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 통합진보 찬핵으로 통합?”찬핵 단일 후보 vs 녹색당 탈핵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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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03월 14일 01:2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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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 1호기, 후쿠시마 핵사고 날 뻔

가슴 철렁. 이미 벌써 폐쇄되었어야 했지만 수명을 연장시켜 놓은 고리 1호기에 12분간 전력 공급이 끊어졌다. 내부 전력이 끊어지면 자동적으로 연결되어야 할 외부 전력도 공급되지 않았다. 후쿠시마 핵발전소가 바로 그 이유로 수소 폭발하고, 방사능 물질이 유출된 것이다. 그러나 더 가슴 철렁한 일이 또 있다. 이런 사실을 1달이 지나도록 국민들은 모르고 있었다는 것. 나는 두번째 사실에 오히려 놀랐으며, 더욱 절망스럽다. 

   
  ▲고리 핵발전소. 

후쿠시마를 보았으니, 온갖 감언이설로 안전을 장담하더라도 핵발전소에서 사고가 발생하여 방사능 물질이 빠져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이제 없다. 그리고 장기간 지속될 생지옥 같은 참혹함을 듣고 보고 있으니, 절대 그런 일이 발생해서는 안된다며 폐쇄를 요구해왔다. 이미 2030년까지 핵발전소를 폐쇄하라는 대안적인 에너지 시나리오도 제시되고 있고, 진보신당과 녹색당도 공약으로 발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시민들의 요구에 대해서 핵발전소를 안전하게 관리하겠다는 말로 대답하였다. 지하철이며 버스 광고를 통해서 잔뜩 선전해놓은 핵안보정상회담인지 하는 것이 약속한 것도 핵안전이다. 그 회의를 개최하게 되었노라고 자랑을 일삼지만, 그러나 한국의 핵안전 시스템의 첫번째 단계에서부터 이미 나사가 빠져버렸다. 사고 보고조차 안된 마당에 무슨 할 말이 있나. 핵발전 사고도 제대로 보고되지 않는 나라에서 무슨 핵안보정상회담인지. 한마디로 “됐거든!”이다.

생각해보라. 동해안과 서해안의 해안가에 지어놓은 핵발전소에서 사고가 발생하여 방사능 물질이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눈에 보이지도 않고, 당장 몸으로 느낄 수도 없는 것이다. 시간이 흘러 갑상선암으로 유방암으로 주위 사람이 하나씩 떠나갈 때야, 우리는 뒤늦게 알게 될지 모른다. 그래서 우리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사람들로 원자력안전을 지켜보라고 전기요금으로 그리고 세금으로 그들을 고용해서 핵발전소에 앉혀 놓았다. 

그러나 그들이 입을 다물었다. 우리에게 경고하지 않은 것이다. 핵발전소를 운영하는 한국수력원자력 주식회사(한수원)는 지금도 이어지는 후쿠시마 핵사고에서 동경전력이 했던 것처럼, 사고를 축소하고 은폐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들을 감시하라고 만들어놓은 원자력안전위원회까지 속인 모양이다. 하지만 새로 만든 원자력안전위원장 자리에 찬핵론자를 앉혀 놓으면서부터 어쩌면 예고된 것일지도 모른다. 이 일을 어찌 조사하고 처리하는지 지켜볼 일이다.

민주통합당 찬핵 후보 vs 녹색당의 탈핵 후보 

그 고리 1호기가 인근에 위치한 부산 해운대 기장을에 탈핵 정책을 내건 녹색당 구자상 후보가 출마한다. 이번 사고와 은폐는 왜 탈핵 후보가 출마해야 하는지, 그것도 부산에서 출마할 수 밖에 없는지를 극적으로 보여준다.

녹색당은 이 지역 외에도 신규 원전부지로 지정된 경북 영덕의 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이었던 박혜령씨를 탈핵 후보로서 영덕․봉화․울진․영양 지역구에 출마시켜 놓은 상황이다. 도시를 떠나 귀농한 한 여성 농민이 후쿠시마를 겪으면서 녹색당의 탈핵 후보로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뿐인가. 비례대표 후보로 지속가능한 지역에너지 전환운동을 일궈 온 녹색연합의 녹색에너지팀장이었던 이유진씨가 녹색당의 비례후보 1번이 되었다. 탈핵을 염원하는 시민들은 이제 이번 총선에서 표를 당당하게 행사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지난 주말 서울광장에서 후쿠시마 핵사고 1주년을 맞아 개최된 탈핵집회에,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참가한 1만명 이상의 시민들은 탈핵 후보를 향해 표를 던질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다. 감사하고 고마운 일이다. 

이런 와중에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야권연대 소식이 날아들었는데, 녹색당은 참으로 곤혹스러울 뿐만 아니라 치밀어 오는 화를 참기가 힘든 상황이다. 사실상 후보도 없는 통합진보당이 부산 해운대구와 경북 영덕․봉화․울진․영양 지역구를 민주통합당에 양보했다는 것이다. 그 결과 민주통합당 후보가 야권 단일화 후보가 되는 모양새인데, 야권 단일화 과정에서 제대로 초대받지 못하고 소외된 진보신당이나 녹색당에게는 개탄스러운 일이다. 

특히 녹색당에게는 모욕적인 것인데, 민주통합당이 경북 영덕․봉화․울진․영양 지역구에 공천한 이는 지난 2005년 울진군 의원이던 시절 핵폐기장 유치에 찬성했던 정일순 전 군의회 의장이기 때문이다. 탈핵 후보를 낸 녹색당에 맞서 민주통합당은 찬핵 후보를 내고 경북에서 맞서고 되는 형국이고, 통합진보당이 이를 용인한 셈이다. 진보통합당의 심상정 공동대표가 2040년까지 핵발전소를 폐쇄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한 후, 얼마되지 않아서 벌어진 일이다. 그녀가 무엇이라고 말할지 궁금하다. 

그러나 이를 야권연대를 위해서 불가피한 일이라고 백번 양보하여 수긍한다고 치자. 그러나 소위 야권연대를 위해서 무엇을 하겠다고 천명한 ‘야권연대 정책 합의문’에서도 탈핵 공약은 사라졌다. 일관성은 있다. 민주통합당이 찬핵 후보로 녹색당 탈핵 후보에 맞서고, 통합진보당이 이를 용인해준 마당에 정책 합의문에 탈핵을 어떻게 넣을 수 있겠는가. 그저 ‘재검토’하겠다고 할 뿐이다. 

그러나 그들의 연대와 통합이 무엇을 향하고 있는지 숨기기는 어려운 일이다. 핵없는 사회를 위한 공동행동은 묻고 있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은 찬핵으로 통합하나?” 이 아찔한 질문에 누가 답해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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