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교 사유방식 따르면 절대 보수 못돼"
        2012년 01월 29일 10:4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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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인적으로 조계종에서 화쟁위원회를 만들었을 때 앞으로 불교가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사회적 실천을 하겠다는 것을 공표한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이 위원회가 만들어진 배경과 그 동안의 한 일 가운데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몇 가지를 말씀해 달라.

       
      ▲도법 스님(사진=조계종)

    = 화쟁사상은 원효 스님에 의해서 제창된 사상이다. 원효는 우리 민족이 낳은 세계적 사상가이며, 한국 불교를 대표하는 사상가로서의 특징이 있다. 기존 불교 역사에서 위대한 인물로 꼽히는 대다수는 불교관에 대한 입장이 대단히 종파적이었다.

    화엄경을 좋아하는 사람은 화엄경 중심의 불교관과 방법론으로 모든 것을 다루고, 금강경을 좋아하는 사람은 금강경을 중심으로 그게 최고라고 말을 했다. 열반경도 그렇고. 그래서 화엄종, 법화종, 열반종 이런 것들이 만들어졌다. 중국 불교의 대표적 모습이다.

    그런데 거의 유일하게 원효는 종파를 넘어서 화쟁사상을 얘기했다. 종파들은 서로 충돌할 수밖에 없다. 내가 진짜고 상대방은 가짜이니 충돌하지 않을 수가 있겠나. 종파주의적 갈등이 너무 첨예하게 나타나니까,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나온 것이 화쟁론이다.

    화쟁사상과 화쟁위원회

    화쟁사상은 쉽게 말하면 한마디로 개시개비론(皆是皆非論)이다. 다 옳기도 하고, 다 그르기도 하다는 말이다. 것이다.

    원효는 각 종파가 서로 옳다고 갈등하고 대립하고 있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그럼 실제로는? 나와 너에게 옳은 점과 그른 점, 장점과 단점이 다 있다. 이 사실을 서로 인정하고 이해할 때 갈등과 대립을 넘어서 화해와 협력적 삶을 살 수 있다는 논리다.

    우리 현대 사회에서도 마찬가지다. 종교의 이름으로, 국가와 이념, 이해관계 등 온갖 이름으로 편이 갈라져서 패거리들의 싸움터가 됐다. 어느 시대나 이런 것들은 늘 풀어야했던 문제로 존재했지만 현대에 들어서 더 심하다. 갈등에 의한 사회적 손실이 한 해 300조원이라고 한다.

    현재 자승 스님은 지난 2009년 총무원장 당선 후에 원효의 화쟁사상을 통해 우리 사회에 첨예한 갈등과 대립, 다툼을 불교적으로 화해시키고, 서로 협력해고 평화롭게 갈 수 있도록 하자, 국민과 함께 가는 불교를 만들자는 생각으로 화쟁위를 만들었고 내게 그것을 맡아줄 것을 제안했다.

    그래서 내가 하게 된 것인데, 아직 많은 것들이 미흡하고 불충분하다. 출범해서 한 일 가운데 내부적으로는 봉은사와 총무원 사이에 있었던 첨예한 문제를 푼 것이다. 잘 봐주면 70% 만족하고, 20~30%는 한계와 아쉬운 점이 남아 있다.

    불교, 권력에 결기를 세우다

    사회적 의제로는 4대강 문제를 다뤘다. 늦게 시작한 일이라서 현실적인 한계가 많이 있었으나, 조계종이라는 제도권 종단이 나섰기 때문에 그 동안 이뤄지지 않았던 몇 가지가 이뤄지기도 했다.

    당사자들인 국토해양부 장관, 4대강 살리기 추진 본부장,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사무총장, 4대강 사업저지 진행위원장 같은 분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후 목사님들과 스님들이 중심이 돼 토론도 하면서 접점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전문가 논의기구도 만들어졌고, 실제 얘기들이 진행됐다. 4대강 관련 예산 문제도 의견이 모아지면서 합의 통과를 해보자고 얘기하던 중에, 신의를 깨고 한나라당이 일방적으로 예산을 통과시킨 것이다. 동시에 조계종단 템플 스테이 예산도 삭감되는 일이 발생했다.

    이걸 계기로 조계종단이 강력하게 들고 나왔는데 그 내용은 두 가지다. 하나는 정부 여당에 대해, 이런 방식으로 신의를 깰 수 있냐는 문제 제기를 강력하게 하자는 것이었다. 다른 하나는 불교가 지금까지 자기 길을 가지 못 했다. 이제 제대로 가자는 것이었다. 이 두 가지 입장을 가지고 결기를 세운 것이다.

