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세, 과연 모두에게 남는 장사인가?
        2008년 09월 10일 06:2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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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전 정부가 2008년 세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원래 예고됐던 법인세 인하는 물론이고 소득세, 양도소득세, 상속증여세와 종합부동산세까지 대상과 규모에 있어 파격적인 수준의 감세안이다.

    대선을 통해 세금감면에 대한 각종 공약을 쏟아낸 바 있고 정부 출범이후 주요 회의나 주무 장관의 발언, 그리고 여당 의원들 사이의 치열한 감세 경쟁을 통해 예년과는 다른 수준의 감세안이 예고되기는 했지만 그래도 이번의 감세안은 많은 이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다.

    세제 개편안의 주요 내용

    수혜범위와 규모, 국민의 관심 정도를 고려했을 때 이번 감세안 중 가장 주목해야 할 사항은 다음과 같다. 우선 소득세 감면안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현행 8-17-26-35%의 종합소득세율을 6-15-24-33%로 인하하는 것이다. 관련 대상자도 가장 많고 세금감면 규모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또한 양도소득세 완화 방침도 발표되었는데 고가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 부과기준을 6억 원에서 9억 원으로 올리고 10년 이상 보유 주택에 대해 양도차익의 80%까지 공제를 확대하며 세율도 3%씩 일괄적으로 인하하는 내용이다.

    법인세 분야에선 지난 6월에 국회에 제출한 바대로 13~25% 세율이 10~20%로 내려갔고 기업의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하고 환경보전 및 에너지 절약을 유도하기 위한 세제지원 방안도 보강책으로 발표됐다.

    이번 세제개편안에는 상속증여세에 대한 강도 높은 완화 방안도 포함되고 있는 데, 현재 10-20-30-40-50%로 되어 있는 세율을 6-15-24-33%로 인하함과 동시에 각각의 세율이 적용되는 과세표준 구간도 확대하여 상속증여세 부담을 대폭 낮추도록 하고 있다.

    그동안 세금 논의 과정에서 가장 뜨거운 논란을 일으켰던 종합부동산세는 과세표준의 적용률을 작년 수준인 80%로 동결하고 세금 부담 상한선을 전년도 300%에서 150%로 대폭 낮추는 방안이 발표됐다. 게다가 정부여당은 현재 상속세 부과기준을 상향 조정하는 등의 추가 완화 방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부자 정부에 의한, 부자들을 위한 감세안

    이번 세제개편안은 말 그대로 부유층과 재벌 대기업을 위한 ‘맞춤형 감세안’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상속증여세, 양도소득세, 종합부동산세 등 그 성격상 부유층을 대상으로 할 수밖에 없는 세목에 대해 집중적인 완화 방안이 발표됐고 소득세율과 법인세율의 인하 또한 고소득층과 재벌 대기업에 감면 혜택이 집중되기 때문이다.

    또한 지방 골프장에 종합부동세와 개별소비세 면제도 부자 감세안으로서의 세제개편안 성격을 더욱 두르러지게 하고 있다. 이런 세제개편안의 성격은 각종 과세자료를 바탕으로 이번 세제개편안에 따른 계층별 수혜규모 등을 분석했을 때 더욱 분명히 확인될 것이다.

    소득계층별 소득세 감면효과는 최대 70배

    가장 많은 납세의무자에 영향을 미치는 소득세율 인하에 따른 소득계층별 효과는 분석해보자. 06년 과세자료를 기준으로 전체 근로소득자 12,595천명의 47%인 5,974천명과 전체 종합소득자(주로 사업소득자) 4,581천명의 49%인 2,246천명은 면세자여서 소득세율 인하를 통해 아무런 혜택을 볼 수 없다. 세금감면 혜택을 보는 경우에도 소득계층별 수혜규모에 큰 차이가 나서 서민층이라 할 수 있는 과세표준 1200만원(연봉 3,735만원) 이하의 경우 1인당 감면효과가 5만원, 과세표준 1,200~4,600만원(연봉 3,735~7,901만원)은 37만원, 4,600~8,800만원(연봉 7,901~12,624만원)은 113만원, 과세표준 8,800만원을 넘는 최상위 소득자의 경우 1인당 감면효과가 354만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위소득자와 상위소득자간 세금감면 효과가 70배까지 차이 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사업소득자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여서 하위 소득자의 경우 7만원의 감면효과를 얻게 되는데 최상위 소득자는 이보다 60배나 많은 422만원의 감면효과를 얻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로 인해 06년 기준 소득세 감면예상액 24,107억원의 41%인 9,985억을 상위 3%인 과세표준 4,600만원이 넘는 고액 소득자의 호주머니로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표1>근로소득자 소득세율 인하 효과 분석 (단위:천명, 만원)

