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세화 "하방의 길을 걷겠다"
        2012년 04월 21일 12:4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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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6일 대표단 회의에서 사퇴의사를 밝혔던 홍세화 진보신당 대표가 20일 밤 당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총선에서 살아남지 못할 경우 ‘하방’하겠다는 약속을 실행에 옮기”겠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하방의 길을 찾아서”라는 제목이 달린 장문의 글을 통해 “절망과 체념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며 “4월 11일의 결과에 오는 절망을 응시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홍세화 진보신당 대표.

    지금은 절망을 응시할 때

    그는 “절망에 대한 정직한 응시는 희망과 만날 수 있지만, 체념은 부질없는 자기 위안을 동반할 뿐”이라며 “지난 월요일, 저의 대표직 사퇴의사는 다른 대표-부대표들의 강한 반대에 부딪혀 한시적으로 접게 되었지만, 우리가 총선에서 살아남지 못할 경우 ‘하방’하겠다고 한 약속을 실행에 옮기려 합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또 “현실 변혁에 대한 열망을 의미하는 ‘붉은 색’을 어처구니없게 수구정당에게 빼앗겼다면, 당의 이름은 과거의 ‘동지’들이 포함된 3자 통합당에 의해 침범 당했”다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가령 우리가 앞으로 새로운 당명을 정하고자 할 때 우리의 정체성에 가장 가까운 것으로 ‘녹색사회당’을 꼽을 수 있지만, 우리는 녹색당에 대한 예의 때문에도 차마 그 이름을 사용할 수 없”다며 통합진보당이 약칭으로 진보당을 사용한 것에 대해 “정치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없는 세력의 사회적 약자를 보듬겠다는 주장을 저는 믿지 않”는다며 통합진보당을 비판했다.

    홍 대표는 또 “선관위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진보당’이란 이름 붙이기로 메이저 정당들만의 선거 구도를 고착시키는 데 일조한 언론의 모습도 기억해야 할 것”이라며 “이른바 진보매체에서도 기자들은 보기 어렵고 ‘동정보고자’들만 가득 찼는데, 사회당과 진보신당의 통합조차 보도하지 않을 만큼 동정보고에서조차 우리는 배제”됐다고 지적했다.

    홍 대표는 “선거가 끝나고 나니 다시 진보대통합에 대해 두런거리는 이야기들이 들려”온다며 “우리는 이른바 진보대통합에 반대한 바 없습니다. 어떤 통합이냐고 물었을 뿐이지요.”라며 반통합주의자로 낙인찍는 행위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매체 발간과 정치-철학 교실 만들 계획

    그는 진보신당에 대해서도 “우리는 신자유주의를 비판했고, 이것을 한국사회에서 추동하는 보수-자유주의 정치동맹을 비판했고, 낡은 사민주의적 복지를 붙들다가 자유주의와 연합한 진보주의자들을 비판”했지만 “이 ‘반反’ 속에 머묾으로써 정작 우리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이야기하려 하는지에 대해 무기력함을 되풀이해온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머지않아 대표직을 내려놓더라도 여러분들과 멀어지는 길이 아니라 더 가까워지는 길을 찾겠”다며 “제가 지금 준비를 시작하려는 것은 말言語의 진지를 구축하는 매체의 발간과 정치-철학교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전태일의 집’ 또는 ‘민중의 집’ 건설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제”이며 “무엇보다 정치 부문에서도 배제되고 있는 사회적 약자들을 어떻게 조직화, 정치화할 것인가의 물음이 우리가 가는 길의 과정이며 행선지이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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