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쫄지마 20대, Change, we c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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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12월 14일 02:5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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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월 12일, 쌍용차에서 76일동안 옥쇄파업을 함께 했던 한 노동자가 생활고를 이기지 못하고 또 다시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야 말았다. 17번째 죽음이다. 이 노동자의 죽음을 애도하는 한 시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나온다.

    “왜 죽었나요/정리해고 때문인가요/카드빚 때문에 생활이 어려워선가요/가정이 파탄 나서 아니면/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때문입니까/웃기지 마세요/세상의 양심이 죽었기 때문입니다/세상의 정의가 죽었고 상식이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전태일 열사가 산화해가신 지 강산이 4번이나 변하고도 남을 시간이 흘렀건만 노동자들의 삶은 크게 변하지 않은 것 같다. 17번째 발인을 마치고 채 한달이 지나기도 전에 또 다른 노동자가 목숨을 끊었다. 몇 번째 죽음이라고 숫자를 하나 더하는 것이 무서워지는, 그야말로 죽음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데, 쌍용차 자본도, 정부도, 누구도 책임지는 이가 없고 사회는 너무나 조용하기만 하다.

    삼성 반도체 공장에서는 노동자들이 줄줄이 암 진단을 받고, 그 중 50명이 사망했는데도 반도체 공정과 발암의 상관 관계가 없다며 산업재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경제위기를 기회로 하여 재벌들은 오히려 사상 최대 순이익을 냈지만, 그 순이익을 몸으로 만들어낸 노동자들은 해고에, 임금 삭감에, 산재사망에, 그야말로 ‘참담한’ 생활을 겪고 있다.

    이런 시기일수록 전태일 열사를 기억하고 그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움직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지난 10월 22일 ‘전국 비정규직 노동자대회’에 앞서 대학생들이 모여 <전태일 정신 계승 2011 대학생 실천단 Rise Up>을 발족했다.

    11월 한 달 동안 대학 내에서 ‘전태일 관련 도서 판매’, ‘비정규직과 노동문제에 대한 강연회 개최’, ‘영화 상영회’, ‘대학 청소노동자와 함께하는 문화제 개최’ 등의 사업을 진행했고, ‘전국노동자대회’와 ‘2011 민중대회’에 함께 참가했다.

    금융위기 이후 기업들은 최대 순이익을 냈는데 청년 고용율은 최저를 기록하고 있고, 어렵게 취업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비정규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게다가 대학등록금은 감당할 수 없이 높아서 안정적이고 고임금의 일자리를 가지기 위해 아이러니하게도 빚쟁이가 되어야 하고, 심지어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시급이 센 알바를 하다가 목숨을 잃은 대학생이 생기고 있다. 이렇게 대학생들이 느끼고 있는 등록금 문제와 최저임금, 청년실업 등의 문제는 전반적인 사회문제로 맞물려 있고, 전체 신자유주의 체제에 그 원인을 물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한국의 수많은 정치인들은 2012년 총선/대선을 앞두고 표심 잡기에만 연연할 뿐 경제위기의 근본원인이나 이 경제위기로 인한 노동자서민들의 실제 ‘삶의 문제’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하루하루를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국민들에 대한 책임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최저임금 삭감으로, 노조법 개악으로, 한미 FTA 비준으로, 재벌만을 위한 세상, 자본만을 위한 세상을 지탱하기 위해 안간힘쓰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우리의 삶을 해결해주지 못하는 이들에게 맞서서 월가 점령시위, 그리스 총파업 등의 저항이 전세계적으로 이어지고 있고, 한국에서도 올 한 해 뜨겁게 만들어진 반값등록금 투쟁과 값진 승리를 이끌어 낸 한진 정리해고 반대투쟁과 희망버스의 연대 등 많은 가능성을 볼 수 있었다.

    2012년은 정치인과 후보들이 정책을 제시해주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이 사회에 필요한 정의는 무엇인지, 우리의 삶을 힘들게 하는 것들은 어떻게 해결되어야 하는지 많은 대학생들의 뜻을 모으고, 해결을 요구해야 하는 시기다.

    현재 반값등록금 촛불에 함께 했던 대학생, FTA 반대 촛불에 함께하고 있는 대학생들이 모여 2012 대학생 운동본부(가칭)를 준비하고 있다. 2012 대학생 운동본부는 이 사회에 필요한 정의는 무엇인지, 우리의 삶을 힘들게 하는 것들은 어떻게 해결되어야 하는지 많은 대학생들의 뜻을 모으고, 해결을 요구할 것이다.

    내년 4월 한달 동안 운동본부원을 모집해서 총선 이후인 5월부터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고, ‘대통령/국회의원 후보에게 대학생이 묻는다’, ‘대학생 요구안 대통령 후보 서약운동’ 등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설문조사와 힘을 모아내기 위한 100만 서명운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쌍용자동차 노동자의 죽음을 추모하는 시에서처럼, 상식이 사라지고 정의가 없는 듯한 세상이지만, 2012 대학생 운동본부를 중심으로 이 사회에 필요한 정의는 무엇인지, 우리의 삶을 힘들게 하는 것들은 어떻게 해결되어야 하는지 많은 대학생들의 뜻을 모으고 진짜 변화를 만들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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