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탈핵은 인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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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03월 05일 11:1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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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 발전 정책을 주도적으로 추진하면서 이에 따른 이익을 얻는 집단이 있다. 국가 주도의 대규모 위험 산업을 육성하면서 그 피해에는 눈 감는 정부 관료들과 이익에만 관심 있는 대기업들, 그리고 정부와 대기업에 빌붙어 국민을 현혹하는 데 여념이 없는 핵 관련 학계 교수들, 이들을 흔히 ‘핵카르텔’이라 부른다. 이들은 자신의 이익만을 좇을 뿐, 그 위험에 따른 책임을 지지 않는다. 오히려 위험을 은폐하는 데에 여념이 없다.

    반면 지난해 3월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를 통해 목격되고 있는 것처럼, 사고의 위험과 그 피해는 원전 지역 주민들과 원전 노동자, 여성과 아이들 등 약자들에게 집중적으로 나타난다. 후쿠시마 원전 지역 주민들은 삶의 터전을 잃었고, 원전 노동자들은 고농도 방사능에 노출돼 목숨을 잃거나 하는데도 이들에 대한 정보는 은폐되고 있다. 아이들은 방사능의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 전학을 가야 했고, 남아 있는 아이들은 방사능이 검출된 학교 운동장에서 뛰어 놀 수 없게 되었다.

    후쿠시마 핵사고로 빼앗긴 아이들의 미래

    후쿠시마에 살던 초등학생 도미스까 유지는 핵 사고 이후 요코하마로 이주해야만 했다. 그는 후쿠시마에 남아 있는 친구들과 자신처럼 피난생활을 하는 친구들과 함께 지난 해 10월 ‘후쿠시마 어린이 지원 간토’라는 블로그를 만들어 아이들의 목소리를 전하고 있다.

    지난 1월 14일 요코하마에서 열린 ‘탈원전 세계 회의’에서 도미스까는 강연자로 나와 다음과 같이 당당하게 물었다. “이 나라의 높은 분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아이들의 목숨인가요, 아니면 돈인가요?” 그러나 이 물음에 대답해야 할 세력들은 여전히 답이 없다.

    일본 공립학교에서는 운동장에서 방사능이 검출되어도 학생들을 다른 학교로 이주시키는 것을 공식적으로 허락하지 않는다. 오히려 오염 제거만 하면 학교 생활하는 데 지장이 없다고 선전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재일조선인학교 학생들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재일조선인학교는 일본에서 학교로 인정되지 않는 사립기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같은 이유로 운동장에서 검출된 방사능 제거 작업에 대한 지원을 받을 수 없다. 이렇듯 핵 발전은 아이들의 현실과 미래를 바꿔 버렸다.

       
      ▲서경식 교수의 강의 모습(사진=녹색연합) 

    서경식 도쿄경제대 교수는 지난 2월 25일 ‘후쿠시마를 걷는다’라는 강의를 통해 후쿠시마 지역 주민들의 실상을 전했다. 후쿠시마에서 방사능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후쿠시마 현에 고립돼 심각한 정신적 불안과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

    이에 따라 가족간 불화가 심화되고 이혼율이 증가했다. 이러한 불안 때문에 후쿠시마 지역 주민들은 조금이라도 낙관적인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고, 도쿄 전력이나 정부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을 외면하려고 한다. 핵을 추진하던 세력들은 이러한 주민들의 불안에 기대 거짓된 ‘안전’을 제공하고 있다.

    핵발전소 노동자의 열악한 노동조건

    핵발전소는 외국인 노동자를 포함해 가장 열악한 노동조건에 처해있는 비정규 노동자들의 인권에 돌이킬 수 없는 위해를 가하고 있다.

