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의 미래를 거래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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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12월 10일 09:1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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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나라당의 FTA 날치기 통과 이후, 도심은 연일 수만 명의 촛불들로 뜨겁게 채워지고 있습니다. 그렇게 많은 분들이 엄동설한의 날씨에 물대포까지 맞아가며 촛불을 드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어서일 겁니다. 최근에는 김하늘 인천지방법원 부장판사를 비롯한 166명의 판사들이 “대법원 산하에 한미FTA 연구를 위한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해야 한다”는 내용의 건의문을 양승태 대법원장에게 올리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몇몇 신기한 청년들은 아직도 FTA가 자신의 삶과는 무관하다거나, 심지어 FTA가 발효되면 내수시장이 활성화되어 취업에 유리할 것이란 소리를 합니다. 또 어떤 우익청년은 FTA에 대한 지나친 괴담들에 속지 말자고 애먼 ‘쫄지마!’를 들이밉니다. 그 친구들의 자빠진 개념을 흔들어 깨우기 위해 한국의 거의 모든 청년단체들이 한꺼번에, 닥치고 나섰습니다.

       
      ▲토론회 모습.(사진=청년유니온) 

    지난 9일, 민주노총 대회의실. 청년유니온과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새사연)이 주관하고, 이 두 단체와 민주당 대학생위원회, 민주당 청년위원회, 한국청년연대, 청년실업네트워크, 청년광장이 공동주최한 이번 한미FTA저지를 위한 청년단체 공동토론회 제목은 ‘우리의 미래를 거래하지 말라!’였습니다. 이 토론회는 한미FTA를 모르거나, 잘못 알고 있는 ‘친구’들에게 말을 거는 일이기도 합니다.

    “친구야, FTA는 너의 유일한 관심사인 취업이나 스펙뿐만 아니라 노동, 문화, 의료 등 거의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친단다. 미치도록 안 좋게.”

    한미FTA, 청년고용 효과 없어

    조성주(청년유니온 정책기획팀장) : 한미FTA는 미국식 시스템을 사실상 한국에 강제적으로 이식하는 형태이다. 전반적인 부분에 영향 미칠 것이다. 특히 청년들에겐 일자리나 고용의 문제가 중요한데, 이에 대해 긍정적 영향 미치는가, 부정적 영향 주는가에 대한 우리 사회의 보다 세밀한 토론 필요한 시점이다.

    정부는 FTA를 통해 57000명의 신규고용이 증가할 거라고 주장하고 있다. 물론 진보 측에서는 15000명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고용이 늘어난다고 해도 자동차, 반도체, 선박 등의 제조업 분야에서 고용이 늘 것이다. 그러나 선박이나 반도체는 이미 무관세에 가깝다. 특별한 효과 있을 수 없다.

    딱히 청년들 고용이 늘어날 거라고도 생각 안 된다. 이들 산업은 청년들의 고용 보유 형태가 많지 않다. 지난해, 자동차 수출 증가 했지만 청년 고용 성장은 제로에 가까웠다. 그리고 해외생산이 국내생산보다 많다.

    금융 쪽은 그래도 좀 효과가 있지 않겠냐고 전망을 한다. 이게 이른바 고학력에 스펙이 좀 되는 청년들에게 기대감을 심어주는 논리이다. 하지만 사실, 금융 같은 경우는 외국의 본점이나 계열사에서 다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국내에서 특별하게 새로 청년들을 뽑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파견근로자 채용이 늘어나 고용의 질은 더 나빠질 수 있다.

    청년실업자들은 병원도 맘대로 갈 수 없을 걸

    원영진(보건의료노조 조직부장) : FTA가 발효됐을 때, 의료 민영화를 추진하려는 세력들의 영리병원 확장 이 가능하게 된다. 경제자유구역 때문에 될 거다. 정부는 미래유보조항 때문에 영리병원화가 되지 않을 거라고 말하지만, 미래유보조항 중 경제자유구역은 명확히 제외되어 있다.

    경제자유구역을 제주도, 인천만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황해, 새만금, 군산, 광양만, 부산과 김해, 경상북도와 대구까지도 경제자유구역이다. 여기에 강원도도 우리도 질 수 없다면서 달려든다. 그래서 삼척과 동해 쪽도 경제자유구역으로 해달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면 거의 전국이 다 경제자유구역이 되어 영리병원들이 들어서게 된다. 영리병원의 경우 국민건강보험이 무력화된다. 당연히 국민들의 전체적인 의료권리가 악화된다고 볼 수 있다.

