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21 특종, TV조선 "단독 보도" 둔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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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12월 15일 08:55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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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이 14일 메인뉴스 헤드라인에서 선관위 홈페이지 디도스 공격에 금전거래가 있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특별취재팀 특종"이라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선관위 디도스 공격 연루자들 사이에 금전거래가 있었다는 사실은 이날 오전 8시41분 <한겨레21>이 첫 보도를 자사 웹사이트에 올리면서 알려지기 시작한 내용이다.

이 보도 뒤 파장이 확산되자 경찰은 1시간 20분이 지난 오전 10시 8분께 각 언론사에 보도자료를 배포해 피의자들 사이에 금전거래 사실이 있었다는 사실을 서둘러 인정했다. 그리고 수사발표 당시 밝히지 않았던 이유를 디도스 공격에 대한 댓가로 판단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이 시점부터는 다른 매체들도 경찰 발표를 토대로 관련 뉴스들을 쏟아내기 시작했고, 인터넷에서도 하루종일 경찰의 부실수사에 의혹을 제기하는 여론으로 들끓었다.

상황의 흐름이 이런데 TV조선은 크게 다르지 않은 내용을 전하면서 뉴스제목에 ‘특종’ 이라고 명기했다. 또, 뉴스 리포트 화면 왼쪽 상단에도 ‘TV조선 특종’이라는 자막을 달았다. 다른 언론매체가 수시간이나 먼저 보도하고 그 파장으로 경찰의 해명자료까지 배포된 사안이 TV조선 메인뉴스에서 ‘단독보도’, ‘특종’으로 둔갑한 것이다. 고의적이든 아니든 결과적으로 한겨레21의 단독보도를 TV조선이 가로채는 모양새가 된 셈이다.

   
  ▲12월14일 TV조선 메인뉴스 ‘날’ 캡쳐화면. ⓒTV조선 

이날 오전 <한겨레21>은 인터넷에 올린 "한겨레21 단독-디도스 공격 ‘금전거래’ 있었다" 기사에서 사정당국 고위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디도스 공격을 전후한 시기에 김씨와 공씨가 강씨에게 돈을 건넨 사실을 계좌 추적을 통해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서울시장 선거 며칠 전 박희태 국회의장의 비서 김씨의 계좌로부터 최구식 의원의 비서 공씨의 계좌로 천만원이 입금됐으며, 선거일 며칠 뒤 이 돈이 디도스 공격 실행자인 강씨 계좌로 다시 입금됐다는 것이다.

한겨레21은 "이런 사실은 디도스 공격 과정에서 ‘돈거래는 없었다’는 경찰의 12월9일 수사 결과 발표 내용을 정면으로 뒤집는 것이어서 큰 파장이 예상된다"며 "1200만원 외에도 출처가 불분명한 억대의 거액이 강씨에게 건네진 정황을 (검찰이) 포착했다"고 전했다.

이후 경찰은 언론사에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보도내용을 사실상 시인했다. 경찰은 ‘디도스 관련 금전거래 관련 수사’ 제목의 보도자료에서 김씨가 공씨에게 이자를 받기로 하고 천만원을 차용해 주었다고 진술했고, 강씨에게 입금된 9천만원은 고액의 이자를 받기로 하고 강씨와 공범으로 지목된 차모씨에게 인터넷도박 자금으로 빌려준 것이라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돈이 입금된 시기가 서울시장 선거방해 사건이 벌어지기 직전과 직후여서 범행 착수금을 일부 지급하고 디도스 공격 성공 후 나머지 보수를 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드는 대목이다.

하지만 경찰은 "이 거래에 대하여 범행과 관련성을 집중 수사하였으나 범행 댓가 등의 관련성이 없다고 판단하여 수사결과 발표시 이부분에 대하여 언급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해당 내용은 이날 지상파3사 메인뉴스에서 전부 보도됐지만 이를 놓고 특종이라고 한 곳은 없었다.

한편, TV조선은 이날 <특종-디도스 주범 따로 있었다> 제목의 리포트에서 금전거래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박희태 국회의장 비서 김씨가 주범이라고 단정했는데, 이 역시 논란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 돈을 댄 김씨가 유력한 용의자로 떠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수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김씨를 주범이라고 확정하는 것은 자칫 또 다른 피해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현재로서는 김씨가 주범인지, 아니면 자금을 전달하는 중간 다리의 역할을 했는지도 불분명하다. 상당수의 국민들은 의원 비서관들이 왜 거액의 자비를 들여가며 선관위를 디도스 공격했는지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 단계에서 주범을 확정하는 것은 성급하며 가능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를 해야 한다는 여론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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