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가들의 눈에 비친 용산
    2012년 01월 22일 12:5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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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표지. 

『내갈 살던 용산』에 이어 철거민들의 목소리를 담은 두 번째 만화책, 『떠날 수 없는 사람들』(유승하 외 지음, 보리, 12000원). 2009년 1월 20일, 철거민 다섯 명이 목숨을 잃은 크나큰 사건 ‘용산참사’가 일어난 지 벌써 3년째다.

용산참사로 실형을 받은 철거민들은 여전히 차디찬 감옥에 갇혀 있고, 유가족들의 아픔 또한 씻어지지 않았다. 평범하기만 하던 우리 이웃들은 가족들이 함께 모여 오손도손 지내던 집을 잃었다.

서로 의지하고 기대던 가족을 떠나보내야 했다. 집을 뺏은 자들은 집과 가족을 빼앗긴 이들을 ‘떼쟁이’라고 매도한다. 평화로운 도시를 위협하는 ‘테러리스트’라고 한다.

도시를 새롭게 바꾸는 정책, 재개발. 화려한 도시는 철거민들의 눈물 위에 세워진다. 용산 남일당, 홍대 두리반, 명동 마리……, 언젠가 내가 살던 고향에까지 재개발은 뻗쳐 올지도 모른다. 철거민들의 시간은 그날 새벽에, 그대로 멈춰 있다. 용산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도시를 재개발하면 낡은 도시가 새롭게 바뀐다. 그리고 그곳에 살던 힘 없고 돈 없는 사람들은 도시에서 치워진다. 전광석화처럼 몰아붙이던 재개발과, 살인적인 용역 폭력, 게다가 경찰의 비호까지 합쳐져 용산참사가 일어나자 사람들은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사람의 목숨을 앗으면서 이루어지는 이 청소가 과연 옳은가? 무차별하게 일어나는 개발을 멈추게 할 수는 없을까? 고민을 시작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뿐. 용산참사에 대한 보상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되자, 슬그머니 고개 숙이고 있던 재개발은 곳곳에서 다시 빳빳하게 고개를 쳐들었다.

일산 덕이동, 성남시 단대동에서는 용산참사가 있기 전부터, 용산구 신계동과 부천시 중3동, 동작구 상도4동은 용산참사가 있을 즈음부터 강제철거가 일어났다. 그러나 이런 현실을 아는 사람은 없다. 나와는 상관없는 이들의 삶에까지 관심을 기울이기엔 세상이 너무 복잡하고 빠르게 바뀐다.

용산에서처럼 사람이 죽어 나가지 않는 이상, 철거민들의 목소리는 그다지 크게 울려퍼지지 않는다. 또 다른 용산에서, 더 많은 곳에서, ‘재개발’이라는 주문에 따라 집들은 스러져가지만, 집을 빼앗긴 사람들이 외치는 ‘대책 없이 내쫓지 말라’는 목소리는 공허한 외침일뿐이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내 집 마련’이라는 욕망에 대해, 40년 동안 끊임없이 이어져 온 재개발의 역사에 대해, 철거를 둘러싼 정책과 행정기관의 태도에 대해, 철거가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무지막지하게 벌어지는 용역들의 폭력에 대해, 철거민의 시선으로 모든 것들을 파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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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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