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 여야 모두 잘못" 조선일보 물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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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01월 13일 09:4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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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돈봉투’ 사건의 실체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돈봉투 돌리기’가 체계적으로 이뤄졌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내부 문건과 계좌 등이 공개됐다. 검찰은 곧 당시 박희태 후보 캠프의 상황실장을 맡았던 김효재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을 소환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부분의 신문사들이 관련 소식을 비중있게 다룬 가운데 ‘물타기’에 나선 한 신문의 ‘활약’이 눈길을 끌고 있다.

다음은 13일자 전국단위 종합일간지 아침신문의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박희태 별도 사무실서 돈봉투 뿌려”>
국민일보 <월성 1호기 ‘고장’ / 7000억 대정비 6개월만에 멈춰>
동아일보 <전교조 내부서도 학생인권조례 문제 인정>
서울신문 <친이계 이름 수두룩 돈봉투 물증 나왔다>
세계일보 <“KTX민영화 국민이 반대” / 與비대위, 정부정책 첫 제동>
조선일보 <이란 원유 수입 절반 축소 추진>
중앙일보 <박희태 캠프 불법 선거자금 의심계좌 포착>
한겨레 <“박희태캠프, 비밀사무실서 돈 나눠줬다”>
한국일보 <국회 사무처 압수수색>

“한나라당 ‘돈봉투 돌리기’ 물증 나왔다”

동아일보는 1면에서 한나라당 2008년 전당대회 당시 박희태 후보 캠프에서 서울 및 원외 조직을 담당했던 안병용 서울 은평갑 당원협의회위원장이 구의원 5명에게 건넨 A4용지 2장짜리 문건을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안 위원장이 “서울지역 당협 사무국장 30명에게 50만원씩 나눠주라”고 지시하면서 건넨 이 문건은 선거구, 당협위원장 이름, 회의 참석, 대리 참석, 해당 당협위원장 관리 책임자, 친분관계, 당협위원장 휴대전화번호 등으로 분류돼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동아일보 13일자 1면

   
  ▲경향신문 13일자 3면 

앞서 12일 밤 MBC 뉴스데스크는 같은 내용의 문건 A4용지 13쪽 분량을 단독 입수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MBC는 첫 번째 리포트에서 “캠프 회의 ‘참석’이라는 항목에 동그라미 표시가 된 사람들은 직접 돈봉투를 돌렸다는 안병용씨를 비롯해 고승덕, 안형환, 공성진, 정의화 의원 등 18명”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동아는 4면에 이어진 기사에서 “서울 지역이 담긴 첫 번째 장에 이어 두 번째 장에는 부산 지역 8개 당협 명단도 포함돼 있다”며 “서울뿐 아니라 부산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돈을 돌리려 했을 가능성이 있는 셈”이라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안 위원장은 구의원들에게 돈을 나눠주라고 지시한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했지만 이 문건을 캠프에서 사용한 사실은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문건에 의하면, 회의에 참석했다고 동그라미가 쳐져 있는 당협위원장은 모두 친이계로 분류되는 인사들이었으며, 고승덕 의원의 경우에도 회의 참석란에 동그라미가 쳐져 있다. ‘돈봉투 돌리기’가 체계적으로 진행됐다는 사실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동아일보 13일자 4면.

불법자금 출처 의심 계좌 발견…‘비밀 사무실’ 운영도

중앙일보는 1면에서 검찰이 “당시 박희태 후보 캠프와 관련한 불법자금의 원천으로 의심되는 계좌들을 발견해 자금 추적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검찰이 전당대회를 전후해 캠프 재정 담당자 등의 계좌와 연결돼 있는 계좌들 중 일부에서 거액의 자금이 수시로 입출금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당시 캠프의 재정과 조직 업무를 담당했던 조정만 국회의장 정책수석비서관을 소환 조사하기로 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한겨레는 1면에서 “당시 박희태 후보 쪽이 공식 사무실 외에 ‘별도 사무실’을 운영하면서 이곳에서 돈봉투를 나눠준 것으로 12일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2008년 당시 여의도의 한 빌딩에 위치했던 박 후보 캠프의 사무실 바로 아래 층에 별도 사무실을 꾸려 ‘돈봉투 돌리기’의 베이스 캠프로 활용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안 위원장은 “공식 선거사무실이 좁아 마련한 공간”이라며 “문제의 문건 역시 당시 지지자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한 것일 뿐”이라고 쏟아지는 의혹을 정면 부인했다.

