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탈핵, 할건가 말건가, 총선서 선택을이대로 두면 세계 최대 핵발전 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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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01월 19일 12:4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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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통합당 지도부 선거가 끝나면서 올해 총선을 앞둔 정치세력들 간의 이합집산은 끝난 듯하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정책에 대해 얘기를 해야 할 때이다.

    각 정당, 원칙적 입장과 구체적 계획 내놔야

    올해 총선에서 꼭 얘기해야 할 주제가 핵발전 문제이다. 며칠 전 경남 밀양에서는 70대 노인이 초고압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여 분신을 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건설 예정인 신고리 핵발전소에서 전기를 끌어오기 위한 초고압 송전탑 때문에 발생한 비극이다. 이 사건은 더 이상 핵발전 문제를 덮어둘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핵발전은 생태환경뿐만 아니라 지역공동체와 사람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조차 상실한 비윤리적 행위이다.

    방사능 문제를 생각해도 그렇다. 핵발전을 확대하는 국가일수록 방사능에 대해 "안전하다"는 말만 되풀이한다. 우리 나라가 대표적이다. 먹는 식품에서 나와도 "안전하다", 아스팔트에서 나와도 "안전하다"는 말만 되풀이한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모습.

    핵발전을 확대하는 국가에서는 핵발전소의 안전성을 과장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안전 규제도 허술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대표적인 찬핵론자가 원자력 안전규제를 담당하는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다. 정말 사고 안 나는 게 다행인 위험한 상황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21개의 핵발전소들이 가동 중이다. 그리고 이 숫자는 신고리 2호기와 신월성 1호기가 올 봄에 가동되면 23개로 늘어난다. 그 외에 건설 중인 것과 계획 중인 것을 합치면 34개가 되고, 작년 연말에 발표한 삼척과 영덕의 신규부지가 확정되면 42개까지 지을 수 있게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압도적으로 핵발전 밀집도 세계 1위인 국가가 된다.

    핵발전 확대를 막고 물꼬를 돌리려면, 지금밖에 기회가 없다. 이번 총선에서 우리는 세계 최대의 핵발전단지로 갈 것인지, 아니면 탈핵(탈원전)을 할 것인지?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야당들은 탈핵에 대한 입장을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 그리고 구체적인 입법과 계획에 대해 토론을 시작해야 한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우리나라는 핵발전의 수렁 속으로 더 깊이 빨려 들어가게 될 것이다.

    민주통합당 입장 애매

    핵발전 문제에 관한 각 당의 입장들은 어느 정도 나와 있다. 민주통합당은 ‘전면 재검토’, 진보신당과 사회당, 통합진보당은 ‘원전의 단계적 폐기’ 또는 ‘탈핵’을 강령으로 하고 있다. 이 정당들 중에 핵발전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은 없는 것이다.

    그러나 민주통합당의 입장은 애매모호하다. 원전을 전면재검토한다지만, 언제까지 재검토를 한다는 것인지? 도 불분명하고, 현재 짓고 있는 핵발전소나 수명이 끝난 핵발전소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이 없다.

    그리고 진보신당은 2030년 탈핵을 제시하고 있지만, 통합진보당은 목표연도를 분명하게 밝히고 있지는 않은 상황이다.

    탈핵(탈원전)을 선언한 독일이나 벨기에의 사례를 보면, 언제까지 탈핵을 하겠다는 목표연도를 설정하고 탈핵을 위한 시나리오를 짬으로써 탈핵을 현실로 만들었다. 탈핵을 위해서는 신규 핵발전소 건설 중단이나 수명 끝난 핵발전소의 폐쇄는 당장 해야 할 일이다.

    그렇다면 우리도 이제는 막연하게 핵발전에 ‘찬성한다’, ‘반대한다’ 또는 ‘단계적으로 폐기한다’는 수준을 넘어서서 목표연도에 대해 합의하고 실질적인 탈핵 시나리오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총선에서 각 정치세력들은 이 문제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탈핵에 동의하는 정치세력들은 탈핵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토론을 시작해야 한다.

    녹색당은 아직 창당 과정에 있지만, 탈핵(탈원전) 문제에 대해서는 다른 어떤 정당보다도 관심을 가지고 활동해 왔다. 핵발전 확대에 초점을 맞춘 우리 나라의 법제도를 전면 개편하기 위한 ‘탈핵 및 에너지전환 기본법’ 초안도 마련하고 있다.

    세 가지 쟁점에 입장 발표를

    그래서 다른 정당들에게 제안한다. 탈핵(탈원전)에 대한 각 정당의 입장을 명확하게 밝혀달라. 그래야 토론이 시작될 수 있다. 쟁점은 몇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핵발전을 중단하기 위한 목표연도를 어떻게 잡을 것인지이다. 녹색당은 창당 준비과정에서부터 2030년 탈핵을 주장해 왔다. 진보신당도 2030년 탈핵을 주장하고 있다. 다른 정당들의 입장은 무엇인지를 밝혀달라.

    둘째, 신규 핵발전소 건설을 중단할 것인지 아닌지이다. 여기에는 당장 상업운전을 시작하려고 하는 신고리 2호기, 신월성 1호기부터 포함된다. 일단 상업운전을 시작하면 핵발전소는 핵폐기물을 쏟아낼 수 밖에 없고, 사고위험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미 건설이 끝났다 하더라도 신고리 2호기, 신월성 1호기는 가동을 위한 모든 행위를 중단하고, 핵발전확대냐 탈핵이냐는 정치적 결정을 기다리게 해야 한다. 정당들은 이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세 번째는 쉬운 문제이다. 수명이 끝난 핵발전소의 수명연장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이미 수명연장을 한 고리1호기, 그리고 수명연장이 추진되고 있는 월성 1호기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수명이 연장되면 그만큼 사고위험도 높아지는 만큼, 고리1호기는 가동을 중단하고 월성1호기는 수명연장을 하지 말아야 한다. 이 문제에 대한 입장도 명확하게 해야 한다.

    각 정당의 입장이 밝혀지면, 탈핵을 위한 구체적 논의를 위한 ‘정당 연석회의’를 구성할 것을 제안한다. 공개적인 토론도 해야 한다. 그래서 탈핵(탈원전)과 에너지전환을 이번 총선의 핵심 의제로 같이 만들어가자. 그것이 우리의 안전과 미래세대의 생존을 보장하기 위한 책임있는 정당의 태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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