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혈초등학교 웹툰 중단, 만화가들 항의
        2012년 01월 11일 03:5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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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털사이트 야후 코리아의 카툰세상 코너에서 연재되던 김성환(필명 귀귀) 작가의 웹툰 <열혈 초등학교>가 <문화일보>, <조선일보> 등 언론사의 보도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압력에 의해서 연재가 중단됐다는 의혹이 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열혈 초등학교>는 위험 수위를 넘나드는 폭력적인 내용과 자극적인 그림체 때문에 그 동안에도 비판을 받아온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  2008년에 처음 연재가 시작된 이후 지난 6일까지 2번의 시즌에 걸쳐 총 182화가 공개된 인기 웹툰이다.

       
      ▲조선일보 1면에 보도된 만화 ‘열혈 초등학교’의 한 장면.

    한국만화가협회는 11일 성명을 통해 "조선일보가 1월 7일자 ‘열혈초등학교, 이 폭력 웹툰을 아십니까’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한데 이어, 9일에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가 웹툰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여 청소년의 접근을 제한하겠다고 밝힌 최근의 사태에 대해 만화인들은 크게 우려한다"고 밝혔다.

    협회는 또 "조선일보는 주요포털에 연재되는 340개의 웹툰 가운데 학원폭력물이 11개(0.03%)라면서 이 가운데 2편(0.005%)의 사례를 들어 아이들이 웹툰을 보며 폭력의 방법을 학습하고, 폭력을 조장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며 "반면 조선일보 인터넷 판인 조선닷컴에서 ‘웹툰’을 검색해보면 1월 9일자에 ‘인기 절정의 웹툰 대표 작가 3인을 만나다’라는 기사가 나오는데, 같은 작가와 같은 작품에 대해 매우 호의적으로 다루고 있다”고 밝혀 조선일보의 모순적인 보도 행태를 마녀사냥이라고 비판했다.

    협회는 방심위에 대해서도 "조선일보의 보도가 나온 지 이틀 만에 모니터링 강화와 제한 조치를 발표한 방심위의 성급한 판단에도 우려를 표한다"며 "우리는 거꾸로 묻고 싶다. 만화가 사라지면 학원폭력도 사라지는가? 청소년 문제는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에서부터 해결방안을 찾아야지 만화 한 두 편에 책임을 묻는 것은 침소봉대를 넘어 왜곡이자 오도"라고 규탄했다.

    한국만화가협회 제효원 사무국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성명서를 방심위에 전달했으며 이후 반응을 보고 기자회견을 진행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며 "웹툰 작가들이 자신이 연재중인 작품 하단에 이번 사태를 항의하는 배너를 달거나 이야기를 담는 방안등도 논의를 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언론과 방심위의 압력을 이유로 연재중인 작가에게 조금의 여유도 주지 않고 연재 중단을 통보하는 것은 작가들로 하여금 다시 한 번 자기검열을 강요하는 위협일 수 있다"며 야휴 코리아의 행태를 지적했다.

    이 문제를 가장 먼저 알린 강도하 작가(@kangdoha)도 10일 트위터에 "방금 후배작가 귀귀(열혈초등학교의 작가)와 통화를 통해 야후에 연재중인 작품 열혈초의 연재중단 통보 사실을 듣게 되었습니다. 표현의자유를 침해하는 엄중한 사태입니다"라며 언론과 방통위의 압력에 의한 작품 연재 중단을 ‘표현의 자유 침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강도하 작가는 웹툰 <위대한 캣츠비>로 2005년 오늘의 우리만화상과 한국만화대상 대상을 수상하며 웹툰을 통한 한국만화의 재부흥기를 선도한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협회측이 언급한 조선닷컴 기사에서 김성환 작가와 함께 인기웹툰 작가로 인터뷰에 응했던 동료작가는 “한자리 함께 인터뷰를 했던 것은 아니고 이번 소식도 뉴스를 통해 처음 알았다”며 "웹툰에도 표현의 자유가 있는데 특정 웹툰이 사회적 문제를 일으킨 원인으로 몰려 안타깝다”고 전했다.  

    <조선일보>의 보도에 앞서 <문화일보>가 6일자 사회면 기사로 “이 만화(열혈 초등학교)는 연령과 상관없이 누구나 볼 수 있는 전체 관람가이지만 초등학생들이 학생 한 명을 집단 구타하거나 욕하는 장면도 거의 매회 빠짐없이 등장한다”며 “전문가들은 폭력 성향의 만화들이 아직 깊은 생각을 할 수 없는 어린 학생들에게 폭력에 대한 둔감함만 키워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언론보도가 계속되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9일 “학교 폭력 조장의 원인으로 지적받는 폭력적 성향의 인터넷 연재 웹툰에 대해 중점 모니터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고, 결국 <열혈 초등학교>는 현재 연재가 중단된 상태이다.

    야후 코리아측 관계자는 "연재가 중단된 것은 맞지만 작가와의 계약을 해지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으며 "<열혈 초등학교>가 언론보도 등으로 문제가 되자 작가와 직접 협의하는 부서에서 상호 합의를 통해 해당 작가가 준비하던 신작을 새로 연재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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