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들, 심상정과 함께 한 특별한 종강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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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12월 22일 05:0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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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한 해 동안, 진보진영에는 이른바 ‘진보 대통합’에 관한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천신만고 끝에,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미완의 진보대통합이 그런대로 이루어지긴 했습니다만 이 과정에서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고민과 혼란이 계속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는 청년층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진보대통합이 옳은 방향이라는 것에 동의하는 많은 청년학생들 또한 이전의 국민참여당에서 활동했던 분들의 정서와 문화에 대해 마뜩치 않아 하는 사람들도 있고, 또는 통합진보당이 현실주의적 정치노선을 추구하는 데에 대해선 동의하지만, 절대적 ‘우상’이 있는 사람들과 어떻게 같이 할 수 있느냐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미완의 대통합과 고민

    또한 진보대통합이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가깝게 지내온 다른 분들 때문에 쉽사리 그 방향에 함께 할 수 없는 사람도 있습니다. 연령을 막론하고 이 바닥(?)의 사람들은 보통 몇 가지 유형에 따라 현재 나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현실 속에서 이전의 통합연대 소속인 통합진보당 학생 당원들은, 2011년을 보내는 진보적 청년학생들의 송년회 겸 스스로를 위로하는 자리를 가져가고자 했습니다. 그 자리가 바로 지난 20일, 합정 정치바로 아카데미 사무실에서 열린 “심상정과 함께하는 특별한 종강파티” 였습니다.

       
      ▲심상정 공동대표가 정치바로 아카데미 소개를 하고 있다.(사진=김건)

    진보신당 9.4 당대회 부결로 완전한 진보대통합이 잠정적으로 실패한 이후, 그래도 여전히 통합 진보정당을 바라는 학생들끼리(올해 신입생을 중심으로 새롭게 한번 배워보자라는 취지에서) 합정역 근처 후마니타스 책다방이란 곳에서 박상훈 선생과 함께 ‘정치의 발견 세미나’를 진행했습니다.

    중간에 최장집 선생의 강연이 끼어 5주간의 일정이 된 정치의 발견 세미나가 끝나고 나서 실제 정치인을 불러서 ‘특강’을 받아보자는 생각에 이르렀고, 그에 따라 기말고사 끝나고 종강파티, 세미나 끝나고 쫑파티 등등을 겸사겸사 모두 ‘한큐’에 처리해보자라는 생각에 특강을 세미나 마지막 순서에 넣은 것입니다.

    원래 일정은 12월 21일이었고 마침 많은 학교의 시험기간도 21일에 끝나 진보 통합에 관심있는 많은 주변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주변에 열심히 홍보를 했고, 비록 행사 5일전에 갑자기 일정이 변경되어 많은 사람들이 참석을 취소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30명 정도의 학생들이 자리를 함께 뜨겁게 달궜습니다.

    당당한 소신

    7시에, 아드님이 고3인데 재수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는 이야기로 시작된 심 대표의 모두발언은 실천 가능한 진보적 정책을 어떻게 현실 상황에서 실천해나갈 수 있느냐에 대한 재미도 있고, 무게감도 있는 내용이었습니다. 

    20여 분 간의 도입부가 끝난 후, 여러 가지 질문을 자유롭게 나눌 시간이 되었습니다. 함께 이 행사를 주관한 분이 첫 번째 질문을 하였고, 그 순간 좌중은 모두 자기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리면서 흥미롭게 심 대표님의 발언을 기대하게 되었습니다.

    첫 번째 질문은, “사실 여기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것이 어제 있었던 김정일의 죽음과 관련한 통합진보당의 입장, 그리고 앞으로 이에 관련해 어떻게 헤쳐나갈지다. 이걸 어떻게 대처하는 게 옳다고 보시느냐?”였습니다. 다른 분은 이에 곁들여, “진보신당에 남아 계신 분 중에 어떤 분은 애도와 조의는 다르다. 통합진보당 혼자 애도란 말을 썼다라는 말을 하더라. 입장이 어떤가?”라고 물었습니다.

    이에 대해 심 대표는, “나는 오히려 김정일 위원장 죽음에 대해 애도는 물론이고 당 차원의 조문단도 보낼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했다. 김 위원장이나 현재 북한 정권에 대한 입장 여부와 별도로 남북한 평화와 국제적인 문제를 생각하면, 거기까지도 고려할 수 있다고 봤다. 그런데 오히려 다른 공동대표들이 우리 조심해야 된다, 아무말도 하지 말자, 논평도 최대한 간단하게 내자, 라며 조심스러워 하더라.” 라고 말씀하시더군요.

