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에 대한 모든 것을 기록하다
        2011년 12월 24일 03:1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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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표지. 

    눈은 사람들을 설레게 한다. 방안에서 웅크리고만 있던 아이들을 밖으로 끌어낸다. 아이들은 추위도 아랑곳 않고 밖으로 뛰쳐나와 마냥 웃으며 뛰논다. 연인들에게도 눈은 사랑을 키워 주는 겨울의 고마운 선물이다.

    하지만 눈이 모든 이들에게 늘 환영받는 것은 아니다. 강원도 산골에서 눈을 지겹게 치우면서 겨울의 군대 생활을 보냈던 이에게 눈은 천덕꾸러기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혹은 눈사태를 경험한 사람에게 눈은 그야말로 공포와 원망의 대상일 터다.

    늘 눈과 함께 사는 북극해 연안의 이누이트 사람들에게 눈은 생존 수단이자 삶 그 자체이다. 그들은 눈으로 집을 만들고 눈을 식수로 사용하는가 하면 눈으로 아이들의 장난감을 만들기도 한다. 동시에 이누이트 사람들은 눈을 신성한 그 무엇이라 여기기도 한다. 그들은 아기의 영혼이 눈에서 비롯한다고 믿고 눈을 영혼의 전달자이자 서식지라 생각한다. 

    어찌 보면 눈은 그저 하늘에 있는 수증기가 얼어붙어 땅으로 떨어지는 결정체일 뿐이다. 그런 눈이 어떻게 해서 이토록 많은 상념과 환희와 아픔을 불러일으키는 것일까.

    『눈 여행자』(찰리 잉글리시 지음, 한유주 옮김, 텍스트, 18000원)는 눈을 더없이 사랑하며 눈에 미쳐 있다시피 한 찰리 잉글리시의 눈 여행기이다. 그는 영국 런던을 시작으로 영국의 북부 지방과 이칼루이트를 비롯한 여러 캐나다 북부 지방, 알래스카, 시애틀 등 여러 미국 북부 지방을 여행하며 눈을 기록했다.

    거기에는 눈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눈 때문에 아픔을 겪은 사람들의 이야기, 세계에서 가장 눈이 많이 오는 지역에 대한 이야기, 눈에 매혹된 여러 예술가와 예술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 눈으로 뒤덮인 산을 오른 사람들의 이야기, 눈 산업에 대한 이야기, 눈을 중심으로 한 기후 이야기 등 눈에 관한 모든 것이 담겨 있다.

    우리에게 눈이란 무엇인지를 생각해주게 만드는 이 책, 눈이 많이 내린다는 예보가 발령돼 있는 올 겨울에 한 번 읽어볼 만한 책이다.

                                                      * * *

    저자 : 찰리 잉글리시 (Charlie English)

    영국 런던의 일간지 <가디언> 편집차장으로 활약 중이다. 바쁜 기자 생활을 소화하며 틈틈이 여러 글을 쓰고 있으며 가정에서는 남편으로서, 세 아들의 아버지로서도 역할을 다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눈 여행자』는 그가 쓴 첫 번째 책이다.

    역자 : 한유주

    1982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홍익대 독문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미학과 대학원을 수료했다. 2003년 《문학과 사회》로 등단했으며, 펴낸 책으로는 소설집 『달로』 『얼음의 책』이 있다. 2009년 제43회 한국일보 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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