    그럼, 청년들의 직접적 타격은? 일단 의료가 산업화된다는 점을 집고 넘어가야 한다. 영리병원의 목적이 어차피 돈 버는 거 아닌가. 영리병원이 많아지면 어떤 분들은 일자리가 많아질 거라 생각한다. 이런 판단 덕에 요즘 간호학과 등 의료관련학과가 늘고 있다.

    하지만 병원이 이익을 늘리기 위해 가장 간단하게 생각할 수 있는 건 인건비 절감에 있다. 간호사 등의 의료 인력을 절대 많이 채용하지 않을 거다. 그렇게 되면 채용된 의료 인력은 더욱 열악한 근로환경에서 일하게 되는 것이 된다.

    게다가 국민건강보험이 무력화된 상태에서 아이를 낳아서 키운다거나, 청년들이 지금은 건강하지만 사고라도 나거나 병이라도 생긴다고 생각해보라. 지금은 부모님이 의료보험에 가입돼 있으면 보험 혜택을 누릴 수 있었지만, FTA 이후 국민건강보험이 무력화되면 이것이 불가능해질 것이다. 실업자들은 병원도 갈 수 없게 될지 모른다.

    미국의 문화자본 회수 위한 꼼수! 인디문화 사라질 것

    정문식(U-Day 페스티벌 조직위원장, 밴드 ‘더문’ 보컬리스트) : 전체적인 문화예술 환경에 변화가 있을 것이다. 특히 방송, 공연, 영화, 만화, 게임, 애니메이션, 캐릭터 등의 분야가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ISD(투자자 제소권 보장)와 역진방지조항을 통해서 문화예술지원이 위축될 것이다.

    따라서 전반적인 문화공공성이 약화될 것이며 문화자본의 양극화 현상이 심각해질 것이다. 한편 소득양극화 심화로 공공서비스가 후퇴할 것이며, 당연히 문화예술가들의 삶의 질도 악화될 것이다.

    저작권보호법의 보호기간도 50년 보호에서 70년 보호로 연장된다. 이런 저작권 보호기간 연장은 우리나라 창작자들의 창작욕을 높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다. 하지만 저작권 보호기간은 각 창작물 간에 실효성이 다를 수밖에 없고, 이것이 실제 권리자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볼 수 없다.

    또 문화 예술인들의 창작물들은 기본적으로 일정 기간이 지나면 사회 공공재로서의 성격을 지니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사실상, 저작권 보호기간 강화의 목적은 미국 문화자본이 세계적으로 거둬들이는 로열티 회수기간을 연장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아야 한다.

    또 KT와 SKT를 제외한 기간산업 통신 사업자에 대한 외국인의 간접투자 제한을 확대하여 향후 미국자본이 공공자원인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와 인프라를 장악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한편 PP(방송채널 사용사업자)에 대한 외국인 간접투자가 전면 개방되면서 미국 내 거대 미디어 그룹이 국내 유료방송 콘텐츠 시장을 잠식할 것이며 이는 국내 중소 PP들의 몰락을 가져올 것이다.

    이미 널리 퍼진 미드 등의 미국 콘텐츠 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으로 모든 것이 덩치가 큰 분야로 몰릴 것이다. 기반이 약한 독립영화나 인디음악 등은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앞으로 <똥파리> 같은 영화나 홍대인디음악 등을 더 이상 향유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건 바로 대중들의 사고와 가치관이 변할 거라는 점이다. 할리우드의 영향으로 자본주의적 욕망과 사고, 삶의 방식을 대중들은 자연스럽게 습득하게 될 것이다. 단지 그들이 돈을 많이 벌어가는 게 아니라, 우리의 가치관을 변화시켜 놓는다는 점이 무서운 거다. 이미 심화되었지만, 더욱 급속화할 것이다. 아울러, 같은 얘기지만 모든 대중들과 문화소비자들의 취향의 미국식 획일화도 우려된다.

    농촌이 망하는데 청년들의 삶이 괜찮을까?