       
      *출처:국세청 국세통계연보 2007 중 소득규모별 근로소득 연말정산 신고 현황
     

    <표2>종합소득자 소득세율 인하 효과 분석 (단위:천명, 만원)

       
      *출처:국세청 국세통계연보 2007 중 소득규모별 종합소득세 주요 항목 신고 현황
     

    상위 0.3% 대기업이 법인세 감면액의 70% 독식

    이런 감세효과의 격차는 법인세 감면에 있어서는 더욱 극명하게 드러나서 기업규모가 작은 대다수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업체당 감면효과가 100만원도 되지 않는데 비해 일부 재벌 대기업의 경우 업체당 평균 123억원의 감면효과를 누릴 것으로 분석되었다.

    상위 0.1%도 되지 않는 상위 260개 기업이 세율 인하에 따른 법인세 감면총액의 56%인 32,035억원을 독식하고, 상위 1,200여개 기업이 법인세 감면효과의 70%인 40,411억원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된다.

    <표3>법인세율 인하 효과 분석 (단위:백개, 백만원)

       
      *출처:국세청 국세통계연보 2007 중 소득 규모별 법인세 신고 현황
     

    상속증여세 인하, 전액 부유층 호주머니로

    소득세와 법인세가 이러할진대 상속증여세야 두말하면 잔소리다. 물려줄 재산이 있어야 상속세도 내고 증여세도 낼 수 있다. 부자들만이 상속세도 내고 증여세도 낼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기라도 하듯 06년 상속세 건수는 2,221건에 불과하다. 상속세 총액 7,576억원 중 건당 상속규모가 10억원이 넘는 경우의 상속세 비중이 99%에 이르고 이중 70%는 상속규모가 50억이 넘는 경우이다.

    증여세도 마찬가지여서 총 18,171억원의 증여세 중 1억이 넘는 재산을 증여한 경우의 증여세가 93%이고, 이중 52%는 10억 이상을 증여한 경우이다. 10억 미만의 상속이나 1억 미만의 증여는 명함도 못 내미는 상황에서 결국 상속증여세 인하는 당연히 부자들의 몫이 된다.

    그럼 상속증여세 세율을 인하하면 얼마의 세금이 줄어들까? 아래 표4와 표5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06년 기준 국세청 자료를 바탕으로 소득세와 동일한 방법으로 감면액을 추계한 결과 상속세 감면액은 3,261억원, 증여세 감면액은 9,557억원에 이른다. 현행 세율을 적용했을 때보다 상속세는 43%, 증여세는 53% 줄어드는 것이어서 상속증여세는 그야말로 반타작이 되는 것이다.

    이 금액이 누구에게 돌아갈 것인가? 당연히 재산을 많이 물려주면 물려줄수록 감면규모도 크게 늘어난다. 상속세 감면액의 98%는 10억 이상의 고액을 상속받은 사람에게, 증여세 감면액의 95%는 1억 이상 증여받은 사람에게 돌아가는 것이다.

    <표4> 상속세 세율 인하 효과 분석

       
      *출처:국세청 국세통계연보 2007 중 상속재산 규모별 상속세 결정 현황
     

    <표5> 증여세 세율 인하 효과 분석

       
      *출처:국세청 국세통계연보 2007 중 증여재산 규모별 증여세 결정 현황
     

    부유층 양도소득세 감면액 1조6000 억

    세금감면액의 부유층 집중 현상은 양도소득세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기본적으로 양도소득세는 투자 목적의 땅을 가지고 있거나 2채 이상의 주택, 6억 이상의 고가 주택을 소유한 사람이 부담한다. 때문에 이번 세제 개편안에 포함된 양도소득세 완화 방안 역시 서민들과는 인연이 없다.