   
  ▲한겨레 13일자 3면 

돈봉투의 전달자로 지목돼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당시 박희태 대표 비서 고명진 보좌관은 “돈을 건넨 사실이 없다”면서도 “돈봉투를 돌려받은 뒤 개인적으로 썼다”는 상반된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겨레는 “전달하지도 않은 돈을 자신이 받아, 상부에 보고도 하지 않은 채 도용했다는 말이어서 상식적으론 납득하기가 쉽지 않다”며 “고 보좌관 등 실무선에서 ‘꼬리 자르기’를 시도하려는 것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은 당시 박희태 후보 캠프의 상황실장을 맡았던 김효재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을 곧 소환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검찰은 300만원이 든 봉투를 되돌려주자 김 수석에게 ‘왜 돌려줬나’라는 취지의 전화를 받았다는 진술을 고승덕 의원으로부터 확보했다. 반면 김 수석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고 의원이)나와 통화했다는 건 일방적 주장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김 수석은 당시 상황실장으로 일하며 캠프를 총괄했던 인물이다.

조선, “박 의장 귀국하라”면서 “여야 모두 잘못”…!?

눈길을 끄는 건 조선일보의 편집이다. 조선일보는 3면에 실린 장문의 ‘기자수첩’ 칼럼에서 6일째 해외 순방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박 의장의 귀국을 촉구했다. 정치부 선정민 기자는 칼럼에서 “방문국에서도 박 의장이 ‘돈봉투’ 문제에 연류됐다는 사실을 주한 대사관으로부터 보고받고 상세히 알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상대국 대통령과 국회의장, 우리 교민들이 무슨 생각으로 박 의장을 만날까”라고 지적했다.

   
  ▲조선일보 13일자 3면 

그러나 조선일보는 한나라당의 ‘돈봉투 리스트’에 대해서는 4면에 2단짜리 ‘단신’으로 전해 눈길을 끌었다. 이 신문은 “(문건의)진위 여부와 그 내용에 따라 검찰 수사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만 보도했을 뿐, ‘소문이 돌고 있다’며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짧게 언급했다. 박 의장에게 책임을 묻는 대신, 한나라당 내부 인사들에 의한 ‘조직적 범죄’ 의혹은 축소 보도한다는 의심을 살 수 있는 대목이다.

대신 조선일보는 <돈봉투 난리속…수백억 모은 정치인 출판기념회>(4면)에서는 여야 정치인들의 ‘정치자금 창구’로 활용되고 있는 출판기념회 문제를 부각시켰다. 정치자금을 모금하는 ‘편법’으로 출판기념회가 활용되고 있다는 점은 물론 문제지만, 이미 타 언론에서도 여러차례 지적된 내용이어서 ‘신선도’ 면에서는 떨어지는 기사다.

   
  ▲조선일보 13일자 4면 

3면에서는 “민주통합당에서 ‘전당대회 돈 봉투’ 문제가 종적을 감췄다”며 민주당에 화살을 돌리기도 했다. 조선일보는 <“돈 봉투 뿌리 뽑자”더니 하루 만에 입 다문 민주당>이라는 사설을 맨 위에 올리며 “국민은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이나 돈 봉투 도는 것은 똑같다는 사실을 다 알게 돼 버렸다”고 지적했다.

여야 모두 관행적으로 이뤄지던 ‘돈봉투 돌리기’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지만, 구체적 증거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는 한나라당과 아직 ‘의혹제기’ 수준에 머물고 있는 민주당을 싸잡아 비판하며 ‘물타기’를 시도한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는 부분으로 보인다.

이 신문은 한결같이 여야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는 논조를 이어가고 있다. 10일에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도 돈봉투가 돌았다는 의혹이 있다는 기사를 1면에 배치했고, <돈봉투에 떠내려가는 한국 집권당과 제1야당>이라는 사설에서는 여야를 싸잡아 ‘정당 부패’의 온상으로 지목했다.

11일에는 <30억 당 20억락 전대, 관행이란 핑계로 덮을 순 없어>에서 ‘낡은 관행’을 이어오는 여야 모두를 비판했고, 12일에는 <전대 돈봉투에도 50배 과태료 물리라>는 사설에서 선거관리위원회의 개입을 촉구하기도 했다.

   
  ▲조선일보 13일자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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