    JPNews의 보도에 따르면, 원전 산업은 20차 하청까지 하는 경우도 있으며, 그 결과 가장 밑바닥의 하청 노동자는 원래의 일당 10만 엔 중 6,500엔만 받아 93%를 떼인 상태로 돈을 받는다고 한다. 원전에서 일하는 하청노동자들은 “어떠한 일이 발생하더라도 문제제기를 하지 않는다”는 각서를 몸에 지니고 있으며, 철저한 ‘함구령’ 아래 자신들의 처지를 외부(언론)에 알리지도 못하고 있다.

    그들은 방사능에 노출돼 건강할 권리를 위협받고 있음은 물론이고, 양심과 표현의 자유를 억압받고, 재판을 받을 권리도 침해받고 있다. 이는 한국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핵발전소 노동자들에 대한 조사가 제대로 이뤄진 적도 없다. 지금이라도 원전노동자들의 노동 실태를 전수 조사해야 한다.

    우라늄 채굴… ‘죽음의 국가’로 변해

    핵발전소는 건설되기 전 우라늄 채굴과정 단계에서도 심각한 인권 침해를 발생시킨다. 독일 시사 주간지 <슈피겔>은 지난 2010년 세계 최대 우라늄 광산을 가진 서아프리카 내륙국가 니제르가 유럽 기업에 의해 ‘죽음의 국가’로 변해버린 현장을 고발했다.

    프랑스 국영업체 아레바는 니제르의 우라늄 광산권을 획득, 지금까지 10만 톤의 우라늄을 캐내 유럽 각지에 핵발전 에너지 연료로 공급하면서 190억 달러(약 21조원)에 달하는 매출액을 기록했다. 하지만 니제르에 남은 것은 사라진 숲, 방사능으로 오염된 물과 공기, 죽어가는 일꾼들뿐이었다.

    광산 이익 분배금도 니제르의 부패한 극소수 권력층에게 돌아갔다. 니제르 아이들 4명 중 1명은 5세 전에 사망한다. 한국도 우라늄 광산을 개발하고 수입하는 국가다. 이명박 정부 이래 ‘자원 외교’라 불리는 자원 수탈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 원전을 수출하겠다는 정부가 그 연료를 어디에서 얻고 있는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핵 발전은 우라늄을 채굴하는 과정에서부터 핵발전소를 건설해 운영하는 단계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인권 침해를 낳는다. 그 피해 당사자들은 우라늄 광산 채굴 노동자와 지역 주민들, 핵발전소 인근 주민과 원전 노동자들, 방사능 노출에 취약한 여성과 임신부, 아이들 등 사회적 약자들에 집중돼 있다.

    여기에 최근 불행하게도 피해 당사자 집단이 또 하나 추가되었다. 초고압 송전탑 인근에 사는 고령의 어르신들. 밀양의 이치우 어르신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또 다른 많은 송전탑 인근 주민들은 소리 없이 암에 걸려 사망하고 있다. 송전탑에서 발생하는 전자파가 암 발생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인권의 이름으로 탈핵을 주장하자

       
      ▲포스터

    당연하게도 이제는 피해자들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 후쿠시마 핵 사고를 겪고도 핵 발전을 추진하는 세력들, 즉 가해자들에게 ‘탈핵’을 정당하게 요구해야 한다.

    우라늄을 채굴하기 위해 제3세계 노동자들과 지역 주민들을 죽이는 행위를 멈추고 핵발전소 수출정책을 전면 폐기하라고. 핵발전소 인근 주민들과 노동자들의 건강권과 생명권을 보장하라고. 방사능에 취약한 여성과 임신부, 아이들을 위해 보다 강화된 방사능 기준을 마련하라고.

    삶의 터전을 파괴하고 건강을 위협하는 무분별한 초고압 송전탑 건설을 멈추라고. 수십만 년 동안 안전하게 저장해야 하는 핵 폐기물에 대한 책임을 미래세대에게 전가하는 행위를 당장 중단하라고.

    피해자들이 모여 인권의 이름으로 탈핵을 주장해야 한다. 3월 10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어린이와 여성, 노동자와 지역주민들이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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