    양도소득세 인하로 인해 부유층에게 얼마의 세금감면이 돌아갈까? 이번에 정부가 발표 양도소득세 완화 방안 중 고가주택의 기준을 6억에서 9억으로 상향조정하거나 10년 이상 장기보유자에 대한 공제를 80%까지로 확대하는 방안은 관련 자료의 한계로 인해 정확히 세금감면 규모를 추정하기 어렵다. 때문에 양도소득세율을 현재 9-18-27-36%에서 6-15-24-33%로 내리는 것만을 고려했을 때 양도소득세는 최소 15,363억원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었다.

    2006년 양도소득세 과세자료를 바탕으로 토지와 주택, 기타 건물의 단위당 과세표준을 추정하고 여기에 현행 세율과 정부발표 세율을 각각 적용해서 산출세액을 기준으로 하는 단위당 감면액을 도출한 다음, 여기에 06년 양도소득세의 산출세액 대비 최종 납부세액의 비중인 79%를 곱하여 추정한 감소액은 16,627억원이다.

    여기에 양도소득세율 인하 대상에는 보유기간 2년 미만의 부동산은 제외되는 관계로 전체 부동산 거래 중 보유기간 2년 이상 부동산 거래비율인 92.4%만을 반영하면 실질적인 양도소득세 감면예상액은 15,363억원이 되는 것이다. 물론 이 금액은 고가주택기준 변경이나 장기보유 공제 확대를 감안하지 않은 금액이기 때문에 양도소득세 실제 감면규모는 이보다 훨씬 늘어날 수 있다.

    <표6>부동산 양도소득세율 인하 효과 분석

       
      *출처:국세청 국세통계연보 2007 중 자산종류별 양도소득세 예정신고 현황
     

    명분은 서민과 중소기업, 실상은 부자와 대기업용 감세

    정부는 이번 세제개편안을 서민과 중산층의 민생안정과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정책이라 주장하면서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세제개편안에 의한 세금감면 효과의 43.9%는 서민중산층에게, 14.3%는 중소기업에 돌아간다고 홍보하고 있다. 사실과 다르고 상식에도 부합하지 않는 주장이다.

    정부는 세금감면의 귀속효과를 분석하면서 서민·중산층을 과세표준 8,800만원(연봉 12,000만원)이하로 구분하고 있는데 연봉 1억 2천만원 이상인 사람을 서민·중산층으로 분류하는 것은 통상 중위소득의 50~150%를 중산층으로 분류하는 일반적인 정의에도 부합하지 않고 06년 가구당 평균 소득이 3,430만원과도 너무나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만약 정부 주장대로라면 근로소득자의 99.6%와 사업소득자의 97.8%는 서민·중산층로 분류되는 꼴이 되고 마는데 이는 국민 상식에도 부합하지 않는 주장이다.

    또한 정부는 세금감면 효과는 발표하면서 내년에 1회적으로 실시되는 약 3.5조원 규모의 유가환급금을 항구적인 세금감면과 동일한 효과가 발생하는 것처럼 가정하고 있다. 부자용 감세라는 비판을 모면하기 위해 얄팍한 술수를 부리고 있는 것이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이번 세제개편안의 핵심적인 내용들이 원안대로 통과될 경우 연간 세금 감면 총액은 11조원 내외인데 이 중 서민·중산층에게 귀속되는 감면액은 1.5조원, 중소기업에 귀속되는 감면액은 1.7조원으로 전체 세금 감면액의 13.4%와 15.5%에 불과하다. 나머지 71%는 부유층에 34.3%, 재벌 대기업 36.8%가 귀속되는 것이다.

    1인당(기업당) 세금 감면액과 마찬가지로 세금감면 총액도 명백히 부자들과 재벌 대기업용 감세임이 입증되는 것이다. 여기에 추가 완화 방안이 고려되고 있는 종합부동산세의 감면까지 더해지면 이번 세제개편안의 ‘부유층 맞춤식 감세안’의 성격은 더욱 분명해질 것이다.

    결국 1,700만명의 서민·중산층과 35만개 중소기업에게 3.2조원이 돌아가는 반면 50만명에 불과한 부유층과 1,200개의 대기업에게 7.8조원이 돌아가는 감세안을 두고 서민용 감세요, 중소기업을 위한 감세라고 주장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억지에 불과하다.