    그 순간, 북한의 연평도 포격사태에 대한 국회의 대북 비난 결의안에 대해서 홀로 반대한 의원은 오히려 조승수 의원 한 명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 당시 민주노동당의 기권과 조승수의 반대를 통하여 오히려 조승수 의원의 평화에 대한 소신이 드러났던 것처럼, 심 대표의 발언에서도 일종의 ‘당당함’이 묻어나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 당당한 소신을 갖고 있으면 북한 문제, 꼭 피할 이유 없구나란 생각 말입니다.

    통합진보당, 오래 갈 정당

    이어서 “철학과 정서가 다소 다른 집단이 뭉쳤다. 총선과 대선을 위한 단기적 연합정당은 혹시 아닌지, 해체의 가능성은 없나?”, “다른 경험을 가진 이들이 대중적 진보정당을 위해 뭉쳤고, 시종일관 밖에서 지켜본 나는 이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고, 앞으로 통합진보당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입당도 고려 중인데, 그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은 것 같다. 이런 분들과는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등의 날카롭고 진지한 질문을 하면서 우리들의 고민들을 풀어놓았습니다.

    이에 대해서 심 대표는 “결코 단기적인, 근시안적인 시선으로 통합진보당을 만든 것이 아니다, 오래 갈 정당이다.”라고 말했고, 이어진 질문에 대해서는 “진보대통합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해나갈 것이고, 일단 갈라졌다고 해서 안 볼 수 없다. 협력하고 연대해 나갈 것이다.”는 등의 답변을 했습니다. 

    1시간 반 동안 이어진 심상정 대표와의 대화에서 이렇게 날카로운 질문들만 이어졌던 것은 아닙니다. 그날 종강파티의 현장은 시종일관 진지했으면서도 웃음이 끊이지 않아서 화기애애한 분위기였으며, 가벼운 질문들도 많이 나왔습니다.

       
      ▲질의 응답에 답변하는 심상정 공동대표(사진=김건)

    김정일, 심상정 쇼크사?

    “연합뉴스에 김정일, 심상정(심장성의 오타-편집자) 쇼크로 사망이란 기사가 떴다. ‘xx왕 이명박’처럼 킬러왕 심상정이 돼서 ‘내가 직접 나서겠다!’ 식으로 몰래 처리하신 것이냐.”, “김문수 도지사 소개로 결혼을 하셨다는데, 조직활동을 어떻게 같이 해오셨던 것이냐. 김문수 도지사가 그때도 선배운동가였나?”, “이재오 의원이나 김문수 도지사 같은 분들을 가만히 보면 PD 출신인 거 같은데, 그럼 이런 사람들은 NL 분들이 싫고, 비판적 지지가 싫어서 반대쪽으로 가다보니까 그쪽까지 가신 건 아닌가?” 등의 질문이 쏟아졌고, 심 대표는 때로는 웃으면서, 때로는 위트를 섞어가면서 답변을 했습니다.

    1시간 반 정도의 심상정 공동대표와의 시간이 끝난 이후, 이 종강파티 자리는 정말 ‘파티’라는 말에 걸맞게 좀 더 화기애애해졌습니다. 어느 쪽에도 속해 있지 않은 비당원, 그리고 이제 갓 통합진보당의 당원이 된 사람들부터 진보신당에 남기로 한 당원들, 눈치가 보여 탈당하지 못하고 있는 당원들까지, 처음 보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모두 한 데 어우러져서 이야기를 나누고 친해지기 시작했습니다.

    3차까지 이어진 술자리, 몇 명 모이지 못한 작은 파티 자리였지만, 통합진보당의 청년 학생들이 앞으로 무엇을 해나갈 수 있을지, 앞으로 어떤 것들을 같이 고민해봐야 할지 함께 생각할 수 있었던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더 많은 청년 학생들이 앞으로 통합진보당의 큰 울타리에서 함께 모여 우리네 삶의 진보를 위해 모색할 수 있도록 하는 자리들이 앞으로도 더 만들어질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것을 시작으로 더 많은 청년 학생들과 함께 했으면 합니다. 멋지고, 재밌게 한번 놀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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