    그것이 정부 여당 관계자의 전국 사찰 출입금지와 불교가 어렵더라도 주체적이고 자립적인 길을 가기로 하면서 이를 위한 기도와 결의대회로 이어진 것이다.

    당시에 일반인들에게는 템플 예산 삭감 때문에 조계종단이 들고 일어선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4대강 문제를 화쟁적으로 풀어보자는데 크게 동의하고 일을 진행해왔는데 정부와 한나라당이 그런 믿음과 약속을 깨고 함부로 가서 그런 것이다.

    하지만 밖으로는 불교계가 템플 스테이 예산 삭감 때문에 화가 나서 싸운 것으로 비쳐진 것은, 그 동안 불교가 그런 것에 매달려왔기 때문에 자업자득 측면도 있다. 만약에 우리가 일찍 시작하고 불교가 탄탄한 경험이 있었으면 실제는 훨씬 낫게 갈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종교평화와 남남평화

    2011년에 들어와서는 일회적인 것보다 우리 사회에서 지속적, 근본적 갈등 요인으로 작동하고 있는 것을 다뤄보자고 생각했으며, 그 결과 선택된 의제가 종교 평화와 남남 평화 문제였다.

    우리 역량으로 보면 둘 중 하나를 다루는 것도 힘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요하게 보는 것은 올해 상반기 중에 매듭지어질 예정인 불교인 종교평화 선언이 도화선이 돼 그 동안 논의만 무성했던 7대 종교 공동평화 선언에 자극을 줬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종교계가 모여서 현재 초안은 마련된 상태이며,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는 중이다.

    화쟁위 출범 1년 반 정도 해온 일은 이 정도다. 여력이 있으면 남북문제 풀기 위한 남남 갈등 문제를 다루고 싶다. 남북문제를 바라보는 관점과 기본적 태도에서 서로 다른 입장은 남쪽의 사람들이 서로 합의할 수 있는 점을 찾고 통일돼야 한다.

    – 최장집 선생께서도 최근 “진보는 진보대로, 보수는 보수대로 (자신들의 대북 정책에) 문제가 있다는 걸 인정하고, 이런 약점을 보완해서 합의를 이뤄내고, 이를 토대로 이상과 현실이 적절하게 균형을 이루는 대북관이나 정책을 발전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비슷한 생각 같다.

    = 내가 말하는 것은 쉽게 말하자면 싸움을 말리면서 함께 가야 하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한데 그러기 위해서는 힘이 있어야 한다. 묘안이 있어도 힘이 없으면 무시당한다. 한국사회에서는 종교계가 방향과 중심을 잘 잡는다면 그런 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종교계와 진보, 보수가 테이블에 함께 하게 되면 큰 전진이 될 것이다.

    남북문제는 정파가 아니라 국가, 민족의 문제다. 남북문제를 바라보는 방향, 관점, 기조에 대해 총론적인 합의를 이끌어내고, 누가 집권을 해도 이걸 기초로 해서 이 문제를 안정적이고 일관적이며 지속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야 제대로 좋게 풀릴 수 있을 것이다.

    남북문제, 보수 진보 합의 필요

    첫 번째 관문이 남남 평화다. 화쟁위가 종교평화선언의 경험을 통해서 한국 종교계가 함께 이 일을 해보자는 것이다.

    이게 안 되니까 보수가 집권하면 이렇게 가고, 진보 집권하면 저렇게 가면서 엎치락뒤치락 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가는 한 안정적, 지속적, 일관적, 효과적 남북정책이 가능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 우리의 역량이 부족해서 그걸 해내지 못하고 있다.

    노태우,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 남북 정권이 합의한 것이 있기 때문에, 이걸 잘 종합하면 남남 간은 물론 더 필요하면 남북 까지도 총론 수준의 기본 합의 이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게 남북 문제를 풀어나가는 데 가장 절실히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 김진숙 씨가 한진중공업 크레인에 올라가서 싸울 때에도 화쟁위 차원에서 현장에 찾아간 걸로 알고 있습니다. 종교가 노사 문제를 중재하거나 해결해주는 것이 쉽지 않은 것 같은데, 노사 문제에 관심을 갖고 개입하게 된 배경이 무엇입니까?

    = ‘천상천하 유악독존’의 설명처럼 세상에 제일 중요한 것이 너나없이 목숨이다. 내가 묻고 싶은 건 그런 거다. 보수 진영의 대통령이 있다고 치자. 어떤 이유로든 대통령의 딸이 김진숙 씨라면 그래도 자본주의, 진보, 보수가 어쩌니 하는 명분과 논리로 그를 저렇게 다루겠는가. 아니라고 본다. 자신이 그런 위치라고 했을 때 국가든 진보든 보수든 그렇게 다룬다면 수긍할 수 있겠는가.