    <표7> 주요 세제개편안의 세금감면 규모와 귀속효과

       
     

    감세, 모두에게 남는 장사인가

    혹자는 이렇게 주장한다. 감세라는 것이 과세대상자 모두에게 적용되기 때문에 금액의 많고 적고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결국 모두에게 유리한 것이 아니냐 라고 말한다. 또한 세금을 더 많이 내는 사람이 더 많은 감세 혜택을 받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라는 주장하기도 한다.

    과연 그러한가? 감세는 모두에게 남는 장사인가? 그렇다면 이번 정부의 세제개편안이 발표되는 즉시 제기되는 수많은 논란과 비판은 무엇이란 말인가?

    감세가 누구에게나 이득이라면 논란을 벌일 필요도 없다. 누구나 환영할 만한 일이 될 것이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누구에게나 이익이 되지 않기 때문에 이러저러한 비판과 문제제기가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사람들은 능력있는 사람이 더 많이 부담하는 것이 공평하다고 생각해왔고 이로 인해 누진세율을 당연하다고 받아들이기도 한다. 있는 사람으로부터 더 거둬서 없는 사람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공평과세요, 소득재분배인 것인데 감세는 누구나 인정하는 공평과세를 해치고 소득재분배 기능을 약화시킨. 능력있는 사람들의 세금은 깎아주는 대신 없는 사람들을 위한 재정지출을 줄이기 때문이다.

    이제부터 감세가 누구에게나 남는 장사가 되는 지에 대해 객관적인 자료와 실증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그 해답을 찾아보도록 하자.

    감세, 부익부 빈익빈 초래

    통계청이 발표한 가계 수지 동향에 따르면 5분위배율 상위 20%의 소득을 하위 20%의 소득으로 나눈 값, 지니계수, 상대적 빈곤율 소득이 중위소득(인구를 소득순으로 나열했을 때 가운데 있는 사람의 소득)의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계층이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 등 계층별 소득격차를 나타내고 있는 모든 지표들이 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소득불평등과 양극화가 경제성장과 사회통합을 저해하는 핵심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음에도 우리나라의 조세재정체계는 소득재분배에 극히 취약하기만 하다. 조세 부담율이 낮고 직접세 비중, 특히 소득세 비중이 극히 낮아 능력에 따른 세금부담 원칙이 구현되지 않고 있으며 다른 나라에 비해 사회복지 지출은 극히 미흡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의 소득재분배 효과는 다른 나라의 1/5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고소득층은 정부의 재정지출 혜택보다 더 많은 세금을 부담하고 저소득층은 세금부담보다 더 큰 재정지출 혜택을 받음으로써 소득재분배가 이루어지는 데 정부여당의 감세안은 이와 상반된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 고소득층의 세금부담은 대폭 줄어드는 반면 저소득층의 세금감면 혜택은 별로 없고 대신 세수감소에 따른 복지지출 축소의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

    정부가 주장하는 이른바 ‘넓은 세원, 낮은 세율’이라는 말도 낮은 세율을 통해 고소득층의 세금부담은 줄여주는 대신 소득자의 절반 가까이 되고 있는 면세자들의 비율은 줄여 그 부담을 서민들에게 전가하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이번 감세안에 따른 세수 부족을 부가가치세 면세 축소와 담배소비세 인상 등을 통해 메우려 시도가 나타나고 있는 데, 이또한 서민들의 호주머니를 털어 부유층 세금감면을 충당하는 것과 진배없다.

    실제 노무현 정부시절 단행된 소득세와 법인세 세율 인하가 소득계층별 사회후생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보면 감세로 인해 저소득층의 사회후생은 감소한 반면 고소득층의 사회후생은 대폭 증가한 것이 확인되었다. 감세, 특히 소득세와 재산세와 같은 직접세의 세금 감면이 소득재분배를 저해한다는 것이 입증된 것이다.

