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옥희샘의 삶과 운동 & 정치
    2011년 12월 11일 11:14 오전

Print Friendly

아이들이 졸업 후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졸업생을 대상으로 어떤 생각을 하며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묻는 설문지를 만들어 돌렸다. 울산은 물론이고 멀리 광양에 있는 졸업생들까지 도와줘서 5백 부 넘게 수거할 수 있었다. 수거된 설문지는 혼자 바를 정(正)을 써가며 그야말로 수공업적 방법으로 분석했다.

설문 조사를 통해 제자들이 하루에 몇 시간 일하며 임금은 얼마를 받는지 구체적인 근무 조건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대학을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갖가지 차별을 받고 있으며 아무런 희망이 없는 노동자 생활을 벗어나고 싶어 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야간대학에 다니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

물론 이들이 대학을 나온다고 해서 모두 노동자 생활을 면하게 되는 것도 아니었기에, 어떻게 하면 이들이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었다. 결국 졸업하면 노동자로 살아갈 제자들에게 노동자라는 것에 대한 자부심을 심어 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 본문 중에서

   
  ▲책 표지. 

『이제 다시 시작이다』(노옥희 지음, 폴리테이아, 13000원)은 1980~90년대 부산· 울산 지역의 노동운동을 대표했던 노옥희, 그녀의 삶과 운동, 정치 그리고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묶어놓은 책이다. 그녀는 부산대 수학과를 졸업한 뒤, 사택을 제공한다는 광고에 이끌려 울산 현대공고의 수학 선생님이 된, 꿈 많고 낭만을 즐기는 여교사였다.

그러던 어느 날 금형 공장의 사출기에 손이 눌려 결국 손목을 자르게 된 제자를 지켜보며 노동문제에 눈떴다. YMCA 교사 모임에서 활동하고 교육 민주화 선언에 동참했다가 해직 교사가 되었다.

그 뒤 권용목이라는 전설적 인물과 함께, 현대 재벌에 맞서 싸우는 활동가가 되었다. 87년 노동자 대투쟁 이후 ‘노동자로서의 교사’를 자각하며 교육 노동운동에 뜻을 두고 전교조에서 일했다. 울산의 해직 교사 가운데 가장 늦게 복직했다. 전교조 출신으로는 최초의 울산시 교육위원(현 교육의원)이 되었다. 울산 노동자들을 대표하는,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후보로 울산시장과 울산 동구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다.

학생운동조차 경험하지 않았던 그녀가, 어떻게 이런 사회적 삶을 감당할 수 있었을까? 어쩌면 이 모든 것은, 제자들의 아픔에 같이 울고, 졸업하면 노동자가 될 그들이 더 좋은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며 밤잠을 설친 날들로부터 시작되었을지 모른다.

얄궂게도 그녀가 제자들을 위해 했던 일들은, 이후 13년 동안 교단에 설 수 없게 한 징계로 돌아왔지만, 그때는 물론 지금까지도 그녀는 줄곧 ‘선생님’이나 ‘노옥희 샘’으로 불린다. 그녀의 수업을 들어본 적 없는 훨씬 많은 사람들로부터 말이다.

                                                  * * *

저자 : 노옥희 

2011년 울산통합연대 대표(현)
2010년 진보신당 울산시장 후보 출마
2009년 삶을나누는공간 ‘더불어숲’ 대표(현)
진보신당 울산시당 위원장
2008년 진보신당 울산 동구 국회의원 후보 출마
진보신당 울산추진위원회 대표
2007년 울산교육연구소 자문위원(현)
참교육학부모회 울산지부 자문위원(현)
2006~08년 민주노동당 울산시당 민생특별위원회 위원장
2006년 민주노동당 울산시장 후보 출마
울산인권운동연대 이사
2005년 동구학교운영위원협의회 지도위원
울산장애인교육권연대 자문위원(현)
2002년 학교급식울산연대 공동집행위원장
울산여성유권자연맹으로부터 ‘우수교육위원상’ 수상
2002~06년 울산광역시 교육위원
2000~02년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 수석부본부장
1999~2002년 명덕여자중학교 교사
1997년 제6회 ‘전태일 노동상’ 수상
‘울산 경실련이 기억하는 시민상’ 수상
국민승리21 울산본부 노동위원장
1997~2000년 고교평준화실현 시민연대회의 공동의장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울산지부 지부장
1986~89년 울산사회선교실천협의회 노동문제상담소 간사
1979~86년 현대공업고등학교 교사

필자소개
레디앙
레디앙 편집국입니다. 기사제보 및 문의사항은 webmaster@redian.org 로 보내주십시오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