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보신당 지역구 32곳 출사표
        2012년 03월 13일 03:01 오후

    Print Friendly, PDF & Email

    언론에서는 ‘야권 단일화’로 부르고 있으나 진보신당은 ‘두 당 연대’로 부르고 있는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선거 연대 합의 이후 진보신당의 대응이 주목되고 있다. 진보신당이 후보의 거취 문제를 해당 광역시도당과 후보에게 맡기기로 한 가운데 서울지역은 "총선 완주를 원칙"으로 정했으며, 야권 선거연대 테이블에서 배제됐던 만큼 향후 의미있는 후속 단일화 협상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3일 현재 진보신당에서 지역구 예비후보가 출마하는 것으로 공지된 지역은 모두 32개 지역이다. 이들 지역은 민주통합당과 통합민주당이 경선으로 단일 후보로 내기로 한 10곳, 통합진보당 단일후보 지역 3곳, 민주통합당 단일후보 지역 17곳, 통합진보당측 후보가 단일화 합의에 관계없이 완주하는 지역구 2곳으로 돼 있다.

    주목받는 구로갑과 동작을

    이 가운데 김종철 부대표가 출마한 동작을과 강상구 부대표가 출사표를 던진 구로갑 지역이 주목을 받고 있으며, 거제의 경우 단일화가 성사되면 당선권도 가능한 곳으로 내심 기대를 걸고 있는 지역이다. 

    동작을의 경우 18대 총선에서 정몽준 당시 한나라당 후보가 54%의 득표율로 당선된 곳으로, 이번에는 현대 그룹의 전문경영인 출신인 이계안 전 의원이 전략 공천돼 현대 vs 현대의 싸움으로 전국적인 관심 지역 가운데 하나가 됐다. 통합진보당 후보는 중도에 사퇴했다.

    지난 7일 <중앙일보>가 보도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몽준  후보(37.5%)가 이계안 전 의원(35.7%)을 불과 1.8% 차이로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진보신당 김 후보가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됐다. 진보신당 서울시당 관계자는 “자체 여론조사 결과로는 김종철 후보의 지지율이 최대 10%까지 나오는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전했다.

    구로갑은 민주통합당 이인영 최고위원이 지난 18대 총선에서 불과 926표 차이로 당시 한나라당 이범래 후보에게 패했던 지역이다. 이번에 두 후보의 재대결로 불꽃이 튀는 지역이다. 이 후보 입장에서는 진보신당 강 후보의 완주가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 후보는 강 후보 측에 단일화 협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진보신당 서울시당 관계자는 “총선에 출마한 모든 지역구 후보는 광역시도당 운영위원회의 결정 하에 사퇴할 수 있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며 “당의 존폐가 걸린 상황이기 때문에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모든 후보가 총선을 완주할 것”이라고 밝혔다.

    거제시 단일화 진통 중

    거제시의 경우 18대 총선에서 대우조선 노조 위원장 출신인 진보신당 백순환 후보가 15% 득표율을 보인 곳이며 비례대표 정당 투표 득표율도 10%를 기록한 곳으로 진보신당의 전략 지역 가운데 하나다. 진보신당 김한주 후보가 장운 민주통합당 후보, 이세종 통합진보당 후보와 펼치는 예비 경선에서 살아남는 게 중요하다.

    김한주 후보와 이세종 후보는 이미 지난 2010년 6월 2일에 치러쳤던 거제시장 선거에 각각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 후보로 출마해 맞대결을 한 적이 있다. 당시 김 후보는 17.87%를 얻고, 이 후보가 16.85%를 얻는 박빙의 대결을 벌인 바 있다.

    하지만 3당의 야권 단일화는 순탄치 않아 보인다. <경남도민일보>의 9일자 보도에 따르면 거제지역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거제유권자모임은 민주통합당, 통합진보당, 진보신당 후보에게 야권후보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 경선에 임할 것을 촉구했지만 통합진보당이 "거제유권자모임의 최종(안)에 대해서는 우리 당 후보의 유·불리를 떠나 야권 단일후보의 승리를 담보할 수 없어 받아들일 수 없다"고 거부했다.   

