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적 시장경제
        2012년 01월 14일 05:3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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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표지. 

    『유종일의 진보경제학 – 철학, 역사 그리고 대안』(모티브북, 23000원)은 저자가 최근 수년간 강연하고 기고한 글들을 모아 정리한 것으로, 진보적 시각에서 한국경제의 새로운 발전 패러다임을 구축하기 위한 노력의 소산이다. 

    진보를 위한 대안, 민주적 시장경제

    이 책은 세 토막으로 나뉜다. 첫 번째 토막은 경제를 보는 기본적인 시각, 즉 경제철학에 관한 것으로, 진보적 입장에서 시장과 세계화, 성장과 분배의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를 논의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보수는 친시장, 진보는 반시장이라는 선입견이 존재한다.

    개방과 세계화에 대해서도 보수는 찬성, 진보는 반대라는 인식이 존재하지만 이는 올바른 인식이 아니다. 진보가 시장만능주의나 무조건적 개방과 세계화를 반대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시장과 세계화의 한계와 단점을 인식하는 것이 곧 시장경제나 세계화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 사회 일각에는 진보의 이름으로 시장 논리를 부정하고 세계화 자체를 배척하는 흐름도 있다. 하지만 이는 결코 올바른 진보의 입장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진보의 입장에서도 시장경제의 한계와 단점 못지않게 시장경제의 가능성과 장점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며, 세계화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신자유주의적 세계화는 반대해야 마땅하지만 세계화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세계화는 잘 관리하기만 하면 진보적 가치를 실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진보도 성장에 매우 적극적이어야 하며, 성장이 분배와 상충되기보다는 선순환을 이루는 경로에 주목하면서 분배친화적 성장을 이룩하고, 분배의 개선을 위해 매우 과감한 정책을 추진하되 가급적 성장친화적 정책 수단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한다. 

    진보도 성장에 적극적이어야 한다

    이 책의 두 번째 토막은 진보적 시각에서 현대 경제사를 훑어본다.  현대자본주의의 역사를 압축적으로 논의한다. 고전적 자유주의에 입각한 제1차 세계화체제가 위기에 빠지고 대공황이 도래하는 시점에서부터 뉴딜개혁과 개혁자본주의의 성립, 그리고 이에 기초한 자본주의의 황금기를 먼저 살펴보고, 이어서 개혁자본주의의 위기와 신자유주의의 등장, 그리고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의 전개를 살펴본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의 미래에 관해서도 논의한다.

    이어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경제정책 패러다임의 변화를 전망하고 한국 경제의 최근 역사를 훑어본다. 이와 함께 박정희 시대가 남긴 유산이 무엇인지, 이러한 유산은 어떻게 아직까지 한국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해 논의한다. 특히 오늘날 한국 경제의 최대 화두가 된 양극화 문제의 연원이 박정희 시대에 굳어진 재벌체제에 있음을 밝히고, 박정희 시대의 부정적 유산을 청산하는 길이 우리 시대 진보의 핵심적 과제임을 주장한다.

    이 책의 마지막 토막은 한국 경제의 새로운 발전 패러다임에 관한 필자의 구상을 담고 있다. 지식경제론은 새로운 성장 모델, 경제체제 개혁에 대한 구상으로서 민주적 시장경제론, ‘동아시아 경제통합론’에서는 새로운 대외경제전략을 모색한다.

                                                      * * *

    저자 : 유종일

    유신독재 시절 민주화운동에 투신하여 투옥, 제적, 강제징집을 당하며 바람직한 사회의 모습과 사회변화의 원리를 고민했고, 학문의 길에 들어선 이후에는 이러한 고민의 연장선상에서 경제체제와 경제개혁의 문제를 공부했다.

    하버드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밟으면서 미국식 주류경제학을 배우는 한편, 지도교수 스티브 마글린을 통해 아시아인 유일의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아마르티아 센과 교류하게 되었고,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의 진보적 경제학자들과 프랑스의 레귤라시옹 학파 학자들과도 교류하게 되었다.

    제프리 삭스의 조교였으며, 폴 크루그먼의 수강생이었고, 조지프 스티글리츠와는 연구 프로젝트를 통해 만났다. 학문적 입장은 크게 보아 개혁적 케인스주의 입장을 취하고 있으나, 신고전파, 제도주의, 마르크스주의 등 다양한 접근법을 융합하는 연구방법론을 취하고 있다.

    전공 분야에 있어서도 경제성장론을 주된 분야로 연구했지만, 여기에 한정되지 않고 미시적으로는 노동시장, 거시적으로는 국제금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를 섭렵했다. 한국에 귀국한 이후에는 양극화 등 당면한 정책 문제에 관한 연구에 집중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편집국입니다. 기사제보 및 문의사항은 webmaster@redian.org 로 보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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