    <표8>소득세 법인세 인하에 따른 소득계층별 경제적 후생변화

       
      *NABO 세수추계 및 세제분석 2004-2008(국회예산정책처)
     

    승자독식 사회를 부추기는 기업 감세

    이런 양상은 기업부분에 있어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현재 법인세 최고세율은 25%이지만 실제 부담하는 법인세율은 이보다 훨씬 낮다. 심지어 세계적 대기업이 부담하는 세율도 중소기업보다 더 낮게 나타나는데, 이는 대기업들이 각종 세금감면 혜택을 독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제1의 기업이라 할 수 있는 삼성전자도 실제 부담하는 세율은 전체 기업 평균보다 오히려 낮은데 이는 삼성전자가 자신의 소득과 세금 부담에 비해 3배나 높은 법인세 감면혜택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천문학적인 규모의 이익잉여금을 쌓아두고 있고 충분한 투자여력을 확보하고 있는 대기업에게 투자 촉진을 명분으로 세금을 깎아주는 것은 넌센스가 아닐 수 없다. 투자확대를 명분으로 하는 세금감면은 특정기업의 세금감면 독식 양상을 더욱 심화시켜 대기업들의 곳간만 채우는 결과를 낳게 할 뿐이다.

    <표9> 전체법인과 삼성전자의 유효세율과 법인세 감면액 비교 (단위:억원,%)

       
      *국세청 국세통계연보와 삼성전자 외부감사보고서 참조
     

    감세의 소득계층별 손익분석 방법

    이제 이번 이명박 감세안이 소득계층별로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해보도록 하자. 세금감면에 따른 수혜규모를 재정지출 축소 효과와 함께 분석해보는 것이다. 세금은 정부재정수입의 원천이므로 세금이 줄면 정부 재정지출도 줄 수밖에 없고 이에 따라 국민이 누리는 재정지출 혜택도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세금감면 효과를 분석할 때에는 세금감면과 재정지출 축소 효과를 함께 고려하는 것이 당연하다.

    이를 위해 올 2월에 발표된 조세연구원의 "조세·재정지출의 소득재분배 효과"라는 논문을 활용하고자 한다. 이 논문과 동일한 방식으로 이번 정부의 세제개편안에 따라 각 소득분위별로 세금부담은 얼마나 줄어드는지, 또한 재정지출 축소에 따른 혜택은 얼마나 줄어들지를 소득계층별로 함께 분석할 것이다.

    이를 위한 기본 가정은 다음과 같다.

    가정1) 감세안에 따른 계층별 수혜규모는 법인세 감면액을 제외한 개인관련 세금만을 대상으로 한다. 왜냐하면 법인세는 가계에서 부담하는 세금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 금액은 06년 기준 52,288억원이다. 계층별 감세 규모를 추정할 때는 앞에서 사용했던 ‘국세통계연보 2007’의 ’10분위별 소득세 신고현황’을 토대로 근로소득과 종합소득의 각 분위별 세금 부담 비중을 단순평균한 값을 활용하여 그 비율대로 감세혜택이 돌아간다고 가정한다.

    이번 세제개편안의 내용에는 상속증여세처럼 소득세와 다른 세목도 있지만 상속증여세도 개인 소득과 일정한 상관관계를 가진다고 할 수 있으므로 소득세 부담 비율대로 배분해도 크게 무리는 없을 것이다.

    가정2) 감세안에 따른 재정지출 혜택의 축소는 정부의 재정지출 총액 중 복지와 교육분야만을 대상으로 한다. 정부의 재정지출 중 복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25~30%, 교육이 차지하는 비중이 14% 내외임을 감안하여 감세총액의 40%인 43,893억원의 재정지출이 축소된다고 가정한다.

    가정3) 계층별 재정지출 축소 규모를 추정할 때에는 조세연구원 논문의 분석결과에 따라 계층별 기초생활보장, 건강보험, 교육, 보육, 주거 등 정부로부터 받는 복지수혜의 총액 비율대로 줄어든다고 가정한다.

    가정4) 우리나라 가구수는 총 1,600만 가구, 각 분위별로 160만 가구로 가정한다.

    부유층은 남는 장사, 서민들은 밑지는 장사

    감세안에 따른 각 소득계층별 수혜규모는 다음과 같다. 이번 정부 세제개편안중 소득세와 양도소득세, 상속증여세 세율 인하에 의한 감세 추정액 52,888억원을 국세통계연보상 10분위별 소득세 비중대로 배분했을 때 가장 낮은 소득계층인 1분위는 겨우 3천원의 감면혜택이 주어지는 데 비해 가장 높은 10분위는 이보다 700배가 넘는 233만원의 감면 혜택이 주어지게 된다. 이 결과는 앞에서 분석한 과세표준별 감세혜택 분석과 그 궤를 같이 하고 있다.

