황이 어떻게 될 지에 대해 손 놓고 구경하면 안된다”고 말해 이에 따른 군사적 작전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개념계획 5029’에 대해 “미국, 북한의 눈치를 보면서 비상사태가 나왔을 때 거기에 대응하는 조치를 논하고 서로 발표하고 보고하는 것이 금기시 된다면 도대체 이 정부가 좌파 정부와 다를 게 뭐가 있느냐”며 보수 우파의 색깔을 분명하게 보여주려는 모습이다.

이 총재는 “정부는 이런 태도를 버리고 확실하게 국회에 나와 정부가 가진 비상대책이 무엇이 있는지, 실제로 그것을 어떻게 작동할지 보고해야 하며 만약 이것을 안 하고 사태가 어렵게 되면 우리는 국정조사를 요구해서라도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며 강경한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조선-친박연대 송영선, 군작전 필요성 주장

이날 <조선일보>도 ‘북 정권의 돌발 붕괴에 한·미, 대응계획 없다’는 미 <뉴스위크>를 인용, 북한에 대한 군작전 필요성을 간접적으로 강조했다. 

이 신문은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13일 ‘포스트 김정일(Post-Kim) 계획 : 노플랜(No Plan.계획 없음)’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북한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며 “러시아 출신의 북한 전문가인 안드레이 란코프(Lankov) 국민대 교수는 ‘한국인들은 이 문제를 건드리는 것을 원하지 않고 있으며 미국은 이런 한국의 입장을 수용하고 있다’고 뉴스위크에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 신문은 “뉴스위크는 ‘북한 내 급변 사태에 대비한 ’개념계획 5029‘가 있지만 여기에는 군사적 대응 조치들이 빠져 있다’며 ‘미국측이 3년 전 군사적 조치들을 추가할 것을 제안했으나, 한국측이 주권 침해 우려를 이유로 반대해 (군사적 대응이 빠진) 원안을 발전시키는 쪽으로 합의했다’고 전했다”면서 참여정부 시절 ‘개념계획 5029’협의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보였다.

친박연대 송영선 의원은 지난 11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개념계획 5029’를 한미연합군의 구체적 행동인 ‘작계 5029’로 확대,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의원은 “국방부가 지난 98년 시작한 ‘작계 5029’가 노무현 정부 때 북한을 자극하면 안 된다고 중간에 멈췄기 때문에 지금 작전계획이 아닌 개념계획 정도로 바뀌어 있다”면서 “이것을 빨리 작전계획화하는 게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구체적 계획을 만들어서 그 시나리오에 따라 도상훈련이나 실질훈련들이 돼야 한다”며 구체적 전쟁 시나리오인 ‘계념계획 5029’를 구체적 단계인 ‘작계 5029’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위험한 주장을 내세우기도 있다. 

미국측 요구로 시작된 ‘작계 5029’는 김정일 위원장의 유고나 군부 쿠데타 등 돌발사태가 벌어질 경우 대량살상무기(WMD)를 안전하게 확보하기 위해 한미연합군을 북한에 투입한다는 계획을 골자로 하고 있다.

북측이 남침할 경우를 대비해, 북한군을 휴전선 이북으로 몰아내는 것을 목표로 지난 1974년에 만들어진 것이 작계 5027라면 ‘개념계획-5029’는 보다 구체적인 작전계획으로 한반도 전시상황을 전제로 삼고 있다. 참여정부 시절 미국이 개념계획을 작전계획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우리 정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태 악화 통일부까지 진화나서

이처럼 ‘작계 5029′ 확대 발전 등 위험한 발언들이 여과없이 언론에 보도되자 이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으며, 급기야는 통일부까지 나서 ‘진화’에 나섰다. 

<경향신문>은 16일 ‘김정일 건강 이상 정보 남발 문제 있다’는 사설을 통해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이상을 놓고 벌어지는 현상에는 분명 비정상적인 요소들이 있다. 국정원 등의 이례적인 ‘정보 남발’은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오해를 부르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바로 대북정보능력 과시 욕구"라며 "이는 현 정부 들어 남북관계가 극도로 경색되고 대북채널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고조되는 시점이기에 설득력이 있다. 그런 이런 분석이 오해에 그치기를 바란다. 중요한 정보가 무분별하게 증폭될 때 초래될 예기치 못한 사태를 염려하기 때문”이라며 국정원의 ‘과욕’을 비판했다.

사태가 점차 악화일로를 걷자 이번에는 통일부까지 나서 진화를 시도하고 있다.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은 16일 브리핑을 통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이상설과 관련해 확인되지 않은 사안에 대한 보도는 남북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과 관련된 첩보를 입수한 것은 사실이지만 확인된 것은 없으며 지난 9일 북한 정권수립 60돌 기념행사에 북한의 현철해 대장이나 장성택 부장 등이 참석하지 않아 병상의 김 위원장을 보좌하고 있다는 일부 보도도 있었지만 북한 방송매체를 통해 이들이 당일 공식행사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어 국정원이 국회 정보위에 보고한 ‘김 위원장의 뇌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라는 부분에 대해서도 “아직 확인된 사실은 없다”고 강조했다.

민노-진보신당, “작계5029 격상 위해 위기설 유포”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이 같은 북한위기설과 관련해 개념계획이 ‘작계 5029’로 격상될 가능성에 대해 경계했다.

민주노동당 박승흡 대변인은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 북한 정권 위기설 등이 광범위하게 유포되는 저의에 의문을 감출 수 없다”며 “과거 북한체제 위기설 조장 등을 통해 국내정치 안정을 꾀했던 군사독재 정권의 전형적인 대북관이 재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공안탄압 회귀 현상과 관련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이어 “혹여나 북한의 정치·경제·군사체제의 불안정성을 심화시키면서 대북 우위를 점하고자 하는 것이라면 향후 남북관계의 파국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최근 유포되고 있는 위기설은 비핵개방 3000과 같은 이명박 정부의 대북적대 정책이 옳다는 것을 입증하고자 하는 의도로밖에 달리 해석할 수 없으며 현재의 개념계획인 5029를 ‘작계 5029’로 격상시키고자 하는 숨은 의도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진보신당 신장식 진보신당 대변인도 “김정일 위원장에 대해 심지어 사망설까지 일부에서 제기하는 등 건강이상설에 대한 추측성 보도가 도를 넘고 있다”며 “이 같은 설이 난무하는 저변에는 미국과 이명박 정부가 한반도에서 군사작전인 ‘작계 5029’로 북한에 군사작전으로 대처하겠다는 발상이 깔려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 대변인은 “만약 김 위원장에게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고 해도 북한은 일시적으로 혼란과 어려움은 있겠지만 정권이 무너질만큼 허약하지 않다”고 강조하고 “오히려 이런 어려움에 대해 비군사적으로 염려하고 도울 방법을 고민해야 할 정부가 확인되지 않는 설들을 언론에 흘리는 것은 남이 잘못되기를 바라는 ‘놀부심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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