    김황경산(전국여성농님총연합회 정책부장) : 한미FTA 발효 이후 가장 많은 피해가 예상되는 분야가 농업이다. 70~80년대 농업은 이미 공업 위주의 수출정책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정부 도움 없인 자기발전이 이미 어려운 형국이다. 이전의 많은 시장개방정책으로 만신창이가 되어, 파종의 희망과 수확의 절망을 반복하며 우리 농업이 여기까지 왔다.

    이러한 희생이 있었기에 25%의 식량자급률 유지할 수 있었다. 농업계에서는 ‘FTA는 농업계의 구제역’이라고 말한다. 그동안 농업은 우루과이 라운드, WTO 쌀 개방으로 서서히 무너졌는데, 이번에는 이전까지의 타격 보다 더 큰 타격을 받을 것 같다.

    이번 FTA에서 1531개 품목 중 관세철폐 예외품목은 단지 16개에 불과하다. 단 1%에 불과하다. 그동안 체결되었던 이전의 FTA 협상을 보면 예외 품목이 20~40%에 달했다. 하지만 이번 한미FTA는 단 1%다. 이는 사실상 농업을 포기한 것이다.

    앞으로 값싼 수입농산물이 대량 들어올 것이다. 국내 농산물 값은 당연히 폭락을 할 것이다. 농가는 당연히 생존권의 위협을 느끼게 될 것이다. 피해복구를 위해 정부는 22조 5천억을 지원한다고 한다. 하지만 실상을 따져보면 이는 정부의 새빨간 거짓말이다. 직접적인 피해 배상액은 1조 3천억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이미 지원하고 있던 사업에 중복된 것이다.

    그렇다면 농업의 문제가 청년들에게 미치는 영향에는 무엇이 있을까. 일단 농촌 인구는 알다시피 초고령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65세 이상 인구가 35%를 넘고 있다. 젊은층 인구 유입은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FTA의 영향으로 이런 현상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젊은층은 계속해서 농촌을 떠날 것이다. 이는 자연스럽게 도시에서의 일자리 경쟁을 더 심화시킬 것이다. 또 그리하여 당연히 도시 청년들의 빈곤화도 더 심해질 것이다.

    2030세대가 19대 국회를 재구성해야

    박희진(한국청년연대 공동대표) : 답이야 간단하다. 한미FTA를 폐기시켜야 된다. 이를 가능하게 할 수 있는 19대 국회 구성해야 한다.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 그 길로 가는 데 유권자의 43%를 차지하는 20~30대가 나서야 한다.

    지금 20~30대들은 날도 추운데 물대포 맞아가며 거리를 지키고 있다. 이 흐름을 어떻게 내년 총선과 대선까지 잘 이끌 수 있는지 고민해볼 때이다. 이런 중요한 시기에 이런 토론회 자리를 제안해준 청년유니온에 감사한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위한 우리 청년세대의 대응전략이 필요하다. 일단 이기기 위해서 제일 좋은 건 야권연대인데, 야권연대의 기준은 무엇이 돼야 하나 말들이 많다. 한미FTA에 반대하느냐, 국회에서 FTA를 폐기시킬 거냐를 전제로 하는 의원들이 야권연대의 기준이 되었으면 좋겠다. 내년 총선에서 한나라당 의원보다 한미FTA에 반대하는 의원들을 더 많이 당선시키면 FTA 폐기도 가능하다. 2030세대의 힘을 모으는 게 중요하다.

    2030세대의 힘을 모으는 방법은?

    다섯 명의 청년단체 토론자들의 발표는 결국 19대 국회를 FTA에 반대하는 국회의원들로 재구성하자는 얘기로 막을 내렸습니다.

    이날 토론회의 사회를 맡은 청년유니온 김영경 위원장은 마지막 발표자였던 박희진 한국청년연대 공동대표의 말을 받아, “얼마 전 각 당들이 ‘슈스케(슈퍼스타K)’ 방식으로 20~30대 국회의원을 선발하겠다는 소식을 접하고 발끈한 네티즌들이 ‘우리가 판을 키울 테니 너희가 들어와서 우리에게 심사를 받으라’며 ‘나가수(나는가수다)’ 방식을 요구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20~30대 젊은이들이 보다 주체적으로 현실정치에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종필 청년유니온 조직팀장의 한미FTA 저지를 위한 청년세대의 공동대응전략에 대한 보조발제가 있었는데요. 이는 박희진 한국청년연대 대표의 요구에 대한 각론적 응답 성격의 발제였습니다. 마저, 꼼꼼하게 들어보죠.