    지역의 노동자, 농민 그리고 시민단체들이 참여하고 있는 거제유권자모임은 "민주진보 시민후보 단일화에 야3당 중 한 정당이라도 합의하지 않을 경우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아직 협의 틀이 깨지지는 않고 있지만 막바지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진보신당 경남도당 허윤영 위원장은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간에 경선 룰을 놓고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경선이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며 "3당의 거제시당 차원에서 다시 이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산 창원 지역도

    진보신당 후보가 출마한 곳 중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후보 단일화 경선이 확정된 10곳은 서울 종로, 경기 평택갑, 광명을, 인천 중구동구옹진, 남동갑, 서구강화군갑, 경남 창원ㆍ성산, 창원ㆍ마산, 거제, 충남 당진 등이다. 

    이중 경남지역은 지역 시민사회단체인 경남의 힘이 민주통합당, 통합진보당, 진보신당으로부터 야권단일화에 대한 기본 합의를 도출한 상태로 지난 12일에는 창원ㆍ마산에 출마한 통합진보당 하귀남 후보와 민주통합당 박선희 후보가 오는 17~18일 사이 여론조사(70%)와 시민경선인단 현장투표(30%)를 합산해 단일후보를 결정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지난 18대 총선에서 14%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1만표 이상을 얻었던 진보신당 송정문 후보가 야권 단일화 경선에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민주통합ㆍ통합진보 양당 단일화 후보 확정 이후 추가적인 단일화 협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진보신당 경남도당 허윤영 위원장은 송 후보가 경선에 참여하지 않은 것에 대해 "경남 지역의 경우에는 상호 호혜의 정신이 반영되지 않은 단일화 경선에는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며 "창원ㆍ마산에서 우선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단일화 결과가 나온 뒤에 협의가 진행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창원ㆍ성산(구 창원을)에 출마한 진보신당 김창근 후보와 영화 ‘부러진 화살’ 속의 변호사로 유명세를 탄 무소속 박훈 후보의 경우 김 후보가 단일 후보로 확정되었으나, 최종 단계인 통합진보당과 민주통합당 후보와 단일화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진보신당의 경우 자신이 유권자에게 한 약속을 어기고 도의원을 중도 사퇴하고 국회의원 후보로 나온 통합진보당 손석형 후보가 단일화 대상이 된다는 것 자체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지역은 구 민주노동당 초대 정책위 의장을 지냈던 주대환씨가 민주통합당 당내 경선에서 패배한 곳이다.

    부산 영도, 통합진보 vs 진보신당

    민주통합당이 후보를 내지 않아 통합진보당 단독 후보 출마 지역에 진보신당 후보가 나온 곳은 부산 영도, 경기 의정부을, 울산 남구을 등 3곳이다. 희망버스가 향했던 한진중공업 영도 조선소가 위치하여 진보적 상징성이 높은 부산 영도의 경우 민병렬 후보(통합진보당)와 김영희 후보(진보신당)가 맞붙는다. 진보신당 김영희 후보는 영남노동연구소 부소장과 부산시의회 의원(비례대표)을 역임했으며, 통합진보당 민병렬 후보는 2009년 민주노동당 부산시당 위원장을 지냈다. 

    현재 두 후보 사이의 단일화 논의는 공식적으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양당 합의가 이뤄지기 전에 지역 시민단체와 야권이 단일화를 위한 시민회의라는 논의 틀을 만들어 이야기를 진행해 왔으나 두 당의 합의로 논의가 사실상 중단된 상황이다.

    시민회의에서는 부산 지역 18개 지역구 가운데 민주당이 다른 야당에게 5개 정도 양보하는 것을 안으로 가지고 조율해왔으나 이제 그 의미는 없어진 셈이다. 진보신당 입장에서는 기존 논의 틀이 사라지고 자신의 참여가 배제된 두 당의 합의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통합진보당 후보 측에서 김영희 후보에게 경선 여부를 비공식적으로 타진했으며, 지역 시민회의에서도 타진을 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에 대해 김 후보 측에서는 거부 입장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 야권 단일화 없이 본선서 승부

    통합진보당 후보가 사퇴했거나 출마하지 않아 민주통합당과 진보신당 사이에 단일화 협상이 진행될 여지가 있는 지역은 서울 동대문을, 구로갑, 구로을, 동작을, 강북갑, 은평갑, 마포갑, 인천 연수구, 경기 의정부갑, 부산 동래, 부산 남구갑, 대전 서구을, 대구 수성갑, 광주 북구을, 전북완산갑, 제주을, 충북 청주갑 등 총 17곳이다.