    이 세상에서 생명 가치보다 더 거룩한 것은 없다. 이보다 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직접적인 것은 존재하지 앟는다. 진보 보수 자본 노동 여야 이전에 생명 존재가 죽음 샇왕세서 살려달라 외치느다. 여기 응답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함부로 취급한느 거다. 말이 안된다. 이걸 외면하면 진보 보수 여야 존재의 거룩함 무시 외면하는 우리 자신도 그런 존재가 될 수 없다. 우리가 할 일은 우리나 그가 스스로 거룩한 존재로 있어야 한다.

    김진숙, 해결 안 되면 총무원장 직접 나서려 했다

    존재의 거룩함 존중함게 어디 있나. 김진숙이라는 더 현실적이고 더 구쳊겅닌존재의 존엄성이 유린되거나 억압돼서는 안 된다. 죽음의 상황에서 살여기에 우리가 어떻게 응답을 해야 하나 하는 문제로 접근했다.

    그렇다면 모든 걸 다 떠나서 그가 살아서 걸어 내려오게 하는 것이 가장 큰 일이었다. 법이나 자본, 노동 이런 것들이 생명보다 우선하지 않는다. 다른 핑계대지 말고 생명이 살아서 내려오게 하자는 뜻이 중요했다.

    노동부 전경련 대한상의 민주노총 등 너덧 군데 호소하는 형식으로 했다.(도법 스님은 당시 ‘호소문’을 전달하고 108배를 올렸다) 그리고 이후에도 나름대로 계획이 있었다. 이 문제 역시 화쟁 사업 가운데 하나다.

    이런 과정을 지나면서 여야 합의 권고안을 수용하기도 했는데, 다시 협상 결렬돼 김진숙 씨가 엄동설한에 크레인 위에서 지내게 될지 모르겠다는 걱정이 생겼다. 어떤 이유로도 그렇게 돼선 절대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우리가 다시 준비를 했다. 1단계로 자성과 쇄신 결사 추진본부(도법 스님이 본부장이다)가 나서고 다음 단계에는 조계종단 총무원장 스님이 직접 나서는 것으로 계획을 잡아놓았다.

    그리고 이번에는 1단계로 청와대를 직접 상대해서 이전의 논리와 방법론으로 호소문을 전달하고 108배를 하려고 계획했었다. 그리고 이전에는 나 혼자 했으나 여러 스님이 함께 하는 걸로 했다. 그리고 1주일 시간을 주고 그 동안에도 해결이 안 되면 자승 총무원장 스님이 직접 나서서 행동을 할 계획이었다. 그리고 다른 한 편으로는 김진숙 씨를 설득해서 내려올 수 있도록 하려고도 했다.

    불교계, 노사 문제 관심 중요한 의미

    김진숙 씨가 크레인에 올라간 것은 해고자 문제 때문이었지만, 따지고 보면 자본과 노동의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가 하는 문제가 사회적 화두가 되게 만들었다. 이는 커다란 성과였다. 조계종단도 그 동안 잘못한 점이 있는데 이제부터라도 적극 나서서 노동과 자본의 문제를 화쟁적으로 풀어나가기 위해 함께 얘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가지게 됐다.

    우리의 이런 생각과 계획을 청와대 쪽에도 사전에 알려줬다. 알고 있어라. 내가 이런 내용을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하려는 계획이었는데, 청와대에 알려준 이후 이틀 만에 전격적으로 합의 타결됐다. 우리 계획은 실행에 옮겨지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생명이 가장 거룩하고 현실적인 가치라는 것이다.

    이런 것이 불교적 사유방식이며 문제를 화쟁적으로 풀어가는 방법이다. 따라서 불교적 사유방식으로 보면 절대 보수가 될 수 없다. 왜냐하면 세상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흘러가고 있다. 관계와 변화가 세상이다. 그런데 어떻게 보수적일 수 있나.

    하지만 불행하게 불교가 이런 것을 놓치거나 왜곡시켜서 생긴 게 보수화 현상이다. 정상적으로 불교를 파악하고 불교적으로 사고한다면 끊임없는 변화, 주체적으로 준비된 변화를 쉼 없이 추구하도록 돼 있는 게 불교다.

    김진숙 씨 문제를 푸는 과정에서 조계종이라는 ‘거대한 보수집단’이 자본과 노동의 문제를 풀기 위해 나선 것은 매우 큰 의미가 있다. 명진 스님이 총무원장 스님을 권력의 하수인으로 매도하고 있는데, 과거는 어떠했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조계사에서 1년 반 정도 일을 하다 보니 자승 스님이 이처럼 첨예한 문제에 나서기로 결심한 것은 보통 일이 아니라고 본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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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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