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게 대화냐? 청와대 조회지"
        2008년 09월 10일 12:1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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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기갑, 노회찬, 심상정 등 진보양당의 대표단들은 9일 이명박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에 대해 “반성도 대안도 없다”, “그걸 대화라고 얘기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불통 대통령을 확인시켜줬다”며 혹평했다.

    민주노동당 강 대표는 “국민과 대화를 할 때 기본 전제는 잘못된 부분에 대해 우선 반성하고 이를 겸허하게 인정하는 것”임에도 "이 대통령이 반성도 하지 않고, 구체적 대안도 내놓이 않아 굉장히 아쉬웠다“고 말했다.

    반성도, 대안도 없었다

    강 대표는 이어 “아직도 소수 재벌을 위해 절대 다수의 많은 중소기업과 국민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는데도, 이를 지적하는 재벌편향 정책기조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는 식의 자가당착적 평가와 오만함을 당당하게 드러내 보였다”며 이 대통령의 태도를 비판했다.

    강 대표는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 동안 국민들이 희망은커녕 실망으로 지내게 돼 가장 안타깝다”고 말했다.

    노회찬 진보신당 공동대표는 “그걸 대화라고 얘기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며 “일방적인 자기 얘기, 마치 청와대에서 조회를 하는 듯했다”고 평했다. 노 대표는 “국민들이 뭘 원하고 있는지, 무엇 때문에 고통 받고 있는지 전혀 모르고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줬다는 생각을 굳히게 됐다”고 말했다.

    노 대표는 “내내 부실한 변명으로 일관했고 의미 있는 얘기도 없어서 그간에 청와대 대변인이 변명한 것을 대통령이 다시 낭독하는 수준”이라며 “대기업 위한 정책을 중소기업 위한 정책이라고 발언한 것은 현실인식 수준을 가늠케 했다”고 혹평했다.

    노 대표는 “무엇보다 이후 4년 반 동안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국민들이 기대를 저버리게 만들었다는 것이 가장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동문서답하는 ‘강남 대통령’

    심상정 진보신당 공동대표도 “국민과의 대화 시간은 ‘불통하는 대통령’임을 확인시켜준 자리”라고 평가했다.

    심 대표는 “국민들은 다수의 서민들과는 거꾸로 가는 대통령이라고 평가했을 것”이라며 “그동안 국민들이 이 대통령의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하는 것이 소수 특권층만을 위한 정책을 밀어붙이고 다수 국민들의 의견을 무시하는 민주주의 유린인데도 대통령은 국민들이 무엇을 주문하고 이명박 정부에게 무엇을 요구하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심 대표는 “예를 들면 집 없는 서민을 위한 정책이 뭐냐는 질문에 원가공영제 같은 집값을 잡기 위한 대책은 없고 수도권 중심의 공급정책만을 얘기하는, 결국 투기진작이 대안이라는 식의 답변이 이어졌다”고 꼬집었다.

    심 대표는 또 “비정규직 문제나 기업경쟁력 강화 같은 질문에도 마찬가지로 동문서답으로 일관하는 것을 보며 다수의 서민들은 이 대통령이 거꾸로 가는, 강남의 대통령이라고 평가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청률 저조, 흥행 실패

    한편 이날 ‘국민과의 대화’는 5개 채널이 ‘동원’됐지만 시청률은 이 대통령의 지지율만큼이나 상당히 저조했다. TNS의 수도권기준 시청률을 보면 ‘국민과의 대화’를 직접 제작한 KBS는 10.2%, MBC 4.7%로 같은시간대 방송됐던 SBS의 ‘식객'(27.9%)의 절반을 겨우 웃돌았으며, 같은 시간대 KBS2의 미니시리즈 ‘연애결혼’ 5.6%를 감안하면 이날 ‘흥행’은 실패를 기록한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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