    페이스북을 통한, <100일 청년불복종운동>을 제안한다

    이종필(청년유니온 조직팀장) : 그동안 집회 열심히 참여했다. 하지만 정작 공허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모이자는 소리밖에 없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 맞는 말인 것 같다. 정치권력을 바꾸는 게 핵심이다. 내년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을 준비해야 한다.

    이 에너지를 계속 이어갈 수 있는가. 이 에너지를 어떻게 하면 유실시키지 않고 계속 상승시킬 수 있을까 고민해봤다. 그래서 생각해낸 게 ‘100일 청년불복종운동’이다. 물론 FTA를 당장 폐기하는 것이 가장 좋다. 하지만 우리 가카께선 절대 그러실 분이 아니다. 이젠 이 말에 대해선 국민적 합의가 이뤄진 것 같다. (웃음)

    장기적 투쟁이 필요하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해봤는데, 내년 1월 1일부터 내년 총선인 4월 11일의 이틀 전인 4월 9일까지가 딱 100일이더라. 그래서 요즘 SNS가 주목받고 있고, 실질적인 효력도 있다고 판단해서 많이 사용하는 SNS 중 페이스북에 ‘100일 청년불복종운동’ 페이지를 개설해서 각자의 그날 하루의 불복종운동 활약상을 개설하게 하는 방안을 생각했다.

    예를 들면 ‘오늘은 밥을 두 그릇 먹고 넘치는 힘으로 촛불집회 열심히 참석했어요.’(웃음) ‘아니면 장기적으로 하루에 1000원씩 모아서 100일 동안 십만원을 모아서 FTA 반대하는 국회의원에게 기부했어요.’ 이런 것들을 ‘100일 청년불복종운동’ 페이지에 자유롭게 쓰는 거다. 회원들은 같이 ‘좋아요’ 버튼을 누르며 격려하고.

    물론 이렇게 온라인에서만 그쳐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매달 월말에 ‘불복종 콘서트’를 여는 거다. 선거전날인 4월 10일에는 이 운동의 에너지 어떻게 모여졌나에 대해 경과 발표를 하고 기자회견 및 퍼포먼스를 하고 ‘100일 청년불복종운동’을 마친다. 그리고 그 다음날 선거 하러 가고. (웃음)

    우린 70년을 더 살아야 한다고

    이종필 청년유니온 조직팀장의 제안에 청년토론회 전에 발제를 해준 정태인 새사연 원장은 본인이 ‘100일 청년불복종운동’에 첫 번째로 가입하고 싶다고 말해 청중들의 박수를 받았습니다. 또 불복종 활동 아이디어로 ‘부모님 종편 채널 지우기’, ‘부모님 삼성카드 훔쳐서 광장에서 가위로 자른 다음 예술작품 만들기’, ‘삼성 암보험 연장하지 않기 운동’ 등을 제안하셔서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이번 토론회의 제목은 ‘우리의 미래를 거래하지 말라!’였습니다. 이는 잘 알려졌다시피, 이번 FTA반대 촛불집회 때 여고생들의 피켓에서 따온 말입니다. 어느 여고생은 “당신들은 20년밖에 못살지만, 우리는 70년을 더 살아야 되는데, 당신들 멋대로 우리의 미래를 거래하지 말라”고 자유발언대에서 당당하게 말했다지요. 2030청년들이 먼저 했어야 할 이 멋진 아포리즘을 여고생들에게 뺏겨버려 한편으로 부끄러웠습니다.

    하지만 마냥 부끄럽지만은 않아요. 2030오빠, 언니들도 가만히 있지는 않는다는 거, 아니 언니, 오빠들의 삶이 안 그래도 팍팍한데 FTA가 너무나 직접적으로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어 이제 안 나설래야 안 나설 수가 없다는 거, 우리 예쁜 동생들도 알아볼 거라 생각하거든요.

    70년이든 50년이든 오래 살아야 하는 분들, 20년이 아니라 10년, 아니 1년을 살아도 제대로 양심적으로 떳떳하게 살고 싶은 분들, 그리고 본인의 월급여가 소득수준 상위 1%에 해당하지 않는 분들, 오늘 다 같이, 광장에서 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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