    <표10> 소득 분위별 감세 혜택 규모 추정 (단위: %, 억원, 만원)

       
     

    세금감면은 정부재정수입의 축소로, 재정수입 감소는 재정지출의 축소를 야기할 수 밖에 없다. 특히 보건, 교육, 양육, 주거 등 복지분야 재정지출의 경우 국민실생활에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고 이 분야에 대한 가계 지출 비중도 높기 때문에 세제개편안을 평가할 때는 세금감면액뿐만 아니라 재정지출 감소가 가계에 미치는 영향도 함께 고려하여야 한다.

    정부 세제개편안에 따른 재정지출 축소 효과를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각종 복지분야의 경우 저소득층일수록 그 수혜규모가 크기 때문에 재정지출 축소에 따른 피헤도 당연히 저소득층에 집중될 수 밖에 없다. 이번 분석에서도 1분위의 수혜 감소 규모가 다른 분위에 비해 월등히 높은 87만원에 이른 반면 고소득층은 15만원 내외의 재정지출 수혜만 발생할 것으로 분석되었다.

    <표11> 소득 분위별 재정지출 수혜 축소액 추정 (단위:%, 억원, 만원)

       
     

    위의 분석결과를 종합하면 이렇다. 세금 감면에 따라 소득계층별로 세금감면과 재정지출 축소에 따른 영향이 다르게 나타난다. 저소득층은 세금감면보다 재정지출 수혜 축소가 더 크게 나타나고 고소득층은 그 반대이다. 또한 소득이 낮을수록 손해는 더욱 크지고 소득이 높은수록 이익도 커지게 된다.

    이번 분석결과에 따르면 정부의 감세안에 따라 세금부담과 재정지출 혜택을 종합한 순혜택의 변화에 있어 상위소득 30%만 순혜택이 늘어나고 나머지 70%는 순혜택이 축소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각 분위별로 순혜택 규모도 달라 가장 낮은 소득계층인 1분의의 경우 가구당 86만원의 손실을 보는 반면 최상위 소득계층인 10분의 경우 가구당 216만원의 이익을 보게 되고 각 분위별 순혜택의 변동 총액도 1분위는연간 13,805억원이 줄어드는 반면 10분위는 34,599억원이나 늘어나는 것을 볼 수 있다.

    <표12> 감세에 따른 조세부담 및 재정지출 혜택 변동 (단위 : 만원, 억원)

       
     

    결론에 대신하여

    이러한 결과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세금감면이 모두에게 남는 장사가 아님을 보여주는 것이다. 극히 일부 계층만 감세 혜택을 누리는 반면 상당수 계층은 감세로 인해 오히려 부담이 증가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명백히 부자만 이익이고 저소득층은 손해를 보는 것이다. 고소득층의 세금부담이 늘고 이를 통해 저소득층의 재정지출 혜택이 커질수록 소득재분배 효과가 커질 수밖에 없는데 정부의 세제개편안은 명백히 소득재분배에 역행하는 것이다.

    좋은 게 좋은 것은 아니다. 누가 이익을 보면 누구는 손해를 보게 마련이다. 이번의 세제개편안이 그러하다.
    국회가 정상화되고 정기국회가 열리게 되면 감세를 둘러싼 공방이 본격적으로 전개될 것이다. 정부여당의 경우 감세를 일종의 정치적 승부수로 바라보면서 전방위적인 감세안을 내놓았고 소득불평등 악화와 같은 부작용은 충분히 감수하겠다는 태도이다.

    이에 비해 감세에 대해 문제 제기할 수 있는 세력은 충분히 갖추어져 있지 못하다. 감세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 야당 의원들도 많지 않을 뿐더러 의석수가 줄어든 민주노동당도 감세논쟁에 제대로된 대응을 못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세금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대응해오던 시민사회단체의 활동력도 눈에 띄게 약화되어 있다.

    결국 현명한 국민이 나설 수 밖에 없다. 촛불을 들든, 마이크를 잡든, 감세안에 찬성하는 국회의원에 항의하든, 이제 국민이 나서야 한다. 힘들지만 이것이 이번 세제개편안을 무력화시키는 유일하고도, 가장 유력한 방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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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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