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습생 노동인권보장 정부나서라"
    By
        2011년 12월 27일 09:20 오전

    Print Friendly

    기아차 광주공장에서 현장실습을 하던 고등학생이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다 뇌출혈로 쓰러진 사건(17일)을 계기로 인권 사각지대에 놓인 실습 학생에 대한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금속노조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아래 전교조)는 26일 광화문 정부중앙청사 앞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인권 교육 의무화와 현장실습생 인권 및 안전 보장 내용을 담은 법제화를 정부에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단은 현장실습생 대책으로 △근무시간 하루 6시간, 1주 35시간으로 제한 및 근로기준법 적용 △야간노동 금지 △유해업무 부서 근무 배제 △노동인권교육, 근로기준법, 산업안전보건교육, 성희롱 예방교육 실시 △현장실습 내실화를 위한 노사정 협의체 구성 등을 정부에 공식 촉구했다.

    이시욱 노조 부위원장은 “현장실습이란 이름하에 고교실습생들은 노동법 보호도 받지 못하고 교육과학기술부(아래 교과부) 보호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며 “제2~3의 광주공장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부위원장은 “사건 발생 이후 고용노동부장관이 실태조사를 한다고 생색내고 있고 교과부 장관은 사측 관리자와 실습생을 모아 간담회를 하고선 할 일 다 한 듯 생색내고 있다”며 정부의 안일한 대응을 규탄했다.

       
      ▲기자회견 중 구호를 외치는 모습.(사진=신동준) 

    기자회견에 참석한 임상혁 노동환경건강연구소장은 “얼마 전 한 후배의사에게서 충남 전자공장에 건강검진을 갔다가 고등학교 실습생을 만났는데 7주동안 주말까지 일하며 집에 가지 못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설명했다. 임 소장은 “실습을 통해 현장에서 노동의 소중함과 가치를 느껴야 할 고교실습생들이 12시간 주야 맞교대와 7주 연속 노동 속에서 이런 가치를 느낄 수 있겠냐”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현장실습생의 문제가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전교조는 이미 지난 2003년부터 현장실습 실태조사를 벌이고 실습생들이 조기취업 형태로 일하면서 노동자로서 보호 받지 못한 채 장시간, 저임금 노동에 시달리는 문제를 제기해 온 바 있다.

    김성진 전교조 실업위원장은 “2006년 현장실습 운영 정상화 방안 등을 만들면서 실습생들의 인권 개선을 해왔지만 이명박 정권 들어 실적 위주의 직업교육으로 바뀌고 실습생의 인권도 옛날로 돌아갔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학생들이 최소한 스스로의 권리를 지킬 수 있도록 노동인권교육과 산업안전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석웅 전교조 위원장은 “현장실습은 수업의 일환이고 교육적 통제가 이뤄져야 함에도 현재는 교육은 사라지고 노동착취만 남았다”며 “실습이 교육적으로 실시될 수 있도록 전면 개편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기승 전교조 실업위원회 사무국장도 “학생들은 현장실습을 하면 취업시 가산점을 준다는 것에 기대하고 들어가지만 실제 기아차에서는 5년 동안 단 한번도 실습생을 고용한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문길주 금속노조 노동안전보건실장에 따르면 기아차지부 광주지회는 지난 23일부터 임시 산업안전보건위원회를 열고 실습생 처우 개선을 회사에 요구하고 있다. 광주 지역 실업계 교사와 사회단체 등도 24일 피해 학생의 학교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태 해결을 촉구했으며 이후 지역에서 1인시위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고등학교 3학년인 피해자 김 군은 지난 17일 기아차 광주공장에서 특근을 마친 뒤 기숙사에서 두통을 호소하다 쓰러져 뇌출혈 수술을 받았다. 김 군은 도장부서에서 지난 9월부터 실습생 신분으로 근무해왔으며 주야 맞교대 근무에 잔업 및 특근을 포함해 최장 주 70여 시간을 이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문 실장은 “김 군은 현재까지 뇌에 피가 고여 치료를 계속하고 있지만 매우 위험한 상태”라고 전했다.

    * 이 기사는 금속노조 인터넷 기관지 ‘금속노동자’(www.ilabor.org)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