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풍경의 진수, 성찰의 진수
        2012년 01월 07일 03:1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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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중국서부를 비롯해 몽골, 중앙아시아의 유목 지대는 낮은 인구 밀도, 빈약한 소득, 여전히 불편한 교통과 주거공간 탓에 대부분 저개발지역으로 꼽힌다. (…) 하지만 높은 인구밀도와 풍족한 소득, 넘치는 교통수단과 편안한 주거공간에서 살고 있는 현대 도시인들의 삶은 어떤가? 정말 행복한가?

    도시는 불결하고 오염된 삶에 노출되어 있으며, 범죄와 교통사고가 빈발한다. 인적 없는 광야에서 느끼는 공포와는 다른, 도심의 검은 심연 같은 공포에 사람들은 상시적으로 떨고 있다. 이것이 내 여행의 목적이라면 목적이 되어 주었다. 나는 중국서부에서 이 공포스러운 삶을 대체할 그 무언가를 찾아다닌 것이다.” – 본문 중에서

       
      ▲책 표지. 

    『파미르에서 윈난까지』(이상엽 지음, 현암사, 17000원)는 다큐멘터리 사진가이자 사진 출판 기획자인 이상엽이 2004년부터 8년간 중국 서쪽 지역인 신강위구르자치구, 간쑤성, 칭하이성, 쓰촨성, 윈난성 등지를 수차례 여행, 답사한 여정의 결산을 담은 책으로, 중국 풍경의 진수와 함께 성찰의 진수를 보여주는 기행서이다.

    여행의 배경이 되는 중국 서쪽 지역은 높은 고도와 험한 자연환경으로 인해 늦게 중국의 판도 안으로 들어온 지역이자 역사적으로는 독자적인 공동체를 형성했던 곳이다. 이 책은 그러한 중국 서부의 문화와 풍광에 대한 생생한 답사 기록이다. 강력한 사진 이미지는 기록의 현장감을 되살려낸다.

    전체 140장의 사진들을 통해 보여주는 풍경은 서북쪽 끝인 신강위구르자치구의 적막한 사막 파미르 고원에서 시작해, 염호가 눈부신 칭하이성과 쓰촨성의 광활한 루얼까이 초원을 지나 험난한 차마고도를 남하해 미얀마 국경 근처 원난성 시솽반나의 눈물겨운 농촌에까지 이르며, 이 사진들과 어우러지는 글은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고유한 역사와 삶의 모습을 전하고 있다.

    이 책이 조명하는 중국 서쪽 지역의 풍경과 그곳에서 진행되는 삶의 곡진함이 주는 호소력은 여느 낭만적이고 실용적인 여행서가 전하는 호기심에 더해 뭉근한 감동과 생각을 전해줄 것이다.

    여행이라는 것이, 지금 ‘이곳’을 떠나 ‘저곳’을 탐문하려는 몸의 움직임이라고 한다면 이 책은 그러한 ‘오프라인’ 여행의 순정한 느낌에 육박한다. 여러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2012년을 시작하는 한국의 벽두에서, 이 책은 ‘자기 자신’과 만나고자 하는 바람을 품은 간절한 개인들에게 ‘로그아웃’된 다른 곳, 다른 시간의 풍경을 가득 선사한다. 2012년을 시작하는 모두에게 값진 힘이 되어줄 기행의 기록이다.

                                                      * * *

    저자 : 이상엽

    다큐멘터리 사진가이자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서울에서 태어났고, 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했다. 1991년 《사회평론 길》에서 글을 쓰며 사진을 시작했다. 1996년부터 프리랜서로 활동하며 《한겨레21》과 일본 아사히신문이 발행하는 《아에라(Aera)》 등에 사진과 글을 기고했다.

    1999년 사진 웹진 《이미지프레스》를 창간했고, 《여행하는 나무》 등의 사진전문 무크지를 만들었다. 사람들의 삶이 치열하게 부딪히는 현장에 카메라를 들고 뛰어들지만, 사실은 홀로 오지를 떠도는 일을 좋아한다.

    『흐르는 강물처럼』, 『레닌이 있는 풍경』, 『낡은 카메라를 들고 떠나다』, 『사진가로 사는 법』 등을 쓰고, ‘중국 1997~2006’, ‘이상한 숲, DMZ’ 등을 전시했다.

    《한겨레신문》에 칼럼을 싣고 있으며, 《프레시안》의 기획위원을 맡고 있다. 네이버 ‘오늘의 포토’와 한국판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심사위원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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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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