    이 가운데 진보신당 후보의 득표 파괴력이나, 민주통합당과 새누리당 후보가 박빙 승부를 펼쳐 진보신당 후보의 완주 여부가 당락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곳으로는  이미 언급한 김종철 부대표가 후보로 출마한 동작을과 강상구 부대표가 출마한 구로갑 정도를 꼽고 있다.

    하지만 진보신당 후보가 나온 지역 가운데 지난 18대 총선에서 여야가 3% 안팎의 방빙 승부를 벌였던 곳이 서울 구로갑, 강북갑, 경기 의정부을, 평택갑, 경남 창원을 등 5곳으로 진보신당 후보가 당락에 결정적 변수가 될 가능성은 존재한다. 야권 선거연대 협상 테이블에서 소외된 진보신당으로서는 단일화 합의를 해줄 명분도 실리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광주지역의 경우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단일화 없이 본선에서 겨루는 북구을과 광산갑에 두 곳에 진보신당 후보가 출마 의사를 밝힌 상태다. 이곳은 지역의 특성상 3당 후보가 본선에서 겨룰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진보신당 박은지 대변인은 “야권연대 협상 과정에서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진보신당을 사실상 배제하였기 때문에 지역별 단일화 협상은 중앙당이 아닌 각 후보들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라며 "후보 단일화 협상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통합진보당 이지안 부대변인은 향후 통합진보당과 진보신당 후보 사이 단일화 협상 가능성에 대해 "민주통합당과의 중앙당 차원에서 야권연대 협상이 끝낱기 때문에 지역별 후보 단일화는 각 후보들에게 맡겨진 것"이라고 밝혔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후에도 단일화 협상 여지는 남아 있는 셈이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양단간의 야권 단일화 협상을 통해 76개 지역에서 후보 단일화 경선을 치르는 만큼, 야권협대 협상 과정에서 사실상 배제되었던 진보신당 후보자들이 향후 각 지역에서 후보 단일화 요구가 지속될 경우 어떤 선택을 내리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 * *

    진보신당 후보 출마 지역구

    민주통합 vs 통합진보 vs 진보신당 지역

    창원 성산구 – 변철호 vs 손석형 vs 김창근
    창원 마산회원구 – 하귀남 vs 박선희 vs 송정문
    충남 당진 – 어기구 vs 김희봉 vs 손창원
    경기 평택갑 – 이근홍 vs 송치용 vs 김기홍
    경기 광명을 – 이언주 vs 김성현 vs 신동열
    인천 중구동구옹진 – 한광원 vs 소성호 vs 김민
    인천 남동갑 – 박남춘 vs 신창현 vs 최완규
    인천 서구강화군갑 – 김교흥 vs 한승일 vs 박춘애
    서울 종로 – 정세균 vs 김원열 vs 최백순
    거제 – 장운 vs 이세종 vs 김한주
    광주 북구을 – 당내 경선 진행중 vs 이응호 vs 안영돈
    광주 광산갑 – 김동철 vs 장원섭 vs 윤영대                    

    통합진보 vs 진보신당 지역

    부산 영도 – 민병렬 vs 김영희
    경기 의정부을 –  홍희덕 vs 유병두
    울산 남구을 – 김진석 vs 권진회                             

    민주통합 vs 진보신당 지역

    부산 동래구 – 노재철 vs 박재완
    부산 남구갑 – 이승환 vs 하성무
    제주시을 – 김우남 vs 전우홍
    대구 수성구갑 – 김부겸 vs 이연재
    대전 서구을 – 박범계 vs 김윤기
    경기 의정부시갑 – 문희상 vs 목영대
    전북 완산갑 – 전략공천 예정 지역 vs 염경석
    인천 연수구 – 이철기 vs 이근선
    서울 동대문을 – 민병두 vs 고현종
    서울 구로갑 – 이인영 vs 강상구
    서울 구로을 – 박영선 vs 심재옥
    서울 동작을 – 이계안 vs 김종철
    서울 강북갑 – 오영식 vs 김일웅
    서울 은평갑 – 이미경 vs 안효상
    서울 마포갑 – 노웅래 vs 이선주
    충북 청주갑 – 오제세 vs 이응호
    울산 중구 – 송철호 vs 이향희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