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하 한파 속 뜨거웠던 희망 텐트촌
        2011년 12월 24일 04:2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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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 앞에서 열린 ‘1차 쌍용자동차 희망텐트촌 포위의 날, 와락 크리스마스’는 영하 5도의 한파 속에서도 노동자와 시민 등 7백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진행되었다. 이날 오후 4시 30분 금속노동자 결의대회로 시작된 와락 크리스마스에서 입촌식의 문을 연 사람은 문기주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정비지회장.

       
      ▲한파 속에서도 무대는 뜨거웠다.(사진=고영철 기자) 

    그는 "지난 2009년 3000명의 노동자들이 길거리고 내몰렸고 그중 19명의 노동자들이 죽기에 이르렀다"며 "더 이상 죽을 수 없기에 텐트를 설치하고, 공장으로 돌아가는 투쟁을 시작했다"고 희망텐트촌 설치의 취지를 설명했다.

    1부 행사가 끝난 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가 준비한 따뜻한 곰국과 모주로 몸을 녹인 참가자들은 쌍용자동차 노동자들를 비롯한 희망텐트촌 입주자들과 연대하는 일반 시민들이 함께 어울리는 시간을 가졌다.

    본격적인 행사에 앞서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노동자들로 구성된 노래패는 노래 ‘바위처럼’에 맞춰 흥겨운 율동을 선보였고, 이를 보던 참여자들도 함께 몸을 흔들며 3년 전의 악몽을 조금이나마 털어내고 밝은 모습을 보여준 노동자들을 온몸으로 응원했다.

    이날 2부 행사의 사회자는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에 사수대로 올랐던 박성호 조합원이었다. "금속노조가 무슨 생각으로 초보 사회자에게 이렇게 중요한 무대를 맡겼는지 모르겠다"던 그는 "열심히 해볼테니까 진행못한다고 타박하지 말아달라"고 능청을 떨며 희망버스와 희망텐트촌을 지지하는 모든 이들에게 큰 절을 올리는 것으로 2부 행사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1일 촌장 백기완 선생의 연설.(사진=고영철 기자) 

    2부 행사는 희망텐트촌을 지지하는 사회각층 인사들의 인사말과 금속노조 경기지부 시그네틱스 노동자들의 공연으로 꾸려졌다. 와락 크리스마스를 맞아 희망텐트촌 일일 촌장 자격으로 마이크를 잡은 통일문제연구소 백기완 소장은 "나를 촌장이 아니라 엄지라 불러 달라"며 "희망텐트촌 엄지의 자격으로 딱 3가지 요구를 하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첫번째 명령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하겠다"며 "이 대통령은 즉시 쌍용자동차의 대표를 불러서 복직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에 대해서 책임을 물으라"고 일갈했다.

    또한 현장에 참석한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과 노동자들에게 "희망텐트가 세워지는 순간 이미 9할 그러니까 90%는 이긴 것"이라며 "이제 필요한 나머지 1할은 노동자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쌍용자동차의 승리를 향해 가는 것"이라고 주문했다.

    마지막으로 백 소장은 "희망버스에 참여했던 한국의 모든 살아있는 지성과 지식인들 그리고 문화예술인들에게 말하고 싶다"며 "희망버스에서 보여줬던 그 힘을 이제 쌍용자동차로 돌려 다시 한 번 승리할 수 있도록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행사에는 백기완 소장이외에도 민주통합당 정동영 의원, 통합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 유시민 공동대표, 진보신당 강상구 부대표 등의 정치계 인사들과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 금속노조 박상철 위원장 등의 노동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정동영 의원은 "오늘 이 곳에 오기 전 쌍용자동차 한상균 전 지부장을 면회하고 왔다"며 "한상균 지부장이 자신은 좁은 감옥에서 보호받고 있지만 동지들은 밖의 춥고 넓은 감옥에서 고통받고 있어 당장이라도 희망의 폭격기가 되어 오늘 행사에 오고 싶어했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이제 우리 사회는 99%가 더 이상 1%에게 지배당하지 않기 위해 싸우기 시작했다"며 "내년 총선에 반드시 범야권이 압승을 거둬 쌍용자동차에 대한 국정감사를 진행하겠다"고 다짐했다.

    통합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는 "근로기준법의 정리해고 법제는 오로지 회사 측의 이익을 위해서만 이용되었다"며 "내년 4월에 반드시 이기고 정리해고 법제를 근본적으로 바꿔서 아무도 이제는 쌍용차 노동자들처럼 어려움을 겪지 않고 고통을 겪지 않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추위를 박기 위해 중무장한 참석자들.(사진=고영철 기자) 

    진보신당 강상구 부대표는 "고통받고 있는 쌍용차 해고노동 자들과 이곳에 와있거나 오직 못했어도 이곳을 지지하는 모든 분들을 와락 껴안아 주고 싶다"며 "다만 쌍용차 문제를 만든 쌍용차의 고용주들과 현정권은 물론 전정권의 책임자들에게 버럭 소리를 질러주고 싶다"는 말로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이 겪은 정리해고의 고통이 결코 현정권에만 있지 않다고 일침을 놓았다.

    3부 행사에서는 인디밴드 허클베리핀과 남성 동성애자 코러스 모임 지보이스의 연대공연이 쏟아지기 시작한 폭설 속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끌어냈다. 이날 공식 행사는 밤 12시가 가까이 돼서 끝났다.

    이날 평택은 밤 10시 30분부터 대설주의보가 발효될 정도로 많은 눈이 쏟아지면서 뒤늦게 희망텐트촌을 찾아가던 사람들이 평택역에 발이 묶여 트위터를 통해 "택시가 길이 막힌다고 쌍용자동차 공장으로 가기를 거부한다. 평택역에서 갈 수 있는 다른 방법은 무엇이 있느냐?"는 질문이 올라오기도 했다.

    금속노조는 내년 1월 13일과 2월 15일에도 이날과 같은 쌍용자동차 공장 포위의 날 행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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